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9. 1. 8. 선고 97구54361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원고 및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전직(전보) 및 부당대기발령 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1997. 11. 24.에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그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6, 10호증, 을제1, 2,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91. 5. 16.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기획실에서 근무하다가 1997. 4. 1.부터 홍보부 차장(2급)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 회사는 1997. 5. 31. 같은 해 6. 2.자로 원고를 영업부 완도출장소로 전보발령하였고, 같은 해 6. 7. 위 전보가 부당하다며 거부하는 원고에 대하여 인사규정 제16조 제1항 제4호(‘사원으로서 근무성적 또는 태도가 극히 불량할 때’에는 직위를 해제하여 대기를 명할 수 있다)에 의하여 같은 해 6. 10.부터 같은 해 7. 10.까지 그 직위를 해제하고 총무부 대기를 명하였다.

다.

이에 원고는 1997. 6. 16.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위 전보 및 위 대기발령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D 및 E로 부당전보 및 대기발령의 구제를 신청함과 아울러 부당노동행위의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8. 13. 위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은 각하하는 한편, 위 부당전보 및 대기발령 구제신청은 이를 받아들여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1997. 6. 7. 이후 대기발령기간 중 받을 수 있었던 차액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결정하였다. 그후 참가인 회사는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전보 및 대기발령 결정에 불복하여 C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1997. 11. 24. 위 전보 및 대기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는 이유로 “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명령을 취소한다. 위 전보 및 대기발령은 부당전직 및 부당대기발령이 성립하지 아니한다”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첫째,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복직결정에 따라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복직시켰으므로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 회사의 재심신청을 각하하여야 하는데도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지방노동위원회의 복직결정을 취소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부적법하다.

둘째, 위 전보발령 및 대기발령은 부당하므로 이것이 정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첫째 주장에 대한 판단

을제21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위 구제신청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복직명령을 하자 1997. 9. 6.자로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킨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복직은 참가인 회사가 위 전보발령 및 대기발령을 철회하는 의미에서 한 것이 아니라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복직명령에 따른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참가인 회사는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복직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므로 중앙노동위원회가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각하하지 않은 데 대하여 어떤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둘째 주장에 대한 판단

(1)

인정되는 사실관계

앞서 든 증거와 갑제1, 5, 7, 8, 9, 11, 12, 13, 17 내지 20호증, 갑제2, 3호증의 각 1, 2, 갑제4호증의 1 내지 8, 갑제14호증의 1 내지 9, 을제6 내지 13, 15, 18, 20호증, 을제14, 16, 19호증의 각 1, 2, 을제21호증의 1의 각 기재, 증인 F, G의 각 증언(다만 믿지 않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증인 G의 일부 증언은 믿을 수 없으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전보발령 및 대기발령의 경위

①

1996. 5.경 멸치가격이 폭등하였고 그 폭등의 주범으로 참가인 회사에 소속된 중도매인들 여러 명이 구속되는 등 법적 조치를 당하여 상장이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중도매인조합은 참가인 회사가 관계되어 중도매인들이 구속까지 된 것으로 판단하여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책임을 물었다. 이에, 참가인 회사는 1996. 5. 29. 사장인 소외 H이 사임하고 법인 대내외 업무와 관련하여 직, 간접적으로 시행착오를 범하였던 직원에 대하여도 추후 내부적으로 인사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하였는데, 여기서 시행착오를 범하였던 직원은 멸치부 직원들뿐만 아니라 사장의 지시를 따랐던 당시 과장인 원고를 포함한 기획실 직원들을 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②

그후 참가인 회사는 사장인 위 H이 사임하고 새로 소외 I가 사장이 되었는바, 위 I는 1997. 4. 1. 위 멸치파동 당시의 기획실 직원들을 주축으로 하여 ‘홍보부’를 신설하고 위 홍보부로 하여금 산지물량직출하 증진, 건해산물 판매촉진을 위한 판매회사 운영 및 그 홍보 등을 추진하도록 하였다가, 같은 달 28. 위 홍보부의 폐쇄를 염두에 두고 평균임금의 3개월 상당액의 퇴직위로금 지급을 조건으로 자진퇴직자 모집을 시행하였다. 그리하여, 같은 해 5. 3. 홍보부에 들른 총무부장 소외 G은 “홍보부 직원은 전부 이번에 사직원을 내는 것이 좋다”, “회사에서 홍보부 직원 전원을 내보내려 하는 것을 지난 4. 1. 홍보부를 발족시킬 때부터 알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 결과 홍보부 직원 총 6명 중 원고와 노동조합 위원장 소외 J를 제외한 4명이 자진 퇴직하였는데, 참가인 회사는 그후 이사급을 포함하여 직원을 신규 채용하였다.

③

그후 참가인 회사는 홍보부에 파견근무 중이던 위 J를 영업부에 복귀시키고, 원고만을 홀로 근무하도록 하였다가 1997. 5. 26. 총무이사 K과 총무부장 G을 통하여 원고에게 완도출장소 근무방침을 통보한 후 같은 달 29.과 30.에는 원고와 영업과장 L을 완도로 출장을 보내 약 5평 가량의 사무실 하나를 임차한 다음, 같은 달 31. 같은 해 6. 2.자로 홍보부를 폐쇄하고 완도출장소를 개설하는 조직개편을 하는 한편 원고를 신설된 완도출장소로 전보발령하였으며, 원고가 1997. 5. 31. 위 전보발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같은 해 6. 4. 다시 근무할 것을 촉구하였다가 같은 달 7. 같은 달 10.부터 같은 해 7. 10.까지 원고의 직위를 해제하고 총무부에 대기발령하였다(위 대기발령기간은 원고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에 대한 구제신청을 제기함에 따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결정시까지로 연장되었다).

(나)

완도출장소 개설의 필요성

①

참가인 회사는 서울시의 지정을 받아 건해산물 수탁판매업을 경영하는 도매시장 법인으로 해양수산부·서울시 및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의 지휘·감독을 받아 매년 위 기관 등으로부터 업무검사 및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산지활동 및 물량 집하노력도 평가항목 중의 하나로서 완도출장소 설치사실을 서울시 등에 보고하였다. 한편, 참가인 회사의 법인 지정 유효기간이 1997. 12. 31.자로 만료되므로 재지정을 받아야 한다.

②

그러나, 참가인 회사의 홍보부업무계획(을제12호증) 등에 의하면 완도는 김과 미역의 주산지로서 연락사무소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좋으며, 오히려 멸치 산지인 충무 등에 출장소를 개설하는 것이 좋고, 출장소를 개설하더라도 산지에 덕망있고 유력한 인사를 찾아내어 출장소를 개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되어 있다.

③

더욱이 당시 김과 미역은 과잉생산과 소비부진으로 인하여 물량유치를 주목적으로 하는 출장소 설치가 필요하지 아니하였고, 공급물량 과다로 인하여 산지에 물건을 올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할 정도였으며, 겨울철에 생산되므로 6월에 직원을 파견할 필요도 없고, 완도출장소는 그동안 연락사무소 형태로 운영되어 오고 있었다.

④

원고가 완도출장소의 부임을 거절하여 1997. 6. 16.경 완도출장소로 전보된 소외 M은 1997. 6. 16. 미역 335상자를 출하받아 참가인 회사로 송부하고 같은 달 18. 소외 N외 4명과 출하상담을 한 이외에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은 채로 지냈으며, 결국 참가인 회사는 1998. 6. 11.경 완도출장소를 폐쇄하였다.

(다)

출장소 근무 직원의 선발경위

①

원고는 1991. 5. 16. O그룹계열사로 있던 참가인 회사에 계열사간 전보로 기획과장으로 입사한 이래 기획부서에서 근무하였고, 서울에서 가정을 가지고 있다.

②

산지 출장소는 산지의 물량유치가 주 업무이므로 상품에 대한 평가 및 감정에 있어서 다년간의 경험이 있는 영업부 직원이 적격이고, 과거에도 물량유치 및 적출하를 담당하는 직원은 영업부 직원이었으며, 위 M도 영업부의 4급직원이었다.

③

그런데, 참가인 회사는 직원들이 그 동안 서울에서 모두 근무하였으므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완도출장소로 발령함에 있어서는 먼저 희망자를 모집한다거나 현지인 채용을 고려하여야 함에도, 산지출하 증진방안과 산지홍보의 필요성이 있고 그 일을 홍보부에서 추진하여 왔다는 이유로 원고를 완도출장소로 전보발령하였다.

(라)

출장소 근무 직원에 대한 대우

①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완도출장소로 발령할 당시 근무일에 한하여 3식 및 교통비를 제공하였을 뿐이며 숙소는 없이 사무실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하였다.

②

그러나 참가인 회사는 위 M에게는 사무실 외에 숙소를 제공하는 한편 벽지위로금 100만원을 비롯하여 1997. 11. 30.까지 식대, 접대비, 출장교통비 등 합계 금4,085,400원을 지급하였으며(위 벽지위로금은 원고가 인사명령을 거부함에 따라 갑자기 대신 보내게 된 데 따른 업무준비보조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하나, 원고도 갑자기 전보발령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원고에게는 지급하기로 하지 않고 위 M에게만 지급하기로 한 것에 대하여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 매주 금요일 귀경하여 주말을 서울에서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였고, 한편 위 산지출장소운영방침은 1998. 2. 15. 근무자에게 숙소 및 벽지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개정되어 시행되었다.

(마)

대기발령 후의 원고에 대한 대우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대기발령한 후 당시까지 대기발령 직원들에게 좌석배치, 전화기지급 등에서 차이를 두지 않은 것과는 달리 원고의 좌석을 여직원들 열에 배치하고 전화기도 떼어버림으로써 공동전화기를 사용하도록 하였다.

(2)

전보나 전직의 정당성여부에 대한 기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전보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보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전보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3)

판단

(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근무지가 완도로 변경됨으로써 주거나 교통, 자녀 교육, 부부생활 등 가정생활의 점에서 상당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을 것으로 보여지는 점, 참가인 회사는 홍보부를 폐쇄하여 자진퇴직케 할 것을 염두에 두고 기획실에 근무하던 원고를 홍보부로 발령하였다가 완도출장소를 개설하여 원고를 그곳으로 전보한 것으로 보여지는 점, 비록 참가인 회사가 도매시장 법인 재지정을 받기 위하여 출장소를 개설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출장소를 반드시 직원이 상주하는 형태로 운영할 필요성은 없으며 연락사무소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여지는 점, 또한 완도출장소로 발령함에 있어서도 먼저 희망자를 모집한다거나 현지인을 채용한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며 출장소 근무 직원으로는 기획부서에서 근무하여 온 원고보다는 영업부서에서 근무한 사람이 더 적격이라고 보여지는 점, 시기적으로 완도출장소의 개설필요성이 없었으며 완도출장소로 발령받은 위 M은 완도출장소에서 거의 일을 하지 않았고, 참가인 회사도 1년이 채 안되어 완도출장소를 폐쇄한 점, 위 전보발령 당시 출장소 근무직원에 대한 대우는 서울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비하여 크게 열악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전보발령은 원고를 자진 퇴직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전보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생활상의 불이익의 정도보다 전보에 대한 업무상의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전보발령은 부당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고, 위 전보발령에 따르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한 위 대기발령 역시 부당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나)

따라서 달리 위 전보발령 및 대기발령이 정당하다는 점에 관하여 앞서 배척한 증거 이외에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전보발령 및 대기발령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9. 1. 8.

판사 조중한(재판장) 문용호 황현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