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인사관리 규정 등에서 징계에 특별한 절차를 요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러한 절차는 실체적 징계사유의 존부, 부당노동행위에의 해당 여부를 불문하고 사용자가 하는 징계처분의 유효요건이라고 할 것이고, 특정 사유가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징계해고사유로 통상해고를 한다는 구실로 징계절차를 생략할 수는 없다.
* 사 건 / 2000.5.18 선고, 서울고법 제11특별부 99누12429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항소인 / 사단법인 한국청소년연맹 대표자 이사 이철옥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태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남옥임, 양철주, 이미경, 김정배, 조용호
* 피고보조참가인 / 유영호, 황세원 피고보조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구진
* 변론종결 / 2000.3.16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1999.9.7 선고 99구4777 판결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보조참가로 인한 비용 포함)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들은 원고 연맹에 각 입사하여, 1998.6월 당시 참가인 유영호는 서울연맹사무국장, 참가인 황세원은 서울시 근로자 종합복지관 상담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참가인들은 1998.6.24 원고 연맹에 사직서를 제출하였는데, 같은 달 30일 원고 연맹이 위 사직서를 수리함에 따라 의원면직 처리되었다.
참가인들은 “진정으로 사직할 의사가 없었지만 원고 연맹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다른 간부들과 함께 일괄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므로, 원고 연맹이 이를 수리한 것은 해고에 해당하
고,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으므로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1998.7.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1998.9.28 참가인들의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원고 연맹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1999.1.6 원고 연맹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해고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 연맹은 참가인들을 포함한 원고 연맹의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두 원고연맹의 조직 개편 필요성을 공감하여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하였고, 이에 따라 참가인들을 포함한 간부들이 일괄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므로, 참가인들의 사직은 진의에 의한 것이고, 따라서 원고 연맹이 참가인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여 의원면직 처리한 것은 정당하므로, 원고 연맹이 참가인들을 해고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일괄 사표를 제출받은 후 그 중 일부만을 선별수리하는 형식을 취하는 경우, 사표를 낼 마음이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것이라면, 겉으로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4.29 선고 93누1618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호증의 2, 갑 제6호증, 을 제5호증, 을 제7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백석룡의 증언(위 증인의 증언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연맹의 신임 총재로 부임한 소외 이철옥은 1998.6.24 특별 훈시를 통하여 조직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한 사실, 이에 원고 연맹 사무총장인 소외 유주영이 1급 이상 간부(국장급)들을 소집하여 간부회의를 개최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총재의 특별훈시 내용은 곧 간부들의 신임을 묻는 취지이므로 간부들이 일괄하여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진 사실, 이에 따라 국장급 간부 8명은 그 자리에서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3급 이상 간부(부장급) 16명은 각 국장을 통하여 같은 날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 원고 연맹은 1998.6.25 인사조치를 단행하면서 참가인들에게만 보직을 부여하지 않았다가, 같은 달 30일 참가인들의 사직서를 수리하면서 의원면직으로 처리한 사실, 한편 원고 연맹이 창설된 이래 6명의 총재가 부임하였는데 1
명의 총재를 제외한 모든 총재의 취임에 즈음하여 간부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였고, 위 사표는 1주일 내지 1달 이내에 모두 반려되었으며 사표가 수리되지는 않은 사실, 다만 총재의 취임과 무관하게 1983년 및 1989년에도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그 중 일부가 수리된 사실은 있으나, 이는 먼저 원고 연맹의 조직 개편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일괄 사표를 제출할 당시 일부 사표가 수리될 것을 사전에 알 수 있었던 사실, 원고 연맹의 정관에 의하면 조직 개편은 이사회 의결사항인데, 원고 연맹은 참가인 등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에 이사회 결의 없이 1국 2부 체제를 1국 1부 체제로 개편하고 1998.9.24에야 이사회의 사후 승인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갑 제2호증의 1 내지 10, 갑 제5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백석룡의 증언 중 이에 반하는 부분은 믿을 수 없고,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 사실을 종합하면, 참가인들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이전의 관례처럼 총재로부터 재신임을 받는 절차로 판단하여 사직서가 수리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참가인들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진정으로 사직할 의사에 의한 것이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 연맹이 참가인들의 사직서를 수리함으로써 의원면직으로 처리한 것은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참가인들이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 연맹은, 가사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의원면직 처리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들이 1998.7.15 이의 없이 퇴직금을 수령하면서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였으므로 부당해고구제를 신청할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해고처분을 받은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퇴직금을 이의 유보 없이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해고처분 후 즉시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거나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한 후라면, 근로자가 해고를 적법한 것으로 인정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8.26 선고 94누3940 판결 등 참조).
먼저 참가인들이 원고 연맹으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하면서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제1심 증인 백석룡의 증언 중 이에 부합하는 듯한 부분은 믿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에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참가인들이 1998.6.30 원고 연맹으로부터 해고를 당한 후 같은 해 7.13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한 상태에서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참가인들이 원고 연맹으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는 참가인들이 자신들에 대한 해고를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 연맹은, 가사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면직처분이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① 참가인 유영호는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원고 연맹의 서울지부의 사무국장으로 재임하였는데, 그 동안 다른 광역시에 비하여 신입 단원의 입단이 저조하였고, 금 150,000,000원의 재정미수금을 추가로 발생시켰으며, 안이한 업무습관과 리더쉽 부족으로 조직의 존립에 위험을 초래하는 등 직무를 태만히 하여 원고 연맹의 인사관리규정 제34조 제2호(직무를 태만히 하였을 때)의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② 참가인 황세원은 개인사업을 겸업하면서 원고 연맹 상담전화를 이용하여 자신의 처가 경영하는 음향기기 대여회사의 업무를 보는가 하면, 원고 연맹 행사와 관련된 업무를 위 음향기기 대여회사에 용역을 주어 영리를 취득하는 등 인사관리규정 제34조 제1호(법령 및 규정을 위반하였을 때), 복무규정 제12조(영리업무의 금지)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므로,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는 징계해고로써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인사관리규정 등에서 징계에 특별한 절차를 요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러한 절차는 실체적 징계사유의 존부, 부당노동행위에의 해당 여부를 불문하고 사용자가 하는 징계처분의 유효요건이라고 할 것이고, 특정사유가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징계해고사유로 통상해고를 한다는 구실로 징계절차를 생략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10.25 선고 94다25889 판결 참조).
특히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는 징계처분에 대한 구제 내지 확정절차로써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절차를 이루는 것으로써 그 절차의 정당성도 징계과정 전부에 관하여 판단되어야 하므로, 원래의 징계처분이 그 요건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재심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않거나 재심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재심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징계처분은 현저히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대법원 1998.12.8 선고 98다31172판결 참조).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연맹의 직원이 인사관리규정 제34조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될 때에는 총재가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고(같은 규정 제38조), 징계위원회를 대행하는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의결을 하는데(같은 규정 제35조), 징계위원회가 징계사건을 심의할 때는 충분한 조사를 행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의 출석을 필요로 할 때에는 이를 본인에게 서면으로 통지하고, 징계대상자에게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하고(같은 규정 제39조, 제40조), 징계의 집행은 총재가 행하되 징계의결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내에 징계의결서 사본을 첨부하여 행하고(같은 규정 제41조), 징계대상자가 징계처분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경우 1회에 한하여 징계의결 통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원고 연맹의 인사관리규정에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연맹의 인사관리규정에서는 직원들을 해고함에 있어서 징계의결 요구, 징계위원회의 개최, 필요한 경우 진술기회의 부여, 징계의결서 사본에 의한 집행 및 재심절차의 허용 등 징계절차를 밟도록 요구하고 있어서 그러한 절차는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해고의 유효요건이라고 할 것인데, 원고 연맹이 참가인들을 해고함에 있어서 위와 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연맹의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써 부당해고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없이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기홍(재판장), 박순성, 이강원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