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사건의 배경
원고는 회장 1인, 총무이사 1인, 감사 2명 및 평대표 9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입주자대표회의로서, 위 아파트 단지 내의 공동주택·부대시설 등의 관리를 위하여 자치관리기구를 두고 관리사무소 소장을 비롯한 45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위 아파트를 직접 관리하여 왔는데, 참가인은 1983.12.1 위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열관리기사로 입사한 이래 위 관리사무소의 기관과에서 근무하여 왔다.
참가인은 서울지역아파트노동조합 개포경남지부(이하 `노조지부'라 한다)의 지부장으로서 1997.3.21경부터 8.22경까지 사이에 수차에 걸쳐 원고에 대하여 1997년도 임금교섭을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정당한 이유없이 이를 거부하여 임금교섭이 성립되지 아니하였다(참가인은 노조지부를 대표하여 1997.11.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 와중에 1997.6.24 노조지부 조합원 중 19명이 참가인이 이끄는 노조지부가 너무 강성이라는 이유로 노조를 전격 탈퇴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참가인은 그것이 원고의 개입에 따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원고와 근로조건 개선 및 임금 협상 등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대비차원에서 아파트관리사무소의 운영과 관련된 비리자료를 수집하게 되었다.
원고는 1997.7.26경부터 8.28경까지 사이에 위 아파트 보일러 세관공사 및 부대공사를 유재익(정익산업)에게 금 2,080만원에 도급을 주어 공사를 시행한 바 있었으며, 그 당시 공사 감독은 담당 기관과장대행이었던 참가인이 주로 하였다.
징계의 경위
참가인은 위 세관공사를 낙찰받아 시공한 공사업자의 경우 통상 추석 무렵에는 공사 감독을 한 관리사무소 담당과 소속 직원들에게 선물을 돌리는데 위 유재익이 아무런 선물도 하지 아니함에 따라 참가인의 부하 직원들이 이를 의아하게 생각하고 참가인을 의심하자 참가인은 위 아파트의 세관공사를 시공한 유재익과 그 경위를 파악하기 위하여 통화를 하던 중 1997.9.24 유재익과의 전화통화에서 “위 공사대금 중 500만원을 관리사무소장 윤재건에게 사례비 명목으로 주었다”는 내용을 전해듣고 이를 비밀리에 녹음하였다. 유재익은 위 전화통화에서 “윤재건에게 100만원권 자기앞수표 5매를 주었는데 윤재건이 그 중 1장을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10장으로 바꿔달라고 하여 그렇게 해주었다”고 비교적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이와 관련하여 유재익은 `참가인이 자신을 방석집까지 유인하여 술에 취하도록 한 다음 관리사무소장을 골탕먹일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녹음하도록 유인했다”는 내용의 확인서(갑6호증의 4)를 원고에게 제출하였으나, 갑10호증(녹취서)에 의하면, 유재익은 고속도로상에서 운전을 하면서 참가인에게 윤재건의 비위사실에 관한 전화통화를 하였고 참가인이 이를 녹음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유재익이 원고에게 한 확인서는 이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참가인은 위와 같은 유재익의 전화통화내용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그와 같은 윤재건의 비위혐의사실을 원고의 회장 한종환과 총무이사 백수갑에게 알리고, 추석 선물을 못받아 의혹을 제기하는 직원들에게도 위와 같은 유재익의 자백사실을 알려주었으며, 위 아파트 부녀회장인 장혜숙에게도 이를 알려주면서 그 증거로 전화녹음테이프가 있다고 말하였다. 이에 따라 윤재건의 비위혐의사실은 위 아파트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원고의 회장 등은 윤재건의 비위혐의사실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장본인들인 유재익과 윤재건에게 확인하여 보았으나, 유재익은 “참가인의 계속된 금품요구를 거절하기 위하여 사실과 달리 관리사무소장에게 500만원을 준 것처럼 허위로 말하였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고, 윤재건은 그 사실을 전면 부인하였다.
이에 원고의 회장과 윤재건은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진위 여부가 밝혀질 때까지 이를 더 이상 유포하지 말 것을 지시하면서 1997.10.25에는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관리사무소장이 비리내용에 관한 객관적 증거가 있으면 자세한 경위서와 함께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노조지부장 자격으로 원고에게 유재익과의 통화를 녹음한 녹취록(갑10호증)을 첨부하여 경위서(갑9호증)를 제출하였다.
위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윤재건의 비위혐의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동요하자 원고는 노조측이 파문을 계속 확산시킨다고 판단하고 1997.11.4 노조지부장인 참가인에게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참가인은 같은 달 7일 징계위원회 개최일이 휴무일이고 징계사유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불참할 것을 통보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노조지부를 대표하여 1997.11.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의 임금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다(이에 대하여 위 위원회는 1997.12.29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하였다).
원고는 예정대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을 징계해고하기로 결정하고 1997.11.12 이를 참가인에게 통지하였는데, 참가인이 같은 달 13일 위 징계위원회 개최일이 참가인의 휴무일이고, 징계사유의 명시가 없었던 점을 들어 위 징계의 효력에 이의를 제기하였다. 이에 원고는 같은 달 22일 참가인에 대한 앞서 본 징계사유를 들어 징계위원회를 다시 개최할 것을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위와 같이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1997.11월 중순경 전임 부녀회장인 박순득이 위 녹음테이프를 건네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넘겨주었고, 박순득은 김복남과 함께 이를 통반장들에게 배포하기로 하고 녹음테이프 복사본 26개를 만들었으나, 1997.11.25자 임시통반장회의에서 녹음테이프 복사본을 주민들에게 돌리지 않기로 결의함에 따라 이를 배포하지 아니하고 폐기하였다.
원고는 1997.12.4 예정대로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출석한 참가인으로부터 위 징계사유에 대한 변명을 들은 다음 참가인을 징계해고하기로 결정하였고, 그 다음 날인 1997.12.5 참가인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기타 징계사유 및 징계 이후의 사정
참가인은 1983.12.1 원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한 이래 1990.4월경 아파트 불법개조공사를 한 업자를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감봉 1월의 징계를 받은 적이 있었고, 1989.1.16에는 새벽 난방가동 지연에 대하여, 1997.8.7에는 1996년도 보일러 세관공사 관계서류를 분실한 것에 대하여 각각 시말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한 적이 있다.
참가인은 격일제(24시간 근무 후 24시간 휴무)로 근무하였는데 1997.5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사이에 무단결근 1회, 무단조퇴와 지각을 각 1회 하였다(다만, 병가는 정당한 사유에 의한 것으로서 징계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제외한다). 출근부(갑14호증의 4)상, 참가인이 1997.7.15 및 그 다음 날에 각각 무단결근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격일제 근무이기 때문에 사실상 무단결근은 1회이고, 무단결근한 그날도 참가인의 처의 교통사고 손해배상 청구건으로 변호사와의 상담을 위하여 관리사무소장에게 전화로 알리고 결근하였던 것이다.
원고는 위 아파트를 자치관리하여 오다가 1998.2.25 소외회사와 사이에 위 아파트 관리를 위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여 그 이후부터는 소외회사가 아파트의 관리주체로서 직원을 임명하게 되었고, 원고는 소외회사에게 위탁관리수수료로서 매월 금 1,399,680원씩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다만, 소외회사는 원고가 고용하고 있던 직원들에 대한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기로 하여 기존에 원고가 고용하고 있던 관리사무소장 윤재건을 포함한 대부분의 직원들에 대한 고용관계를 그대로 이어받았고, 기관주임과 변전주임 두 사람만 새로운 직원으로 교체되었으며, 원고와 노조지부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제35조에는 원고가 아파트의 관리권을 타인에게 넘길 경우 관리업체에게 노조원들의 고용을 승계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규정되어 있다.
이 사건 해고 이후인 1997.12.26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단체협약 체결 거부 내지 해태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로 하여금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도록 하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한 바 있고, 그 이후 참가인은 1998.3.3 같은 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같은 달 25일 쟁의행위신고를 하는 등 원고와 노동조합 및 참가인 사이에 노사분규가 계속되었다.
한편, 원고의 회장 한종환, 총무이사 백수갑 및 관리사무소장 윤재건은 1996.7월경부터 아파트 청소대행업체인 삼호실업주식회사로부터 업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수차례에 걸쳐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1999.4월경 수사기관에 적발되어 각각 약식명령을 고지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고, 그로 인하여 위 한종환, 백수갑 및 윤재건은 모두 사임하거나 퇴직하였다.
판 단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참가인의 복직과 해고기간 중의 임금지급을 명한 부분이 위법한지 여부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 등 관리사무소 소속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가 소외회사에 아파트의 관리를 위탁하면서부터는 그러한 고용관계가 종료되기는 하였으나, 소외회사가 그러한 고용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함으로써 원고가 고용하고 있던 직원들에 대한 근로관계를 소외회사가 그대로 이어받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원고에게 복직과 해고기간 중의 임금지급을 명한 것은 소외회사에게 당연히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므로, 위 아파트 관리방식의 변경으로 인하여 원고가 참가인을 복직시킬 수 없음을 이유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이유없다.
징계사유 해당성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사유 중 위 1. 가.②항과 같은 사실이 있었는가 하는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갑11호증의 2∼11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안유화의 일부 증언은, 을7∼8호증, 을13호증의 1∼4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조한복·이대형의 각 증언에 비추어 이를 믿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1.가.②항 사실은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둘째,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사유 중 위 1. 가. ③④항 사실은 일부 인정되므로, 이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사실인지 여부가 불확실한 관리사무소장 윤재건의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하여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위 아파트의 주민들에게 알려지게 하고 녹음테이프를 주민에게 전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위 아파트 내의 주거의 평화를 깨뜨리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는 단체협약상의 “취업장소 내의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한 때, 관리사무소의 명예 또는 신용을 손상한 때” 등의 징계사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근로자의 행위가 단체협약에 정해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이에 따라 이루어진 해고처분이 당연히 정당한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만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관리사무소장 윤재건에게 금원 금원을 제공하였다는 유재익의 전화통화내용이 구체적이어서 참가인으로서는 그것이 진실에 부합한다고 믿었음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관리사무소장 윤재건, 원고의 회장 한종환, 원고의 총무이사 백수갑이 다른 청소용역업자로부터 직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금원을 수차례 수수한 사실이 나중에 실제로 밝혀져 형사처벌까지 받은 점, 해고사유 중 위 1. 가. ①항 행위는 참가인이 노조지부장의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서 그것이 직속상사인 윤재건에게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데다가 윤재건이나 관리기구의 명예를 훼손하고 직원간의 이간과 반목을 조장할 의사로 그와 같은 윤재건의 비위혐의사실을 유포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유재익이나 윤재건은 금품수수 의혹의 장본인들로서 원고측이 이들의 말만 전적으로 신뢰하고 이들을 옹호하려는 태도를 보이면서 참가인에게만 자숙할 것을 요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이 아파트 부녀회측에 녹음테이프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나 참가인이 직접 이를 복사하여 유포한 것은 아닌점, 참가인이 노조지부를 대표하여 1997.11.8 서울 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의 임금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는 등 원고에 대하여 다소 강성으로 비치는 노조활동을 하였다는 이유가 이 사건 해고의 한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이 원고의 회장이나 총무이사에게 윤재건의 비위혐의사실을 알려주면서 진상조사를 강력히 요구하였고 참가인이 가지고 있는 녹음테이프가 결정적인 증거가 됨에도 불구하고 원고측에서는 금품수수 의혹의 장본인들인 유재익과 윤재건의 해명만을 신뢰하고 참가인이 제기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하여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도 아니하고 혐의자들을 감싸는 듯한 태도로 일관한 채 바로 참가인에 대한 징계절차를 밟아 모든 책임을 참가인에게 전가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해고사유 중 1. 가. ③항 사실은 그 당시에 이미 시말서를 제출함으로써 징계절차에 나아가지 아니하고 종결처리 되었고, 그 자체로서는 해고사유로 삼기 어렵고, 이 사건 해고 사유 중 1.가. ④사실은 참가인이 무단결근, 무단조퇴, 무단지각 등을 한 것으로서 참가인의 오랜 근무기간이나 결근의 이유에 비추어 볼 때 해고에 처할 만한 징계사유는 아닌데다가 참가인의 근무태도가 지극히 불량하였다는 것은 추상적인 것으로서 그렇게 볼 만한 근거가 부족한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에서 인정한 징계사유들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케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부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한 사유에 기한 해고라는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본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병섭(재판장), 김광태, 황정근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