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사직서의 제출이 강박에 의한 경우에는 그 정도가 의사결정의 자유를 박탈할 정도에 이른 것이라면 그 의사표시는 무효이다 ( 1999.06.24, 서울고법 98누 2715 )
[요 지] 원고의 1997.2.18자 사직원은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의 청약이라 할 것이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인 참가인이 같은 달 20일 이를 승낙함으로써 위 근로계약종료의 효과는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그 후에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확정적으로 형성된 후의 것이라 할 것이어서 이미 발생한 근로계약종료의 효과를 좌우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사건 / 1999.6.24 선고, 서울고법 제10특별부 98누2715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 오미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선수, 김도형
·피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노태근
·보조참가인 / 사회복지법인 대전 애육원 대표자 이혜숙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준성
·변론종결 / 1999.4.29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7.12.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7부해127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8호증, 갑 제9호증의 1, 2, 갑 제10호증의 1 내지 3, 갑 제11호증의 1, 2, 갑 제14 내지 17호증, 갑 제18호증의 1 내지 3, 갑 제19호증, 갑 제21호증의 1, 2, 갑 제25호증의 9, 10, 갑 제26호증의 1 내지 3, 갑 제27, 31, 32, 34, 36, 38호증,
갑 제43호증의 1 내지 3, 갑 제46, 47호증, 갑 제49, 50호증의 1, 2, 갑 제53 내지 57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3, 을 제6 내지 14호증, 을 제15호증의 1 내지 3, 을 제16 내지 22호증, 을 제29호증, 을 제30 내지 34호증, 을 제36 내지 3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보조참가인 사회복지법인 대전 애육원(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대전광역시 동구청장과의 위탁운영협정에 의하여 영유아보육법 제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설치된 공립보육시설인 가양어린이집과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한 사회복지시설인 대동종합사회복지관 등을 운영하는 사회복지
법인이고, 원고는 1984.3.1 위 가양어린이집 교사로 채용되어 1996.3.1에는 그 시설장인 원장으로 임명되어 근무하던 자이다.
원고는 위 어린이집의 보육교사인 소외 이미정이 1996.4.1 채용된 이후 안전보육 소홀로 여러명의 어린이들을 부상을 입히고 잦은 외출·조퇴로 근무를 태만히 하였으며 아이들을 발로 차고 얼굴을 때리는 등의 가혹행위를 한다는 등의 제보를 받고 이를 확인한 결과 위 제보가 일부 사실임을 확인하였다.
원고는 1997.1.30 위 어린이집의 신입생 예비소집일에 학부모들에게 가양어린집 소속 보육교사인 이미정의 아동교육 방법과 근무태도 등의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말하였고, 위 이미정도 그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사과하였으나 원고는 1997.2.3 학부모의 집단서명을 받아 위 이
미정에 대한 보육교사 종사자 징계보고서를 대전광역시 동구청장과 참가인에게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1997.2.10 원고에 대하여 `동료직원을 공개석상에서 명예훼손하고, 직장구성원간에 불화를 조성하고 부하직원 지휘의 책임이 있음에도 학부형에게 의도적으로 소문을 내어 시설의 품위를 실추하였다'는 이유로 견책 처분을 하였고, 보육교사 이미정에 대하여는 정직 30일의 징계
처분을 하였으며, 같은 날짜로 원고를 당시 참가인 산하의 대동종합사회복지관에 병설하여 운영할 예정이던 대동종합사회복지관 어린이집(대동어린이집)의 개원실무책임자로 전보하고, 소외 김말순을 위 가양어린이집의 원장으로 임명하였다.
한편, `가양어린이집 복무규정'에는 시설장에 대하여는 `임명권자 또는 인가기관의 장'이 징계권자로 규정되어 있는 반면, 대전광역시 동구 보육시설관리운영조례 제8호에는 `어린이집 종사자의 징계처분을 의결하기 위하여 징계위원회를 설치하되 동구 보육위원회가 이를 담당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원고는 위 징계처분 직후 보조참가인에게 가양어린이집 복무규정 제17조 제2호의 규정에 따라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처리하지 아니하였고, 참가인이 위 전보조치에 따른 가양어린이집의 업무인수인계를 촉구하자 원고는 같은 달 17일 위 징계처분에 승복하여 인수인계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서면으로 밝히고, 후임원장인 위 김말순과 업무인수인계를 하였다.
원고는 다음 날인 1997.2.18 대동종합사회복지관에 출근하여 당일부터 같은 날부터 2.27까지 7일간의 휴가원을 제출하였고, 이어서 위 대동종합사회복지관의 총무담당과장 김현채로부터 원고의 월 보수는 70∼80만원 정도이고 원고가 파면당할 경우 평균임금이 낮아져 퇴직금을 다 못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당일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1997.2.25 대동종합사회복지관의 관장인 소외 권술룡에게 사직서를 철회하고 복직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위 권술룡은 사직서가 이미 수리되었음을 통보하였다.
위 대동어린이집 설치에 관하여는 1996.12월경 참가인에 의하여 사업계획이 신청되었으나 위 어린이집 설치에 관한 대전 동구청 조례는 1997.3.17 공고되었고, 1997.12.31 참가인과 대전 동구청 사이에 정식으로 위탁운영협정서가 체결되었다.
이에 원고는, ① 원고가 학부모 예비소집회의에서 위 이미정의 행위를 말한 바 있으나 이는 그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고의가 있었던 것이 아닌데도 참가인이 이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하였다, ② 원고를 개원인가도 나지 않은 대동종합사회복지관 어린이집 개원준비 실무책임자로 부당하게 전보하였다, ③ 원고가 이에 항의하여 이의신청을 하자 참가인은 인사발령서류에 `인사지시에 응하지 않으면 파면조치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내고, 한편 위 복지관의 총무담당 과장인 김현채는 원고의 월 보수로는 70∼80만원 정도의 예산을 책정 중이므로 만약 원고가 파면 당할 경우 퇴직금도 깎여 다 못받는다면서 원고의 신분 및 임금에 막대한 불이익이 있음을 고지하고 퇴직을 강요하였다, ④ 이에 원고는 사직원을 제출하였으나 그 후 사직의사를 철회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참가인이 위 사직서수리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원고를 해고한 것이고 이에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이는 부당해고로서 무효라는 취지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그 신청이 기각되었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1997.12.8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징계 및 전보의 부당성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은 위 대전광역시 동구보육시설관리운영조례 제8조에서 정한 징계절차에 위배한 것으로서 부당하며, 원고에 대한 전보조치도 어린이집 시설장인 원고를 사실상 일용잡급직의 대우를 받는 관내 다른 보육시설로 전보한 것이므로 사실상 강등조치에 해당하고, 또 이는 시설장을 관내 보육시설로의 전보대상에게 명백하게 제외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1997년도 보육사업지침에도 어긋나는 부당한 행위이다.
참가인의 협박 및 사표제출 강요
참가인은 원고에게 부당한 전보처분을 하면서 “징계조치에 합당한 처신을 하지 않을 경우 파면조치할 수도 있음”이라고 협박하였고, 나아가 1997.2.12 및 같은 달 13일 원고에게 각각 업무연락 공문을 발송하여 가양어린이집 원장의 업무를 소외 김말순에게 인수인계할 것을 명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2차 인사조치를 하여도 좋다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재차 협박을 하였다.
그 후 원고는 1997.2.18 전보된 대동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하여 관장 소외 권술룡을 만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위 권술룡은 대동종합사회복지관의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였으며, 원고는 1주일간의 연차휴가를 신청하면서 당시 위 복지관의 총무과장인 소외 김현채와 대동종합사회복지관 어린이집 개원 실무책임자의 지위와 근무조건 및 앞로의 원고의 문제 등에 대하여 상의를 하게 되었는데, 위 김현채는 구청의 보조를 받지 못하면 원고를 일급직 또는 잡급직으로 채용할 수 밖에 없고, 그럴 경우 급여도 종전 시설장의 경우에 비하여 3분의 1 정도의 수준인 70만원 정도에 불과하며 만약 파면을 당하는 경우에는 평균임금도 깎여서 퇴직금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할 것이라고 하면서 파면당하기 전에 퇴직하라고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였다.
이에 원고는 징계를 당하고 전보조치에 따른 인수인계를 늦게 하여 파면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위 당일 사직원을 제출하고 파면 당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다는 확인서를 받았으나 연차휴가 중인 같은 달 25일 대동종합사회복지관 권술룡 관장을 찾아가 위 사직의사를 철회하고 복직의사를 전달하였다.
위 사실에 기한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1997.2.10자 원고를 징계하고 전보한 조치는 관련규정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부당한 것이고, 참가인의 위와 같은 위법부당한 처사에 대하여 원고로서는 부득이 항의의 수단으로서 또 참가인측의 강박에 의하여 위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었던 것으로서, 원고는 사직의 의사 없이 또는 강박에 의하여 위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위 사직서를 빌미로 하여 원고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참가인의 행위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고 이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부당하다.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이를 수리하기 이전에는 철회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는 참가인 법인이 위 사직서를 수리하기 전인 1997.2.25 사직의사를 철회한다는 뜻을 전달하였으므로 참가인은 철회되어 효력이 없는 사직원을 수리하는 형식으로 원고를 해고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도 위 해고처분은 부당하다.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가 위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참가인이 1997.2.10자로 한 부당한 전보 조치에 항의하려는 뜻에서 사직의 진의 없이 그리고 참가인의 강요에 못이겨 한 의사표시이므로 위 사직의 의사표시는 비진의 의사표시 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무효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이를 취소한다.
판 단
징계 및 전보의 부당성
영유아보육법 제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설치된 공립보육시설의 관리 운영에 관한 규정인 대전광역시 동구보육시설관리운영조례 제8조는 어린이집 종사자의 징계처분을 의결하기 위하여 징계위원회를 설치하되 동구보육위원회가 이를 담당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별표에 의하면, 가양어린이집도 위 조례의 적용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위 가양어린이집은 이와 별도로 복무규정을 정하고 있는데 제16조에 시설장에 대한 징계권자를 임명권자 또는 인가권자로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살피건대, 위 가양어린이집은 대전광역시 동구청장이 그 설치자로서 참가인에게 그 운영을 위탁한 것이므로 어린이집 종사자에 대하여는 위 조례의 규정이 상위규정으로서 우선 적용되어야 할 것이고, 징계권의 위임에 대한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원고에 대한 징계는 동구보육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할 것이므로 이를 거치지 아니한 위 징계처분은 그 절차에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한편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피용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피용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이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전직명령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이나 제105조의 규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나온 증거에 의하면, 보건복지부의 1997년도 보육사업지침은 “공립보육시설의 경우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위탁운영시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받아 위탁운영자가) 시설장을 제외한 기타 종사자를 관내 다른 공립보육시설로 전보 가능”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일응 그 반대해석으로 시설장을 관내 보육시설로의 전보대상에게 제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한편 위 지침에 의하면 시설장의 임면권자를 국공립보육시설의 경우는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다만 시설설치자가 종사자 임면권을 위탁운영자에게 위임한 경우는 위탁운영자)으로 규정하고 있고, 위 가양어린이집의 시설장의 임면권은 위탁운영자인 참가인에게 위임되어 있었고, 원고는 참가인에 의하여 위 가양어린이집의 시설장으로 임명되었으므로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피용자인 근로자의 지위를 가진다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사용자인 참가인은 업무상 필요한 범위에서 피용자인 원고를 자신이 운영하는 별도의 기관에 전보할 권한은 있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에서 원고에 대한 전보처분이 반드시 참가인의 권한을 넘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사직원 제출 및 수리 등에 관한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앞서 나온 증거에 의하면, 참가인은 1997.2.10자로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면서 징계사유서에 `징계조치에 합당한 처신을 하지 않을 경우 파면조치할 수 있음'이라는 문구를 넣어 이를 통지하고, 같은 날 원고를 대동조합사회복지관 어린이집 개원 실무책임자로 전보하면서 같은 달 12일 원고에게 인수인계를 지시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불응하자, 다음 날 위 전보조치에 따른 업무인수인계 실시를 명하는 업무연락(2차)이라는 문건에 `금번명령에 불응할 경우 이에 따른 2차 인사조치를 하여도 좋다는 것으로 간주할 것임'이라는 문구를 넣어 원고에게 통지한 사실, 이에 원고는 같은 달 17일 위 징계처분에 승복하여 인수인계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후임원장인 위 김말순과 업무인수인계를 한 사실, 원고는 다음 날인 1997.2.18 전보된 대동종합사회복지관에 출근하여 관장 소외 권술룡을 만나 복지관을 둘러보고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위 권술룡은 대동종합사회복지관의 어려운 실정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원고는 며칠 가를 내겠다고 하여 이를 승낙한 사실, 원고는 그 직후 위 복지관의 총무과장인 소외 김현채에게 휴가원을 제출하고, 이어 대동종합사회복지관 어린이집 개원 실무책임자의 지위와 근무조건 및 앞으로의 원고의 문제 등에 대하여 문의한 사실, 그 과정에서 위 김현채는 어린이집이 인가되기 전까지는 원고에 대하여 책정되어 있는 보수는 월 70만원 내지 80만원 상당(당시 위 복지관의 1997년도 사업운영계획서에 대동어린이집 원장의 인건비로 월 금 79만3,000원이 책정되어 있었다)이고, 그 차액은 법인에서 보전하여 주지 않겠냐는 취지로 대답하였고, 원고가 다시 파면당할 경우의 퇴직금 문제를 문의하자 파면을 당하는 경우에는 평균임금이 낮아져서 퇴직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 이에 원고는 징계를 당하고 전보조치에 따른 인수인계를 늦게 하여 파면당할지도 모른다는 판단하에 위 당일 사직원을 제출하고 파면당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다는 확인서를 받은 사실, 참가인은 같은 달 20일 원고의 사표를 수리한다는 내용의 위 권술룡이 기안한 문서에 이사장이 결재함으로써 이를 수리한 사실, 원고는 같은 달 25일경 동구의회에서 위 대동어린이집에 관한 조례(이는 1997.3.17 공고되었다)가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연차휴가 중인 같은 달 25일 대동종합사회복지관 권술룡에게 위 사직의사를 철회하고 복직의사를 전달하였으나 위 권술룡은 이미 사표가 수리되어 불가하다고 답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사직의사가 유효하게 철회되었는지 여부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방법에 의하여 임의사직하는 경우가 아니라,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위 사직원의 제출에 따른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확정적으로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다(대법원 1992.4.10 선고 91다43138 판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1997.2.18자 사직원은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의 청약이라 할 것이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인 참가인이 같은 달 20일 이를 승낙함으로써 위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는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그 후에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확정적으로 형성된 후의 것이라 할 것이어서 이미 발생한 근로계약종료의 효과를 좌우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원고는 참가인이 1997.2.20 원고의 사직서를 수리하였다고 하면서 을 제10호증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기안용지에 불과하고 위 사직원의 수리가 원고가 신청한 연차휴가기간 중에 행하여진 점에서도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확정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그가 제출한 사직서의 효력은 민법 제660조 제3항에 의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당기 후의 1임금지급기를 경과한 때에 계약해지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인데, 원고는 그 기간이 경과하기 이전에 사직의사를 철회하였기 때문에 이미 철회된 사직의사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사직서 수리는 무효라고도 주장하는 바, 민법 제660조는 근로자의 해약의 자유를 보장하는 규정으로서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방법에 의하여 임의사직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규정이므로, 이 사건에서와 같이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위 규정은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강박에 의한 사직원제출인지 여부
참가인은 원고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이 부당한 이 사건 징계처분 및 전보처분을 하면서 원고를 협박하고, 대동종합사회복지관의 총무과장인 위 김현채는 원고가 파면을 당하는 경우에는 퇴직금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였는 바,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참가인의 위와 같은 강박에 의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를 취소한다는 주장에 관하여 본다.
사직서의 제출이 강박에 의한 경우에는 그 정도가 의사결정의 자유를 박탈할 정도에 이른 것이라면 그 의사표시가 무효로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도에 그친 경우라면 그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 의사표시에 관한 민법 제110조의 규정을 준용하여 그 효력의 유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위와 같이 견책의 징계처분과 전보조치를 당하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의 명령에 승복하지 아니하는 태도를 보여 참가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였던 점과 위 대동어린이집의 장래가 불투명하고 급여 및 퇴직금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이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게 된 동기가 된 점을 인정할 수 있으나, 참가인이 원고가 위 징계처분에 승복하지 아니하고 이에 따른 전보처분에 불복할 태도를 보이자 징계처분장과 업무연락이라는 제하의 서면에 원고의 주장과 같이 강압적인 문구와 표현을 사용하여 원고에게 승복할 것을 요구한 것은 참가인이 원고를 인사발령에 따르게 하기 위하여 다소 위협적인 표현을 쓴 것에 불과하여 이것만으로는 원고에게 사직을 강요하는 취지의 강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또 위 참가인의 직원인 위 김현채가 원고에게 징계파면이 될 경우 퇴직금 지급상의 불이익 등을 고지한 것은 원고의 문의에 대하여 사실대로 답한 것으로서 이 또한 원고에게 사직을 강요하는 강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오히려 원고가 사직원을 제출한 것은 위 대동어린이집의 장래를 어둡게 판단하고, 또 만약 참가인과의 불화가 계속되어 징계파면이 될 경우 퇴직금상의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한 원고의 스스로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비진의 표시,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는 위 사직의 의사표시는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이고 참가인은 위 사직서를 빌미로 하여 원고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므로 이러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고 위 해고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므로 부당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의원면직)가 성립하는 것이라 할 것인 바, 앞서 본 바
와 같은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한 경위, 그 기재 내용이나 원고가 위 사직서와 관련하여 취한 태도 등을 종합하면 사직서의 작성·제출이 근로자의 진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따라서 이 사건에서도 원고가 사용자인 참가인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해고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면직처리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고, 부당노동행위 또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고, 달리 위 판정에 위법이 있음을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욱(재판장), 김상근, 김덕진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