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알루미늄박 및 알루미늄판의 제조, 가공,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피고가 알루미늄 제조 설비 일부의 운영을 소외 유한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에 도급함에 따라 2008. 4. 30.자로 피고로부터 퇴직한 후 2008. 5. 1. D에 입사하였는바, 2008. 5. 1. 당시 피고로부터 퇴사하여 D에 입사한 직원은 원고들을 포함하여 총 14명이었다.
원고들은 위와 같이 D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원고 A은 2010. 7. 2. 권고사직하였고, 원고 B는 2011. 12. 9. 징계해고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 2, 1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피고가 D에 알미늄사업부의 생산설비 일부를 도급함에 따라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퇴직하고 D에 입사하였으나, 피고는 위 도급 이후에도 D 소속 직원들의 작업일정, 근무편성, 휴가 기타 근태관리 등 구체적인 업무에 관하여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으므로, 피고와 D 간의 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2008. 5. 1.부터 2년을 초과하여 원고들을 사용함으로써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어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의2에 따라 2010. 5. 2.부터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① 피고는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고, ②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12. 11. 1.부터 원고들을 각 고용하는 날까지 피고의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원고들이 피고에게 고용될 경우 피고로부터 각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 상당액인 월 3,500,000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는 원고 A에게 퇴직의 조건으로 D에서 5년간 고용을 보장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원고 A이 D의 종용으로 2010. 7. 2. 권고사직하여 위 합의가 불이행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위와 같은 합의의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2010. 8. 1.부터 2012. 9. 30.까지의 월 3,5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금 91,000,000원(3,500,000원×26월)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D은 피고와 독립된 사업체로서 독자적으로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였고, 도급인에 불과한 피고가 D의 직원인 원고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지휘·감독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와 D 간의 계약은 단순한 도급계약에 해당하여 피고를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서 말하는 사용사업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을 파견법에 따라 직접 고용할 의무는 없다.
피고와 원고 A 간의 고용보장 약정은 피고가 D과의 도급계약을 최소 5년간 유지한다는 것에 불과하고, 원고 A은 자의로 D에서 권고사직하였으므로 피고의 고용보장 약정 위반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의 고용의무이행 및 임금 상당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이 부분 원고들의 청구는 피고와 D 간의 도급계약이 파견법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우선 위 도급계약을 근로자파견계약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3 내지 8, 11 내지 15, 18 내지 22호증, 을 1 내지 6, 7호증의 1, 을 10호증의 각 기재, 을 9호증의 일부 기재, 증인 E의 증언, 이 법원의 유한회사 D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D과 도급계약을 체결하기 전 F공장과 G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F공장의 기계설비 일부를 G공장으로 이전하고 나머지 기계설비의 운영을 외부업체에 도급하기로 하고, 경쟁입찰을 통해 D을 대상업체로 선정하였는데, D은 2004. 12. 16. 설립되어 폐알루미늄 가공, 판매 등의 영업을 하여 온 회사로 위 도급계약 이전에는 피고와 특별한 거래관계가 없었고, 도급계약 체결 후에도 피고 외의 다른 업체와는 알루 미늄 제품의 수주, 납품 등의 거래를 한 사실이 없다. 한편 피고는 위 경쟁입찰에 참여 한 다른 업체인 소외 H과는 기존에 월 30톤 규모의 거래를 해 오고 있었다.
피고는 2008. 5. 1. D과 도급계약 및 도급 대상 기계설비에 관한 사용대차계약을 각 체결하였는데, 도급계약 중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도급의 범위(제2조 가항) : Car-Fin 군의 Gang 2, 3, 51호, 소둔로 2, 7, 13호, PCF군의 세척 3호, PCF 1, 2호, FE 12, 20호, Sheet군의 Lev 2호 설비의 운전 및 생산업무, PCF군의 포장업무.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및 포장재는 피고가 제공한다.
계약금액(제7조) : 월 115,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하되, 연장근로시간이 발생한 경우 매월 비용 정산시 별도로 정산하여 지급하고, 도급한 기계설비의 생산량 증감에 따라 도급 인원의 T/O는 조정할 수 있다.
계약기간(제8조) : 2008. 5. 1.부터 2013. 4. 30.까지 5년
기계, 공구 및 소모자재(제9조) : 피고의 설비·기계에 부속하는 특정의 부품과 공구 외에 필요한 기계, 공구 및 소모자재는 모두 D이 부담한다.
현장대리인(제13조) : D 직원 중에서 본 도급계약의 이행을 위하여 피고와 연락하고 D을 대리하여 피고의 개별 주문사항을 처리하며 근로자를 관리하고 작업을 지휘·명령하는 현장대리인을 선임하고, 피고는 현장대리인에 대해서만 도급인으로서의 주문·지시를 하고 D 직원에게 직접 이를 행하지 않는다.
한편, 피고와 D 간의 사용대차계약에 의하면, 도급 대상인 기계설비는 D 사업장의 생산라인에서 이를 사용하고(제2조), 기계의 소유권은 피고가 보유하고 그 사용에 필요한 일체의 운영비용 및 유지·보전에 관한 책임 또한 모두 피고가 부담하며, D은 피고의 제품 생산에만 위 기계를 사용할 수 있고, 임대료는 무상으로 한다(제3조).
피고가 위와 같이 D에 도급한 기계는 피고의 공장에서 압연, 절단(slitting) 등 일부 공정을 거친 반제품을 가공하여 완성품을 생산하는 기계들로서, 구체적으로 ① Car-Fin(자동차 에어콘 소재) 공정에 속한 Gang 2, 3, 51호기 및 소둔로 2, 7, 13호기는 피고의 후박SL(슬리터) 13호기 또는 51호기에서 절단(slitting) 작업을 거친 반제품의 후속 공정을 담당하는 기계이고, ② PCF(Pre-coated fin, 일반용 에어콘 소재) 공정에 속한 세척 3호, PCF 1, 2호, FE 12, 20호기는 피고의 후박SL 13, 51호기에서 생산된 반제품에 대한 후속 공정에 사용되는 기계이며(피고는 나아가 위 공정 중 포장업무도 도급계약의 대상에 포함시켰다), ③ Sheet 공정 중 Lev(레벨러) 2호기의 경우 압연 공정을 거친 반제품 또는 원자재를 투입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기계이다.
도급계약 체결 후 피고는 2008. 11.경까지 단계적으로 도급 대상 기계설비들을 D의 I공장으로 이전하였는데, 기존에 도급 대상 기계설비 및 업무에 종사하던 피고의 직원들 중 4명은 설비 이전과 함께 명예퇴직하였고, 원고들을 비롯한 14명이 D 소속으로 신분을 변경하고 피고의 공장에서 기계를 운영하다가 기계설비 이전과 함께 D의 I 공장으로 이전하였는바, 그 인원이 위 기계설비 및 업무에 배치되는 인원정수(T/O)인 21인에 미달하였으므로, 피고의 직원 6명이 피고의 직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2008. 11.초까지 D으로 파견되었다. 한편 Gang 51호기는 도급계약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G공장에 그대로 설치되어 있었고 D 소속 직원들이 피고의 G공장에서 작업을 수행하였으며, 이후 피고가 2011년 중 D에서 위 기계를 회수하였다.
원고 A은 피고로부터 퇴직하기 전 피고의 생산관리 업무를 담당하였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PCF 생산업무로 전직되기 전까지 D에서도 생산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 B는 피고의 Gang 2호기를 담당하였고, D에서도 2011. 3.경까지는 Gang 2호기를 담당하였으나, 이후에는 Lev 2호기를 담당하였다(을 9호증의 일부 기재에 의하면 원고 B가 D에서 Gang 2호기 외에 PCF 설비를 담당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갑 4, 21호증의 각 기재에 비추어 이는 믿지 아니한다).
피고는 위와 같이 기계설비 이전이 완료된 이후에도 2010. 7. 24.부터 같은 달 30.까지, 2011. 1. 24.부터 같은 해 3. 4.까지 2회에 걸쳐 D의 생산량 증가에 따라 피고의 직원 2인을 파견하여 D의 업무를 지원하게 하였고, 피고의 직원이 2011. 4.경 D에 도급한 기계설비 중 세척 3호기의 해체 및 청소업무 계획을 수립하고 D에 담당인원 2인을 선정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D 직원들이 피고의 공장에 파견되어 업무를 수행하거나, 피고의 G공장에서 Gang 51호기를 담당하는 D 직원들이 해당업무 외에 피고의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없다.
원고 A은 D에서 생산관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D 직원들의 휴가일정 등을 명시한 주간 근무편성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였다. 피고는 피고 공장의 기계와 그 후속 공정인 D 소속 기계의 작업일정을 2일 내지 7일 단위로 하나의 문서에 함께 표시한 '작업계획(지시)서' 양식을 사용하여 피고의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 중 D에서 후속작업이 필요한 제품들에 관하여 작업을 지시하였고, 피고의 직원은 위 작업계획(지시)서 작성 당시 원고 A이 작성한 근무편성표에 따라 D 소속 기계설비의 가동시간을 "Gang #2, 3 24hr"(Gang 2, 3호기 24시간 가동의 의미이다) 등과 같이 표기하였다(이후 2010. 8.경부터 '생산계획서'라는 명칭의 일부 수정된 양식이 사용되었으나, 기재사항은 종전과 대체로 유사하였다).
D이 도급받은 피고의 기계설비에는 피고의 사내전산망인 'J'에 연결된 POP(Point of Production, 생산실적 관리시스템) 장치가 부착되어 있었는데, D에서 각 기계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위 POP 장치를 통해 피고로부터 공급된 반제품의 주문번호와 규격, 거래처 등을 확인하고 각 기계별 작업(검사)일보에 해당 기계에서의 생산실적을 입력하였다. 피고는 'J'의 전산망을 통하여 D에서 이루어지는 생산실적을 조회할 수 있었고, 피고가 부여하는 주문번호를 통하여 D에서의 공정이력을 추적할 수도 있었다. 생산실적이 저조한 경우 피고의 직원들이 D의 현장관리자를 통하여 연락하였으나, D의 직원들과 직접 통화한 경우도 있었다. 이와 달리 피고가 외주업체에 제품 생산을 발주한 경우, 외주업체의 기계설비는 POP 장치로 피고의 사내전산망과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
피고는 D에 대해 매월 정액의 도급비(2009. 1.부터 같은 달 3.까지는 128,200,000원)를 지급하고 이에 가산하여 D 소속 근로자들의 연장근로수당과 학자금 등을 지급할 뿐 아니라, D이 지출한 전기요금, 가스요금, 폐수처리비용 등도 모두 부담하였다. 이를 위하여 피고는 D으로부터 소속 근로자들의 연장근무, 야간근무 내역을 정리한 근태상황에 관한 자료를 제출받아 도급대가 산정에 반영하였다.
D은 독자적인 취업규칙을 제정하여 원고들에 대한 징계권을 행사하였고, 원고 B를 비롯한 D 소속 근로자들은 2009. 3. 16. 노동조합을 조직하여 D과 2010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2011년도 임금교섭을 진행하였다.
판단
파견법 제2조 제1호의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하고,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형식적이고 명목상 정한 계약형식과 상관없이, 계약 목적 또는 대상의 특정성, 전문성 및 기술성, 계약당사자의 기업으로서 실체 존부와 사업경영상 독립성, 계약 이행에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권 보유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근로관계의 실질을 따져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다(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두7076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앞선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D에 일련의 생산공정 중 일부분을 담당하는 기계설비의 운영만을 도급하였고, D은 피고로부터 주로 반제품 형태의 원자재 및 부자재를 공급받아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무를 수행한 점, D에 도급한 피고의 기계설비에는 피고의 사내전산망과 연결된 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피고가 D의 생산실적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점, D은 피고와의 도급계약 체결 이전에는 알루미늄 제품의 생산에 관한 자본이나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이후에도 기계설비의 소유권을 피고가 보유하고 운영비용도 피고가 부담하여 사실상 수급인인 D의 고유한 자본이나 기술이 투입된 바는 거의 없었던 점, 피고는 D 소속 근로자들의 근태상황을 반영하여 도급대가를 산정하였는데, 이는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의 보수 산정 방식으로는 이례에 속한다고 보이는 점 등 통상적인 도급계약과 달리 피고가 D의 도급계약의 이행 및 원고들을 비롯한 D 소속 직원들의 업무에 일정 부분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있다.
그러나, ① 피고가 D에 도급한 설비 중 Gang 51호기 외에는 모두 D의 I공장에 있어 피고의 기계설비와는 장소적으로 분리되어 있고,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D에 파견되어 근로를 한 사실이 있으나 이와 같은 파견은 도급계약 기간 동안 1년에 평균 1회 남짓에 불과하여 예외적인 현상으로 보이고, 반대로 D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에게 파견되어 피고의 일반적인 업무를 수행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② 도급계약서상 피고는 D이 선정한 현장대리인을 통해서만 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할 수 있고, 실제로도 피고의 직원들은 원칙적으로 현장대리인을 통해서 작업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D 내부의 작업배치 등에 관한 권한은 D 측에서 행사하였고, 주간 근무편성표도 D에서 자체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가 D으로부터 근무편성표를 보고받아 이를 근거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을 넘어서 근무편성표의 작성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거나 피고의 직원들이 그 내용을 검토하여 결재하는 등의 절차를 취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갑 4, 21호증 중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 측 결재란인 우측 상단에 서명이 기재된 문서는 갑 4호증의 5 하나뿐이고, 이마저도 피고 측 직원의 서명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④ 피고가 발주서가 아닌 2일 남짓의 단기간 단위로 작성된 작업계획서의 형태로 D에 업무를 지시하고 POP 단말기를 이용하여 D의 작업현황에 관한 구체적인 보고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작업계획서상 생산대상 물품 및 납기에 관한 사항 외에 구체적인 작업지시로 볼 만한 다른 기재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직원들이 D의 현장관리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개별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작업에 관한 지시를 하거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시정을 요구한 경우는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예외적인 것으로 보이는 점(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는 D의 사무직원인 소외 K나 L에게 전자우편으로 불량품 발생 등에 관한 자료나 지시를 전달하였다는 것이다), ⑤ 피고가 근태상황에 관한 보고를 받아 도급대가의 산정에 반영하는 외에 나아가 D 소속 근로자들의 휴가, 조퇴, 연장근로나 야간근로 등에 관하여 직접 결재권한을 행사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앞선 인정사실 및 갑 9, 10, 16, 17 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들을 포함한 D의 직원들이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의 업무에 종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와 D 간의 도급계약은 근로자파견계약에 이르지 않는 단순한 도급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을 1,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B가 D으로부터 2011. 12. 9. 징계해고된 후 D을 상대로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고,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재심신청도 기각된 사실, 이에 원고 B가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 2012구합23099호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결과 2013. 3. 28. 위 징계해고가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서 무효라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받은 사실, 위 소송이 피고보조참가인인 D의 항소로 현재 서울고등법원 2013누12760호로 계속 중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한편 원고 A이 D에서 근무하던 중 상급자와의 불화 등의 사유로 사측과 갈등을 빚어 오다가 노사합의에 따라 2010. 7. 2. 자진하여 사직한 사실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보면, 원고 A이 D과의 합의로 고용관계를 종료하거나 원고 B가 D에 대해 현재까지 고용관계의 존속을 주장하고 있는 행위는 모두 원고들이 (원고들의 주장에 따를 때 피고의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2010. 5. 2. 이후에도 D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원고들의 이러한 행위는 D과의 고용관계를 부정하고 피고와의 고용관계를 설정할 것을 구하는 이 사건 소와 논리적으로도 양립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나 피고에 대해 고용의 의사표시 및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원고 A의 고용보장 약정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갑 1호증의 1, 2, 을 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 A을 비롯하여 D으로 전직되는 근로자들에 대해 전직의 조건으로 "5년 고용보장"을 제시한 사실, 피고가 D과의 도급계약 당시 계약기간을 5년으로 정한 사실이 인정되고, 한편 원고 A이 D에 입사한 후 2년 2개월 가량 지난 2010. 7. 2.경 권고사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와 D 간의 법률관계가 단순한 민법상의 도급계약의 관계에 불과한 이상, 피고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인인 D과 그 소속 근로자들 간의 고용관계에 관하여 구체적인 인사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 A에게 D에서의 5년간 고용보장을 약정하였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피고의 의무는 D과의 도급계약을 5년간 유지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에 불과하고, D 내부의 문제로 인하여 특정 근로자와의 고용관계가 해소되는 것까지 피고가 방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런데 갑 13호증, 을 1, 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유한회사 D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① 원고 A은 D의 생산관리직원(차장직위)으로 근무하다가 상급자(이사)인 소외 M와의 분쟁으로 인하여 2009년 중 2차례에 걸쳐 감봉 및 정직 1개월의 각 징계처분을 받았고, 이후 생산관리업무에서 PCF 생산업무로 전직처분된 사실, ② 이에 원고 A이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및 부당전직에 대한 구체신청을 한 결과 2010. 1. 28. D과의 사이에 원고 A이 2010. 6. 30.까지 PCF 생산업무를 수행하고 이후 원직으로 복직하는 내용으로 화해가 성립되었던 사실, ③ D 노동조합의 2010년 단체교섭 과정에서 사측은 원고 A의, 노동조합 측은 M의 각 퇴직을 희망하였고, 이에 2010. 5. 18. D 측이 원고 A에 대한 징계 및 전직을 모두 취소하고, 원고 A은 2010. 7. 2.자로 사직하며, 이에 대해 사측은 13개월분 급여 상당액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졌고, 당시 작성된 회의록에는 원고 A도 서명한 사실, ④ 원고 A은 2011. 8.경 위 권고사직에 대하여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D 대표이사 N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으로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에 고소하였으나 2011. 12. 30.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보면, 원고 A은 D 관리직원과의 분쟁으로 인하여 징계처분이 누적된 끝에 자진하여 사직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그 과정에서 피고가 원고 A의 권고사직을 D에 요구하였다거나 권고사직 과정에 관여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피고로서는 D과 5년의 기간을 정한 도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고용보장 약정에 따른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고용보장 약정 불이행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 A의 이 부분 청구는 손해배상의 액수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것도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인식(재판장) 김동휘 유형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