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농담만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의원면직)가 성립됨으로써 종료된다 할 것이며, 이와 같은 경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관계의 소멸 통지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여 이를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가 원고의 비위사실을 문제삼은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의 압력에 의하여 참가인 조합의 총무부장인 소외 정×우의 요구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이 때 함께 제출한 소외 정×우의 사직서는 반려되고 원고의 사직서만 수리되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원고의 비위사실이 언론에 공개되고 참가인 조합으로부터 징계면직되는 등의 불이익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 스스로 사직의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할 것이지 참가인 조합의 강요나 회유,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대법원 제1부 1999.6.22. 선고 98두5521 판결 참조
* 사 건 : 1998.2.5. 선고 서울고법 제10특별부 97구7822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임○○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시 의료보험조합
* 변론종결 : 1997.12.23.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아래 인정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원고는 1987.7.6 ○○군 지역의료보험조합 총무계장으로 입사하여 1990.8.1 총무과장으로 승진하였고, 1992년경부터는 총무과장의 직위가 부장으로 명칭변경되었으며, 1995.4.1 ○○군 지역의료보험조합이 ○○시 지역의료보험조합(이하 ‘참가인 조합’이라고 한다)과 통합되면서 참가인 조합의 총무부장으로 임용되었으며, 1996.4.1 참가인 조합 업무부장으로 전보되었다가 1996.7.5자로 의원면직 되었다.
원고는, 원고가 형식적으로는 의원면직되었지만 실제로는 참가인 조합의 강요와 회유, 기망에 의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던 것이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1996.9.19 강원도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1996.10.23 원고의 사직서가 본의에 반하는 사직서라고 볼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 원고가 위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 96부해240호로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1997.1.14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원고가 참가인 조합의 총무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노동조합측의 인사권 개입을 저지하고 노동조합 창립일을 휴무일로 하는 관행을 폐지하는 등 부당한 노동조합활동에 제동을 거는 바람에 노동조합에서 원고에 대하여 깊은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1996.5.8부터 같은 달 14일까지 실시된 보건복지부 감사에서 원고가 56개월 동안 의료보험자격취득신고 및 보험료 납부를 회피한 사실이 적발되자 이를 빌미로 원고의 퇴진을 요구하고, 원고가 여직원들에 대하여 성희롱을 하였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기재한 대자보를 게재하는 한편 참가인 조합에 대하여 원고를 파면하지 않으면 원고의 비위사실을 언론기관 등에 유포하는 등의 극한투쟁을 불사하겠다고 위협하였고, 그 압력에 굴복한 참가인 조합은 당시 총무부장으로 있던 소외 정○우를 통하여 원고에게 우선 사직서를 제출하면 노동조합 집행부에 보여주고 사직서는 폐기할 것이며 다른 시군 지역의료보험조합과 인사교류를 통하여 다른 조합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 주겠다고 회유하였으며, 이에 따라 원고는 참가인 조합에서 사직서를 폐기할 것이라고 믿고 사직의 의사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는데 참가인 조합은 그 사직서가 마치 진정한 사직의 의사로 작성된 것처럼 이를 수리하여 1996.7.5 원고에 대하여 의원면직 처분을 하였던 것이므로 이는 당연히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정사실
갑 제3 내지 7호증, 갑 제8호증의 1 내지 4, 을 제1, 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호증의 1 내지 11, 을 제5 내지 12호증, 을 제18호증의 1, 2, 3, 4의 각 기재와 증인 정○우, 홍○갑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증인 설○복의 일부 증언은 위 증거들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1996.5.8부터 같은 달 14일까지 실시된 참가인 조합에 대한 보건복지부 감사에서 56개월 동안 의료보험자격취득신고 및 보험료 납부를 회피한 사실이 적발되었으나 감사관에게 간청하여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아니한 채 끝나게 되었는데 참가인 조합의 노동조합에서는 1996.5.17자로 “간부직원인 원고가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부하직원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여 징계를 모면한 것은 파렴치한 일이므로 스스로 사직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재하였고, 같은 달 20일에는 “원고가 의료보험조합 가입을 56개월 동안이나 회피하고서도 그 책임을 부하직원들에게 전가하였고, 그 동안 여러 차례 여직원들에 대하여 성폭력을 행사하였으며, 근무시간 중에 무단 이석을 하여 직원들의 업무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였으므로 참가인 조합은 원고를 파면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재하였으며, 같은 달 23일에는 참가인 조합 대표이사에게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같은 달 31일까지 원고를 퇴진시킬 것을 요구하였고, 1996.6.1부터 같은 달 30일까지는 “자신의 죄를 뉘우칠 줄 모르는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퇴진할 때까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투쟁할 것”이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재하는 한편 원고가 퇴진하지 않을 경우 언론기관에 원고의 비위사실을 통보하고 농성을 하는 등의 극한투쟁을 전개할 것을 천명하였다.
원고의 고등학교 3년 선배로서 참가인 조합의 총무부장으로 있던 소외 정○우는 1996.5.27 사태가 점차 악화되자 원고에 대하여 잠시 연가를 받아 집에서 쉬도록 하는 한편 노동조합장인 소외 김○수에게 원고와 화해할 것을 권유하였으나 위 김○수는 이를 거절하였고, 참가인 조합에서 자체 조사를 한 결과 노동조합의 진정사실이 상당 부분 사실과 합치하는 것으로 판단되자 위 정○우는 같은 달 31일 17:00경 참가인 조합 징수과장으로 있던 소외 홍○갑과 함께 소외 설○복이 경영하던 일출봉 식당에서 원고를 만나 사후대책을 상의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언론기관에 원고의 비위사실이 공개되거나 하면 원고와 참가인 조합 모두 치명적인 명예의 손상을 입게 되므로 원고의 사직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사직서를 제출하되 다른 조합과의 인사교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직일자를 1996.6.15로 하여 사직서를 작성하기로 하고, 소외 정○우도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고등학교 후배인 원고에게 사표를 제출하게 한 점에 책임감을 느껴 원고와 함께 사표를 제출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같은 날 사직일자를 1996.6.15로 한 사직서(을 제5호증)를 작성하여 위 정○우에게 교부하였으며, 소외 정○우는 그 다음 날 원고가 작성한 사직서와 자신이 작성한 사직서를 참가인 조합 대표이사에게 제출하였다.
한편 참가인 조합은 1996.6.14 이사회를 열어 원고에 대한 처리 문제를 논의하게 되었는데, 참가인 조합의 이사들 중 일부는 징계절차에 의하여 원고를 파면할 것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원고가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점을 감안하여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하되 원고의 전직 가능성을 고려하여 타 조합과의 인사교류를 추진해 보고 여의치 않을 경우 사표를 수리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인천 부평 계양구 지역의료보험조합 등과 인사교류를 추진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아니하였고 참가인 조합은 1996.7.5자로 원고가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는 한편 1996.7.25자로 소외 정○우에게는 사표를 수리할 정도의 중대한 과오는 없다는 이유로 소외 정○우가 원고와 함께 제출한 사표를 반려하였다(이와 관련하여 소외 정○우는 조직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하여 주의조치를 받았다).
판 단
살피건대,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농담만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탁하여 합의해지(의원면직)가 성립됨으로써 종료된다 할 것이며, 이와 같은 경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관계의 소멸 통지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여 이를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7.30 선고 95누7765 판결 참조).
그런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원고의 비위사실을 문제 삼은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의 압력에 의하여 참가인 조합의 총무부장인 소외 정○우의 요구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이 때 함께 제출한 소외 정○우의 사직서는 반려되고 원고의 사직서만 수리되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원고의 비위사실이 언론에 공개되고 참가인 조합으로부터 징계면직되는 등의 불이익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 스스로 사직의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할 것이지 참가인 조합의 강요나 회유, 기타 사유의 방법에 의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가 사직서 제출이 사직의 의사 없이 제출된 것이라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하여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지 아니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종욱
판사 홍지훈
판사 이충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