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대기발령의 필요성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는 1991년의 대두 수입자유화조치로 인한 상품재고 증가, 공장가동률 저하 등으로 말미암아 경영상황 악화와 수익률 저하가 지속되다가 1997년 말경의 IMF체제하에서의 환율과 금리 급등으로 인하여 1997 사업연도의 당기순손실이 178억원, 1998 사업연도 당기순손실이 474억원에 이르러 기업이 존폐의 위기에 몰리고, 급기야 1999.4월경에는 워크아웃 대상기업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 회사로서는1997년 말 당시에 회사의 존립을 위하여 인원 및 회사조직을 감축하고 기구를 개편하여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1994년부터 1996년까지 3개 사업연도에 연속하여 당기순이익을 냈고,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다는 1997년 및 1998년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은 228억원, 281억원 상당에 달하였으며, 경영상황이 악화되었다면서도 1991년경 이후 꾸준히 신규투자 및 사업확장을 계속하고 1998.7월경 조직을 대폭 확대개편한 점 등에 비추어 회사의 인원 및 조직을 감축하고 기구를 개편하기 위한 이 사건 대기발령은 권리남용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0호증의 45 내지 48, 갑 제12호증의 1 내지 6, 을 제23호증의 1 내지 3, 을 제27, 28, 32 내지 35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 증인 최길영, 이종헌의 각 증언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의 경우 그 대차대조표 등 회계장부상으로 1995년에 223억원, 1996년에 222억원, 1997년에 228억원, 1998년 상반기에 281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이 있었던 반면, 영업외비용이 환율 및 금리의 폭등으로 인한 환차손 및 금융비용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1995년에 258억원, 1996년에 302억원, 1997년에 870억원, 1998년 상반기에 563억원 상당에 이르게 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1997년에 374억원, 1998년 상반기에 이미 51억원 상당의 경상이익 적자가 발생한 상태였고, 참가인 회사의 회사 설립 및 인수, 지점의 설치는 모두 환율 및 금리의 상승으로 참가인 회사의 재정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되었던 1997년 말 이전의 일인 데다가, 대부분 기존의 회사가 외국인 투자자의 철수로 단순 전환된 것(주식회사 해표의 경우)이거나, 별도의 자금투자 없이 부득이한 사정에 의하여 인수한 것(주식회사 코코스, 주식회사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신문 등의 경우)이고, 한편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대기발령한 후인 1998.7.30자로 1개의 본부, 3개의 사업부, 33개의 팀, 12개의 공장 내지 사업부(실)를 신설하고, 30개의 담당을 폐지하는 내용의 회사 조직기구개편을 단행한 바 있으나, 이는 종전의 대단위 회사조직을 소규모 팀 단위 위주로 개편한 데 따른 것이고, 전체적인 인원은 오히려 감소한 사실, 참가인 회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1997.12.31경 충북 음성공장의 고춧가루 사업부문을 정리, 폐업하기로 계획을 수립하고 사무직 2명, 일용직 12명을 권고사직시킨 사실이 인정되는 바, 여기에다가 앞서 인정한 참가인 회사의 경영상황 악화시기 및 경위, 참가인 회사가 1994년도부터 부동산 및 유가증권의 매각대금으로 경상이익을 흑자로 유지하여 왔던 점, 그 밖에 참가인 회사가 취한 자구조치 등을 더하여 보면, 장부상 영업이익이 발생하였다거나 회사의 설립, 인수, 점포의 개설, 참가인 회사의 조직개편이 있었다는 점, 참가인 회사가 음성공장을 완전 폐업하지 아니하고 일부 가동을 계속한 점만으로는 참가인 회사의 경영상의 조직 및 인원감축, 기구개편의 필요를 부인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
대상자 선별의 합리·공정성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기에 앞서 총사원의 49.8%가 가입한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 위원장과 사이에 사직서 수리기준에 관하여 합의하였는데, 그 사직서 수리기준이 인사고과, 연령, 보직, 승진가능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서 일응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고, 한편 위 사직서 수리기준은 참가인 회사의 직원들이 회사의 경영악화를 인식하고 참가인 회사의 인원감축 및 구조조정작업에 협조하기 위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한 상황하에서 이를 전제로 회사와 근로자대표가 합의, 결정한 것으로서 그 작성의 경위, 작성 당시의 상황, 대상자 선정기준의 내용, 사후 적용실태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는 그 명칭과 관계없이 참가인 회사 직원들의 사직서 제출과 그 선별수리,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에 대한 대기발령 및 그들에 대한 해고 등 일련의 대기발령, 정리해고과정에 있어서의 실질적인 기준을 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 회사가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참가인에 대하여 위 사직서 수리기준을 적용하여 그 기준에 해당하는 참가인에 대하여 대기발령한 것은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것으로 인정된다.
원고는, 위 사직서 수리기준은 노동조합 위원장이 자의적·독단적으로 참가인 회사와 합의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비조합원인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기준으로 적용할 수도 없는 것이고, 사전에 그 기준내용이 원고를 포함한 사원들에게 발표된 바도 없으므로 대기발령기준으로서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참가인이 비조합원이라고 하더라도, 참가인 회사가 전직원의 절반 가량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유일한 근로자단체인 노동조합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쳐 사직서수리기준을 마련한 이상 이를 토대로 대기발령 및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는 조합원이냐 비조합원이냐 여부를 불문하고 그 기준의 적용을 받는다고 할 것이고, 그 기준이 일응 합리성과 공정성을 가지는 한 참가인 회사가 사전에 근로자들에게 이를 공표한바 없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그 대기발령이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그 이유가 없다.
또한 원고는,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대기발령대상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인사고과표를 위조 또는 변조하여 참가인을 대기발령 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인사고과표가 위조 또는 변조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1996년 및 1997년의 종합인사고과에서 모두 C등급을 부여받았고, 당시 나이가 만 41세인 과장으로서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협의절차 이행 여부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 있어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 등을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대기발령에 있어서 사용자가 대기발령에 앞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은 대기발령의 실질적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라도 사용자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보장이나 근로계약의 상대방 보호의 관점에서 근로자측에 대하여 대기발령의 내용을 설명하는 등 성실한 협의를 거칠 것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하겠으나, 대기발령의 실질적 요건이 충족되어 그 실행이 시급하게 요청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사용자가 근로자측과 사전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 하여 그것만으로 대기발령을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참가인 회사가 원고가 개별적인 사전 협의를 거친 바는 없고, 원고가 과장급 간부직원으로 노동조합원이 아니어서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이 원고를 대표한다고도 볼 수는 없으나, 참가인 회사는 전직원의 49.8%에 해당하는 조합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과 사이에 사실상 정리해고기준에 해당하는 사직서수리기준에 관하여 합의하고 이를 토대로 인원감축 대상자를 결정한 점, 원고 등 극히 일부 사원을 제외한 참가인 회사의 대부분 사원들이 참가인 회사로부터 구조조정작업이 필요한 사정에 관하여 설명을 듣고 이에 협조하기 위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점, 참가인 회사의 상무이사인 소외 도무회, 총무부 인사팀장인 소외 이종헌이 이 사건 대기발령에 앞서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대기발령하기에 앞서 일응 근로자측과의 성실한 사전 협의를 거쳤다고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가 1997년 말경에는 존폐위기에 처하여 있고,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과 사이에 사직서 수리기준에 관하여 협의를 마치는 등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을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요건들이 갖추어져 있었을 뿐 아니라 원고가 위 사직서 수리기준의 1순위 대상자에 해당하였으므로 참가인과 대기발령에 관하여 개별협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사직서 수리기준에 의할 경우 그 결과가 달라졌을 것으로 보여지지 아니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를 대기발령 함에 있어서 근로자측과 성실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이 사건 대기발령이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대기발령에 관한 참가인 회사의 인사규정 제16조 제1항은 대기발령의 명확한 기준을 정하지 아니한 포괄규정으로서 이에 따른 이 사건 대기발령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참가인 회사의 인사규정 제16조 제1항에는 `기구 개편으로 인사관리상 부득이할 때' 등의 경우에 대기발령을 명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고,한편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됨은 위에서 판단한 바와 같은 바, 위와 같은 사용자의 인사재량권 및 위 인사규정 제16조 제1항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사규정 제16조 제1항은 대기발령의 일응의 기준을 정한 것으로서 상당하다 할 것이고, 그것이 대기발령의 기준이 될 수 없을 정도로 불명확한 것이라고 보여지지도 아니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그 이유가 없다.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은 1998.1.9에 발표되었고,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발령은 1998.1.12에 발표되었으므로, 대기발령 당시를 기준으로 보면 원고는 보직을 수행하고 있었으므로 대기발령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대기발령은 장래에 있어서 보직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처분이므로 대기발령 명령 당시 보직을 수행하고 있는 자에 대하여도 명할 수 있는 처분이고, 보직을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근로자에게 대기발령을 명한 다음 위 근로자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만으로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발령을 명하였다 하여 위 대기발령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그 이유가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참가인 회사의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데 따른 보복조치 또는 원고의 자진사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서 취하여진 것도 아니고, 대기발령으로서의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 있어서도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다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참가인 회사의 재심신청을 받아들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목민(재판장), 이건웅, 이정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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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