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원고의 나머지 주장 사실에 대한 판단
기기(器機)교육에 즈음한 신체접촉행위
원고는, 피고가 1992.6.5경부터 2, 3주간 주로 오전 09:00부터 10:00까지 사이에 위 엔엠알기기실에서 기기 조작방법을 교육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의도적으로, 원고의 등 뒤에서 포옹하는 듯한 자세로 원고 앞의 컴퓨터 자판을 치면서 그의 가슴을 원고의 등에 접촉시키고, 원고의 어깨나 등에 손을 올려놓거나 쓰다듬기도 하며, 원고가 기기를 작동하고 있을 때에 옆에 있다가 원고의 팔을 손으로 잡기도 하고 신체의 일부분을 원고에게 접촉시키는 등의 행위를 20 내지 30차례 자행하여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원고의 위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갑 제20호증, 갑 제46호증의 6(갑 제54호증의 12와 같다), 갑 제50호증의 2, 갑 제67호증, 을 제50호증, 을 제81호증, 을 제92호증, 을 제106호증의 2의 각 기재, 갑 제6호증의 1, 갑 제18호증의 1, 갑 제18호증의 3, 갑 제23호증의 1, 2, 갑 제37호증의 1, 2, 갑 제46호증의 4, 7, 갑 제54호증의 5, 16, 20, 23의 각 기재부분, 제1심 증인 류권영, 환송 전 당심증인 한상훈, 최영애, 최영준의 각 증언부분, 제1심 및 환송 후 당심에서의 원고 본인 신문결과부분은 아래에서 인정하는 사실관계에 비추어 각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다만 갑 제12호증의 2(갑 제63호증의 2, 을 제11호증, 을 제19호증과 같다), 갑 제13호증의 1, 갑 제46호증의 8, 9, 갑 제49호증의 4, 5, 8(갑 제54호증의 14와 같다), 11, 15(을 제16호증과 같다), 을 제1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3, 을 제12호증, 을 제17호증(을 제22호증과 같다), 을 제23호증의 1, 2, 을 제25호증 내지 27호증, 을 제32호증, 을 제44호증, 을 제48호증, 을 제49호증, 을 제55호증, 을 제68호증, 을 제78호증, 을 제79호증, 을 제91호증의 1, 을 제94호증, 을 제98호증의 각 기재(다만 갑 제49호증의 4, 11의 각 기재 중 앞에서 믿지 않은 부분 각 제외)와 제1심 증인 채종근, 환송 전 당심증인 진의창, 최명언, 환송 후 당심증인 조정호의 각 증언 및 환송 전 당심에서의 현장검증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1992.4월경 피고로부터 엔엠알기기 전담조교의 선발을 위한 면접 및 기기조작 테스트를 받고 같은 해 5.29부터 기기실에 출근하여 위 기기의 관리 및 조작에 관한 교육을 받는 한편 선임 조교 등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시료(試料)측정을 하기도 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여 오다가, 같은 해 8.10자로 서울대학교 총장으로부터 임기 1년의 유급조교로 정식 임용된 사실, ② 원고는 대학원생 신분의 조교가 아니라 학과의 업무와 학부과정의 전공실험실습을 담당하는 전문 사무보조원으로서 위 기기를 이용한 실험결과를 필요로 하는 교수 및 학생들로부터 실험의뢰를 받아 시료를 측정한 후 그 결과를 의뢰인에게 통보하여 주는 것을 주된 임무로 하고, 달리 학문적 연구 등에 종사하는 것을 그 임무로 하지 않았던 사실, ③ 다만 위 엔엠알기기의 원활한 관리 및 조작을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 위 기기의 작동원리와 방법 등에 관하여 교육을 받고 이를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였는데, 이에 피고는 원고가 위 기기 전담조교로서의 업무를 시작하던 초기인 같은 해 6월경에는 자신의 제자인 소외 진의창(당시 미국유학을 준비 중에 있었음)으로 하여금 원고에 대한 기기작동의 원리 및 방법에 관한 교육을 담당하도록 지시하였고, 같은 해 7월경부터는 제자인 소외 류권영(당시 위 화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에 있었음)으로 하여금 위 교육을 담당하도록 한 사실, ④ 피고는 기기 전담조교의 교육을 비롯하여 위 엔엠알기기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도록 관리할 책임이 있었음으로 자주 기기실에 들러 피고의 지도하에 있는 대학원생들 및 원고가 기기 작동시 미숙한 점이 있으면 이를 교정하여 주곤 하였는데, 위 기기실은 매우 비좁았고 기기를 조작하려면 키보드에 명령어를 입력하거나 40여개에 이르는 조정버튼을 조작하여야 하므로 기기조작을 가르치거나 교정하기 위해서는 기기에 접근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 과정에서 피고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기기작동자의 몸과 접촉하게 되는 일이 빈번하였던 사실, 원고가 위 기기 전담조교로 근무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피고는 역시 기기관리감독차 자주 기기실에 들렀는데, 그 중 수차례에 걸쳐 위 기기 조작을 위하여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원고의 의자 옆 또는 뒤에 접근하여 잘못을 시정해주기 위하여 팔을 뻗쳐 원고 옆의 컴퓨터 자판을 치거나 말하는 도중에 원고의 어깨, 등, 손에 피고의 손이나 팔이 접촉하게 되었던 사실, ⑤ 피고의 이러한 행동들이 원고로서는 곤혹스러울 수 있었으나 이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거부의 의사를 표시한 바는 없었고, 다만 원고가 차츰 기기조작에 익숙해져 교육의 필요성이 적어지면서 피고의 위와 같은 행동들 역시 더이상 계속되지는 않았
던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위 인정과 같이 엔엠알기기의 교육과정에서 우연히 빚어진 피고의 원고에 대한 가벼운 신체접촉행위는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였다거나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가 기술교육을 빙자하여 원고에 대한 성희롱 행위를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산책제의 등의 행위
원고는, 피고가 1992.10월경 자신이 사용하던 의자가 두동강이 나서 이를 고치러 간다는 명목으로 원고와 교내 목공소까지 동행하던 중 원고에게 앞으로 점심식사 후 함께 관악산에 산책하러 가자고 제의하면서 옷차림이 불편하면 피고의 연구실에 청바지와 운동화를 가져다 놓고 갈아 입으면 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으며, 이에 원고가 그 자리에서 거절의 뜻을 명확히 표시하자 피고는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고, 이후 원고에 대한 태도가 적대적으로 돌변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을 제21호증(진술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사용하는 의자에는 두동강이 나서 수리를 받은 흔적이 없고 당시 원고와 피고가 함께 의자수리를 위하여 교내 목공소에 들른 적이 없었던 점, 교수의 지위에 있는 피고가 의자를 수리하기 위하여 몸소 이를 들고 목공소까지 갔었다는 것 역시 경험칙상 쉽사리 믿기 어려운 점(을 제59호증의 기재부분 참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주장 사실에 부합하는 갑 제54호증의 24의 기재 및 갑 제36호증의 기재부분은 각 믿지 아니하며 앞에서 배척한 증거들 외에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원고에 대한 업무방해 및 보복해고
원고는, 피고가 1992.10월경 산책제의를 하였다가 원고로부터 거절을 당하자 그에 대한 보복으로, 1일 시료처리량을 제한하는 등 원고의 정상적인 업무처리를 방해하여 왔으며 원고의 임기가 만료할 즈음에는 시료처리가 늦다는 학생들의 불만 등을 구실로 원고에 대한 재임용 추천을 거부하고1993.6.25 원고에게 출근중지 지시를 내림으로써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원고의 위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갑 제17호증의 2, 을 제87호증의 6의 각 기재와 갑 제17호증의 1, 갑 제35호증의 1의 각 일부기재는 아래에서 인정하는 사실관계에 비추어 믿을 수 없고, 앞에서 배척한 증거들 외에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 및 갑 제1호증의 2, 갑 제2호증의 2, 갑 제4호증의 1, 갑 제5호증의 1, 갑 제12호증의 1(갑 제63호증의 1과 같다), 갑 제13호증의 16, 갑 제25호증의 1, 갑 제49호증의 3, 4, 6, 14, 갑 제54호증의 25, 을 제3호증, 을 제7호증의 1, 2, 을 제30호증, 을 제35호증, 을 제36호증, 을 제60호증, 을 제65호증, 을 제66호증의 각 기재(다만 갑 제49호증의 3, 4의 각 기재 중 앞에서 배척한 부분 제외)와 제1심증인 채종근, 환송 전 당심증인 최명언, 환송 후 당심증인 조정호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① 위 엔엠알기기는 종래부터 학생들에 의한 직접 사용이 제한되어 왔고 원칙적으로 시료측정을 원하는 학생들의 신청으로 그 전담조교에 의하여 취급되어 왔으나, 다만 피고의 지도하에 있는 대학원생들의 경우 예외적으로 위 전담조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위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되어 온 사실, ② 그런데 원고가 위 엔엠알기기 조작기술에 숙달되고 독자적으로 시료처리가 가능해지기 시작하면서 자만감에 빠져 자리를 잘 지키지 않고 측정의뢰를 받고서도 제때에 스펙트럼을 찍어주지 않아 대학원생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 나왔고, 또한 원고는 위 기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피고 지도하의 대학원생들과 사이에 위 기기의 사용시간 등의 문제로 충돌이 잦았으며, 특히 소외 채종근과는 기기사용 문제로 언쟁을 벌이며 위 류권영과 한편이 되어 위 채종근을 위시한 대학원생들과 대립하였기 때문에 이들의 감정대립으로 인하여 실험실의 연구분위기가 상당히 저해되었던 사실, ③ 1993.3월경에 이르러 피고 지도하의 대학원생들이 늘어나고 다른 실험실에 있던 동종의 엔엠알기기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어 원고가 전담하던 엔엠알기기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위와 같은 불만과 갈등은 더욱 증폭되었는데, 이에 피고는 위 기기 사용을 둘러싼 위와 같은 분쟁의 원인이 원고의 근무태만과 원만하지 못한 기기 운영에 있다고 판단하고 원고에게 위 기기를 사용함에 있어 위 대학원생들도 배려하고 그들과 원만히 지낼 것을 지시하였으며, 아울러 종전에 원고로 하여금 위 대학원생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원고에게 배정하였던 22동 309호 실험실의 책상 사용을 금지하고 위 엔엠알기기실에서만 근무하도록 지시한 사실, ④ 피고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엔엠알기기 운영을 둘러싼 화학과 내의 불만과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또 1993. 5월경에는 화학과 유기공동기기실(위 엔엠알기기실과 함께 23동 108호에 위치하고 있다)에 새로운 실험기기를 설치함에 있어서 당시 피고는 예산절감을 위하여 대학원생들과 함께 직접 공사에 참여하여 기기설치대 교체작업과 냉동기 설치작업 등을 2주간 가량 계속하였는데, 원고는 위 작업이 계속되는 동안 위 공동기기실의 업무가 자신의 업무와는 무관함을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전혀 협조를 하지 않았던 사실, ⑤ 교육공무원임용령 및 서울대학교전임교수및조교임용규정에 의하여 유급조교의 임용은 해당학과의 학과장이 학과 내에 공고하거나 학과 교수의 추천을 받아 교수회의의 동의를 얻어 학장에게 추천하고 대학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장이 임용하도록 되어 있으며, 임용기간이 만료된 조교는 자동면직되나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학과장이 학과교수회의의 동의를 얻어 재추천할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1994.6월 기준으로 과거 10년 동안 서울대학교 화학과 소속 유급조교로 임용되었던 65명의 경우 그 임용기간은 대부분 1년이었고 1년 6개월 이상 근무한 자는 2명에 불과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근무태도로 인한 불만과 갈등 때문에 피고는 원고의 재임용 추천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1993.6.15 화학과 교수회의에서는 원고를 재임용하지 아니하고 새로이 후임조교를 임용하기로 결정되자, 피고는 같은 해 6.25 원고에게 교수회의의 결정사항을 전달하면서 후임조교의 업무교육이 시작되므로 1993.7.1부터 위 기기실에 출근하지 말도록 지시한 사실, ⑥ 그 후 원고는 위 교육공무원임용령 제5조의 2 및 제5조의 3에서 정한 1년간 임용시한에 따라 1993.8.31 자동면직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을 뿐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손해배상의 범위
나아가 위 제2항에서 인정된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고가 배상할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및 피고의 연령, 경력, 신분관계, 이 사건 불법행위가 행하여진 장소 및 상황, 불법행위의 내용, 정도 및 그 지속성, 이에 대한 원고의 반응 및 그로 인한 결과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금 500만원을 지급함이 상당하다고 하겠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500만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익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1993.10.30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1999.6.25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원고는 이 사건 소장본부 송달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위 특례법 소정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피고가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그 이행의무의 소정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피고가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그 이행이무의 존재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그 범위 내에서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의 나머지 항소와 원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제92조, 제96조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일표(재판장), 임시규, 송재원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