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6. 14. 선고 2012가합2898 판결

주문

1.

피고의 2012. 2. 14. 원고 A에 대한 정직 4월, 원고 B, C에 대한 각 정직 3월, 원고 D에 대한 정직 2월의 각 징계처분이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 A에게 22,154,380원, 원고 B에게 16,390,060원, 원고 C에게 14,830,635 원, 원고 D에게 8,853,660원 및 각 이에 대한 2012. 12. 1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피고 E언론 소속 직원들로서 소외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E본부(이하 '본부노조'라 한다)에 소속되어, 원고 A은 본부노조 본부장으로, 원고 B는 부본부장으로, 원고 C는 쟁의국장으로, 원고 D는 편집국장으로 각 활동하였다.

나.

피고 E언론는 2012. 1. 27.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 A, B에 대하여는 각 정직 6월, 원고 C에 대하여는 정직 5월, 원고 D에 대하여는 정직 4월의 각 징계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들은 위 각 징계처분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E언론는 2012. 6. 21. 특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 A에 대하여는 정직 4월, 원고 B, C에 대하여는 각 정직 3월, 원고 D에 대하여는 정직 2월로 각 징계처분을 감경(이하 이와 같이 감경된 징계처분을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 E언론는 2012. 6. 25. 원고들에 대해 2012. 2. 14.자로 소급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다.

라.

피고 E언론의 사규 중 징계와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호증의 1 내지 3, 5, 을 4, 5, 12호증, 을 13호증의 1 내지 3, 5, 을 1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확인 및 징계기간 동안의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가.

이 사건 징계처분의 사유 가운데 ① 이 사건 파업 참가의 점은, 이 사건 파업이 그 목적이 정당하고 주체와 절차, 수단 및 방법에 있어서도 모두 정당하여 합법적인 파업인 이상 징계사유가 될 수 없고, ② 이사회 방해의 점은 근로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관한 노동조합의 정당한 의사개진의 범위 내에 있는 행위로서 역시 징계사유가 될 수 없으며, ③ 명예훼손 및 직장질서 문란의 점은 노동조합의 정당한 경영권 견제활동 내지 관행적으로 승인되어 온 일상적 조합활동이라는 점에서 징계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없다.

나.

이 사건 징계처분은 이 사건 파업 종료시점으로부터 1년 6월이 경과하고 인사위원회 개최 시점으로부터도 1년여가 경과한 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피고 E언론의 인사규정 제60조에 위반될 뿐 아니라, 징계처분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 원고들의 신뢰를 침해한 것이어서 그 절차적 하자가 중대하다.

다.

가사 원고들에게 징계사유가 있더라도 ① 위 각 징계사실들이 대체로 경미하고 원고들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도 아닌 점, ② 피고 E언론가 공영방송으로서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보장할 의무가 있는 점, ③ 비위사실 발생 후 지나치게 장기간이 경과하여 징계처분에 이른 점 등에 비추어보면, 원고들에 대한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

3.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파업 참가의 점

가)

근로자가 정당한 단체행위에 참가한 것을 이유로 하여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5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파업이 정당한 단체행위에 해당할 경우 그에 참가한 점은 징계사유를 구성할 수 없다.

그리고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할 것인바,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7두12859 판결 참조).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파업이 적법한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로 한다.

나)

살피건대, 갑 3호증의 1, 갑 4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호증의 2 내지 32, 38 내지 48, 을 3호증의 2 내지 11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1)

피고 E언론에는 본부노조 설립 이전에 이미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인 E 노동조합(이하 'E 노조'라고 한다)이 설립되어 있었고, 한편 피고 E언론 내에는 소외 G가 피고 E언론의 사장으로 취임하기 이전부터 친정부적 인사라거나 정치권의 영향력에 의한 소위 '낙하산 인사'라는 등의 이유로 그 임명에 반대하는 직원들이 다수 있었다.

(2)

E 노조는 2009. 11. 24. G가 피고 E언론의 사장으로 취임하자 2009. 12. 2. 'G 사장 퇴진 총파업' 안건에 관하여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였으나 재적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못하여 부결되었다. 이에 E 노조 집행부와 뜻을 달리하는 피고 E언론의 PD 및 기자들을 중심으로 한 근로자 545명이 2009. 12. 18.경 전국언론노동조합에 가입하여 동 조합 E 지부를 설립하였고, 이후 위 지부가 본부노조로 승격되었다.

(3)

본부노조는 설립 직후인 2009. 12. 21. 노보 특보 1호를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2010. 5. 18.까지 총 10회에 걸쳐 노보를 발행하였는데, 그 내용은 대부분 G의사장 취임에 대해 정권에 우호적인 편파방송을 할 우려 또는 예산낭비 등을 들어 반대하는 것이었다.

(4)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본부노조에 피고 E언론와의 단체교섭권을 위임하였으나 피고 E언론는 본부노조가 노동조합법에서 금지하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이 법원 2010. 3. 10.자 2010카합48호로 피고 E언론에 대하여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명하는 가처분결정을 받음으로써 본부노조는 2010. 4. 8. 피고 E언론와의 단체교섭을 개시하였다.

(5)

위 단체교섭 과정에서 본부노조의 단체협약안 가운데 10% 임금인상안에 대하여는 2010. 4. 21. 개최된 총괄 1차회의에서 피고 E언론측 대표단이 임금인상에 대한 협상권을 위임받지 못했다고 주장하여 교섭이 파행되었고, 2010. 5. 4. 개최된 근로조건분과 1차회의에서는 본부노조 측 대표단이 피고 E언론의 소외 H(이하 'I'라 한다)에 대한 컨설팅 용역 의뢰 결과에 관한 설명회를 요청하였으나 피고 E언론측 대표단은 분과회의에서 답변할 내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으며, 그 외에도 본부노조 측은 천막 무단철거에 관하여, 피고 E언론 측은 노보의 명예훼손적 표현에 관하여 서로 상대방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등으로 인하여 교섭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6)

한편, 피고 E언론는 2010. 6.경 I의 컨설팅 용역 결과에 따라 2014년까지 6본부 3센터를 5본부 3센터로 전환하고 1,100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개편안(이하 '이 사건 조직개편안'이라 한다)을 수립하였는데, 이에 대해본부노조는 편성본부를 폐지하고 사장 직속의 편성센터를 설치할 뿐만 아니라 시사 프로그램을 보도본부로 이관함으로써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2010. 6. 1. 'F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강하게 반대하였다.

(7)

본부노조와 피고 E언론 간의 단체교섭은 총 13차에 걸친 교섭 끝에 10%임금인상안에 대하여는 피고 E언론측이 하반기 교섭을 제안하고, 단체협약안에 관하여는 132개 항목 중 80개 항목이 불일치하여 2010. 6. 1. 결렬되었는데, 당시 불일치한 단체협약안 조항 중에는 본부노조의 노동조합활동 보장, 대규모 인사 또는 피고 E언론의 분사나 아웃소싱(외주) 시의 본부노조와의 사전협의, 근로시간 인정 및 법정수당 지급 범위 확대 등 근로조건에 관한 것 외에 본부노조측 인사들이 참여하는 공정방송위원회 및 노사공동위원회의 설립에 관한 것이 있었다. 한편 위 단체교섭 당시 E 노조와 피고 E언론 간의 단체협약에서는 이미 공정방송위원회의 설치가 인정되고 있었다.

(8)

위와 같이 단체교섭이 결렬된 후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010. 6. 11.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0. 6. 25. 노사 간의 의견차가 현격함을 이유로 조정안 제시 없이 조정을 종료하였다. 한편 본부노조는 2010. 6. 7. 파업 찬반투표 실시를 공고하였는데, 위 공고에는 파업의 목적을 "임단협, 공정방송 쟁취와 조직개악 저지"로 기재하였다. 이후 2010. 6. 10.부터 16.까지 실시된 투표에서 재적조합원 중 약 87%의 찬성으로 이 사건 파업이 가결되었다.

(9)

본부노조는 2010. 6. 30. 총파업 공고를 사내 홈페이지에 게시하여 이 사건 파업을 개시한 후, '총파업 지침'을 반복적으로 게시하여 피고 E언론측의 업무복귀명령에 응하지 말 것,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본부노조로 신고할 것 등을 지시하였다. 또한 파업기간 중 노보를 발행하여 본부노조의 입장을 홍보하고 2010. 7. 7.과 같은 달 15., 28. 각각 'J' 등의 제목으로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대외 선전활동을 하였는데, 위와 같은 노보 및 선전활동의 주된 내용은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침해를 이유로 G의 피고 E언론 사장 취임 및 일부 시사프로그램의 폐지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본부노조는 처음부터 G의 사장 취임에 반대하면서 E 노조와 별도로 설립되었고, 이후 이 사건 파업에 이르기까지 주로 방송의 공정성 보장과 G 사장 퇴진 요구를 내용으로 하여 피고 E언론의 직원들을 상대로 한 홍보활동을 전개하여 온 점, 본부노조의 단체교섭 결렬의 주된 원인이 피고 E언론의 조직개편안에 대한 반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파업 과정에서도 단체협약 체결보다는 방송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한 문제제기에 치중하여 여론의 지지를 얻고자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은 방송의 공정성 및 독립성 침해를 이유로 이 사건 조직개편안 및 G의 사장 취임에 반대하려는 것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살피건대, 피고 E언론는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를 정착시키고 국내외 방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하여 방송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방송법 제43조 제1, 2항) 국민들로 하여금 최대한의 언론의 자유를 향유하게 하고 건전하고 민주적인 여론을 형성하여 이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여야 할 것인바,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 E언론의 노동조합이나 그 조합원인 원고들이 피고 E언론에게 방송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언론사로서 피고 E언론의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 · 개선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것이어서, 이와 관련된 요구나 논의는 내부적으로 널리 허용되고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제의 제기 또한 사용자의 인사권 및 경영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인바, 사용자의 재량적 판단이 존중되어야 할 기구 통 · 폐합에 따른 조직변경 및 업무분장 등에 관한 결정권은 사용자의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사항이 될 수 없는 것이고(대법원 2012. 9. 27. 선고 2009도11788 판결 참조), 또한 피고 E언론의 신임 사장에 대해 그의 개인적인 정치적 성향이나 경력이 언론으로서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유지를 저해할 우려가 있음을 들어 방송제작 및 송출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도록 주의를 촉구하거나 이를 견제하는 행위를 넘어, 사장 취임 자체를 원천적으로 반대하면서 그 퇴진 요구를 목적으로 삼아 파업에 나아가는 것은 사용자가 갖는 인사권의 본질적인 측면을 침해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며, 아울러 국가기관에 못지않은 언론기관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고려할 때 언론사 구성원의 파업 등 단체행동은 일반기업에 비하여 제한되지 않을 수 없고, 그 정당성 또한 엄격한 요건과 기준에 의하여 평가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들이 이를 주도한 행위는 피고 E언론의 취업규칙 제4조 및 제5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인사규정 제55조 제1호의 '법령, 정관 및 제규정에 위반하거나 직무상의 정당한 명령에 복종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2)

이사회 방해의 점

살피건대, 갑 9, 15호증, 을 2호증의 1 내지 4, 8의 각 기재, 증인 K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A이 피고 E언론가 2010. 6.경 수립한 이 사건 조직개편안과 관련하여 면담을 요구하였으나 피고 E언론가 이를 거절하였고, 나아가 E노조와 달리 본부노조에 대하여는 조직개편안에 관한 일체의 설명회나 자료제공 등을 행하지 않은 사실, 원고들을 비롯한 다수의 본부노조 조합원들이 2010. 6. 4. 14:00경부터 이사회가 개최되는 회의장 앞 복도에 집결하여 이사들이 들어올 때 북을 치고 구호를 외친 사실, 이사회 개회 직후 피고 E언론의 부사장이 나와서 본부노조 조합원들에게 조용히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이 과정에서 피고 E언론측이 동원한 청원경찰과 본부노조 조합원들 간에 일부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한 사실, 원고 A이 피고 E언론측의 허락을 얻어 이사회에서 발언한 후 본부노조 조합원들은 이사회장에서 철수하였고, 일부가 장소를 옮겨 후속 집회를 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한편 본부노조가 이 사건 조직개편안에 지속적으로 반대의 의사를 표시해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보면, 원고들이 이 사건 조직개편안에 대한 반대의 의사를 전달하는 행위 자체는 본부노조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에 의한 것으로서 본부노조의 업무를 위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할 것이나, 단순한 의견 개진의 범위를 넘어 다 중이 북을 치고 구호를 외치는 등 위력으로 이사회의 정상적인 진행을 방해할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이는 피고 E언론의 취업규칙 제4조 및 제5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인사규정 제55조 제1호의 '법령, 정관 및 제규정에 위반하거나 직무상의 정당한 명령에 복종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3)

명예훼손 및 직장질서 문란의 점

노동조합활동으로서 배포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신용·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그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 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그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또 그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문서의 배포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문서를 작성·배포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8다29123 판결).

한편 을 3호증의 1 내지 16, 20, 을 16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C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본부노조의 노보 발행에 관여하면서 피고 E언론 및 그 사장인 소외 G에 대해 별지 기재와 같이 모욕적이거나 일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기재하여 배포하였고, 같은 내용이 'L' 등 일부 인터넷 언론매체를 통하여 기사화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노보 10호 기재 내용의 경우 실제로 피고 E언론가 그 기재 내용과 같이 휘트니스클럽 회원권 또는 가구를 구입하거나 다수의 비용을 들여 사장실 인테리어 공사 및 각종 행사를 개최한 바 있고, 단지 지출한 금액이 실제보다 과장되었을 뿐이다.

나)

또한, 나머지 노보 기재 내용의 경우에도 신임 사장인 G가 M 출신인 점, 사장 취임 이후 방송프로그램 개편 과정에서 일부 시사프로그램이 폐지된 점, 피고 E언론가 I에 조직개편 관련 컨설팅을 의뢰한 점, 원고들이 피고 E언론의 승낙 없이 설치한 천막을 피고 E언론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임의로 철거한 점 등 그 기재 내용의 중요한 부분이 사실과 부합하거나 당사자 사이에 그 진위 여부에 관하여 별다른 다툼이 없다.

다)

원고 A, B는 2010. 4. 21. '본부노조 단협 출정식 및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2010. 4. 13. 신관 로비에 천막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피고 E언론의 승낙을 얻지 않았고(이후 위 천막은 피고 E언론측이 철거하였다), 원고 A은 2010. 4. 29. 근무시간 중 국회 회의실에서 열린 'N' 행사에 참석하기도 하였으나, 피고 E언론는 천막 설치에 대해 본부노조 측에 유감을 표하는 외에는 위 행위들에 대한 징계요구나 여타의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단체교섭이 결렬될 무렵인 2010. 5. 26.경 노보를 통한 명예훼손의 점과 함께 일괄하여 징계요구를 하는 데 그쳤다.

앞선 법리에 위와 같이 인정되는 사실 또는 사정들, 나아가 언론사로서 독립성 및 공정성이 중시되는 피고 E언론의 특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일부 과장 내지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되었다거나 피고 E언론의 규정에 위반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사실은 징계사유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4)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에 대하여는 이 사건 파업 참가 및 이사회 방해의 점만이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명예훼손 및 직장질서 문란의 점은 징계사유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나.

징계절차의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을 1호증의 1, 2호증의 1 내지 4, 8, 을 3호증의 1, 을 8, 9,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E언론는 2010. 5. 26.에는 명예훼손 및 직장질서 문란의 점에 관하여, 2010. 7. 14.에는 이사회 방해의 점에 관하여 각 원고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였으나 이 사건 파업 참가의 점과 병합하여 처리한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 개최를 연기한 사실, 이후 피고 E언론는 이 사건 파업 종료 후인 2010. 8. 10. 원고들의 이 사건 파업 참가의 점을 이유로 한 징계를 요구하면서도 본부노조와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 중이라는 이유로 노사관계가 안정되는 시점까지 재차 인사위원회 개최를 연기한 사실, 피고 E언론는 2010. 12. 23. 원고들의 징계를 위하여 처음으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이후 원고들의 인사위원회 진행 지연 등을 이유로 2010. 12. 27. 2차 회의를 끝으로 정회한 후, 이로부터 1년여가 지난 후인 2012. 1. 16. 인사위원회를 속개하여 2012. 1. 27. 징계심의를 마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한편 피고 E언론의 인사규정에서 인사위원회가 징계요구를 접수한 후 7일 이내에 심의를 개시하여 1월 이내에 처리하도록 규정(제60조)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인사규정 제60조는 그 문언상으로도 징계요구가 접수된 후의 신속한 징계의결을 도모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훈시규정으로 봄이 상당하여(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누16096 판결 참조)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징계처분이 당연히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E언론의 인사규정 제58조는 징계시효를 2년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징계처분이 원고들의 각 징계대상 행위일로부터 2년 이내에 이루어진 사실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징계처분을 무효로 할 만큼 중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징계양정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징계재량권의 남용 여부에 관하여 고려할 사항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참조).

특히 원고들은 피고 E언론의 인사규정에서 해임 다음으로 중한 정직처분을 받았고, 원고들에 대한 주된 징계사유는 이 사건 파업을 주도하거나 이에 참가하고 피고 E언론의 이사회 개최를 방해하였다는 점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파업의 목적에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공영방송사인 피고 E언론의 직원들이 방송의 공정성과 언론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한 문제제기를 하고 경영진이 이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할 경우 그 시정을 요구하는 것 자체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허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원고들이 이 사건 파업 참가 및 이사회 방해에 이르게 된 동기 내지 경위, 이 사건 파업 참가 및 이사회 방해 과정에서 원고들이 행한 구체적인 행위의 내용, 피고 E언론가 유사한 파업에 대해 과거에 행한 징계양정의 정도, 기타 원고들의 비위행위 이후 이 사건 징계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정황 등을 모두 고려하여야 한다.

2)

한편 앞선 각 증거들에 갑 2호증의 4, 6 내지 13, 을 6호증, 을 13호증의 4, 6 내지 13, 을 14, 18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이 사건 파업의 주체인 본부노조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위임을 받아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피고 E언론와 단체교섭을 수행하였고, 이 사건 파업 전에 노동조합법에 따른 조정신청 및 찬반투표 등의 절차를 모두 거쳤다. 나아가 이 사건 파업 과정에서 폭력이나 파괴행위 또는 사용자인 피고 E언론의 재산권과 조화되지 않는 점거행위 등을 한 사실이 없고, 피고 E언론도 이 점을 특별히 다투고 있지 않다.

나)

피고 E언론는 노사관계가 안정될 때까지 징계절차를 연기한다는 이유로 2010. 12. 23.에 이르러서야 원고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최초로 개최하고 원고들에게 2010. 12. 17.까지 진술서를 제출하도록 통보하였으나, 위 인사위원회는 원고들이 장시간의 발언 등으로 진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2010. 12. 27. 2차 회의를 끝으로 중단되었다. 그러나 피고 E언론는 2011. 1. 18. 원고들에 대한 구두진술 제한에 문제가 없는지 여부에 관한 법률자문을 거친 후에도 수신료 인상에 집중하여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1년 가까이 인사위원회를 속개하지 않다가 2012. 1. 16. 비로소 이를 속개하였다.

다)

본부노조 정책실장으로서 이 사건 파업을 주도하고 이사회 진행을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A, B, C와 함께 A급 징계대상자로 분류되었던 소외 O은 당초 정직 4월의 징계처분을 받았고 이에 원고들과 함께 위 징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재심 과정에서 견책으로 감경되었고, 이에 O은 소를 취하하였다. 반면 원고 D는 당초 B급 징계대상자로 분류되었으나 재심 과정에서 정직처분은 그대로 유지되고 기간만 단축되었다.

라)

피고 E언론는 원고들과 동일한 이 사건 파업 참여 또는 이사회 방해의 점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은 소외 P, Q, R(이상 정직 1월), S, T(이상 감봉 6월), U(감봉 3월), V, W(이상 감봉 2월)에 대해서도 재심을 거쳐 모두 징계처분을 취소하고 주의를 촉구하는 것으로 그쳤고, 이에 원고들과 함께 징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위 소외인들은 모두 소를 취하하였다.

마)

2000년 이후 피고 E언론는 파업 참가 등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단 한 차례만 정직처분을 하였고, 2012. 2. 24. 이루어진 정직 2월 또는 4월의 징계처분의 경우 피징계자가 파업 비참가자의 방송 진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등 노동조합법 제38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한 것을 징계사유로 하였다. 또한 피고 E언론는 E 노조 위원장인 X의 경우 2010. 6. 23.경 수신료 인상안 상정을 요구하며 피켓시위 등으로 피고 E언론의 이사회를 방해한 점에 대해 2012. 2. 14. 견책 처분하였고, 2009. 7. 18.부터 같은 달 25.까지 파업을 주도하고 2009. 1. 22., 23. 2일간 사원 징계에 반대할 목적의 대휴(대체휴가) 투쟁을 주도한 점, 2009. 3. 2.부터 같은 달 5.까지 파업 찬반투표 과정에서 시설물을 무단점거하고 피고 E언론의 업무수행을 방해한 점 등에 대해서도 2009. 9. 1. 감봉 6월의 징계처분을 하는 데 그쳤다.

바)

원고 A, B, D는 이 사건 이전에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었고, 한편 원고 A은 1999년 Y을, 원고 B는 2009년 Z을, 원고 C는 2006년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AA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표창 또는 포상을 받았다.

3)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징계처분은 피고 E언론에서 과거 유사한 파업 참가 또는 이사회 방해를 이유로 하여 행한 징계처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하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파업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에 이르게 된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이사회 방해의 경우에도 그 동기가 된 이 사건 조직개편안에 대한 반대의 의사표시 자체는 노동조합의 통상적인 활동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이 사건 파업은 그 목적 외에는 달리 파업의 주체, 절차 및 수단에서 위법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이사회 방해 또한 폭력적이거나 반사회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원고들 간에도 징계양정의 불균형이 있고, 특히 원고 D의 경우 노보 발행에 관여하였다는 사정으로 인하여 정직처분이 유지된 것으로 보이는데, 노보 발행에 의한 명예훼손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징계사유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들에 대한 징계처분이 파업 종료일로부터도 1년 6개월 가까이 경과한 2012. 1. 27. 처음 이루어졌고, 인사위원회가 지연된 데에 원고들의 일부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2차 회의가 중단된 후 3차 회의가 개최되기까지 약 1년간은 피고 회사가 징계절차를 지연한 데 합리적인 이유를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들로서는 노사화합 등의 차원에서 징계처분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 E언론가 이 사건 소송계속 중 원고들에 대한 징계처분을 한 차례 감경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결한 재량권의 남용으로서 무효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인 이상 피고 E언론는 원고들에게 위 징계처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한편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원고 A이 22,154,380원, 원고 B가 16,390,060원, 원고 C가 14,830,635원, 원고 D가 8,853,660원의 급여를 각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 E언론는 원고들에게 위 각 급여 및 이에 대하여 그 각 급여지급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피고 E언론가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을 송달받은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2. 12. 1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인식(재판장) 김동휘 유형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