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할부금융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다.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은 피고와 이른바 “오토플래너(Auto planner)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다음 표 기재 각 근무기간 동안 자동차 관련 금융상품 판매원(이하 ‘판매원’이라고 한다)으로서 피고의 자동차 구입자금 대출, 자동차 리스, 렌트 등 자동차 관련 금융상품의 취급업무를 수행하다가 각 근무기간 말일에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선정당사자)
원고 등은 계약의 형식에 불구하고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 등에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정한 퇴직금으로서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금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등의 각 퇴직일 익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 등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에 불과하므로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퇴직금 지급의무는 없다.
판단
원고 등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갑 1 내지 3, 6, 8 내지 12, 16 내지 19, 21 내지 29호증, 을 1, 2, 6, 7,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을 8, 9호증의 각 일부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아래 인정사실에 반하는 을 8, 9호증의 각 일부 기재는 이를 믿지 아니하며, 갑 4, 5, 7, 13 내지 15, 2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아래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피고가 원고 등과 체결한 “Auto planner 업무위임계약”의 주요한 내용은 별지 3과 같다.
피고는 피고의 정직원들에게 6자리 숫자의 사번을 부여한 반면, 원고 등과 같이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한 판매원들에게는 “m + 6자리 숫자” 형태의 번호를 부여하였고, 이를 통하여 피고의 사내전산망에 접속하도록 하였으며, 판매원들은 피고의 사내전산망에서 피고가 I 대리점에서 제공받은 신차 출고현황 관련 정보를 전달받고, 또한 판매원들 자신의 업무실적이나 장래의 업무계획에 관한 정보를 입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를 입력하지 않거나 지연하여 입력하는 경우에도 피고가 징계 등 특별한 제재 조치를 취하지는 아니하였다.
원고 등은 피고가 할당한 I의 수 개의 대리점을 영업구역(이른바 ‘거점’)으로 하여 그곳을 중심으로 위임받은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 등과 같은 판매원들의 업무는 할당된 대리점에서 차량을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피고의 자동차 관련 금융상품을 이용할 것을 권유하고, 고객이 이에 응할 경우 성명, 주민번호 앞자리, 차량의 종류 등의 정보를 제공받아 대출한도 등을 조회하고 여신거래에 관련된 서류를 징구하여 피고에게 대출 승인에 관한 결재를 상신하는 것이었는데, 지점에 따라서는 판매원들에게 그 밖에 문자메시지 발송 등 판촉 업무를 지시하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의 정직원들 중 일부도 판매원들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판매원 또는 거점별로 시장점유율이나 인수율(특정 거점의 출고금액 대비 담당 판매원의 취급금액) 등의 실적을 집계하였고, 피고 산하의 지점에 따라서는 판매원별로 인수율이나 할부판매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실적 우수자에 대하여는 포상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 등에 대하여 실적에 비례한 수수료를 지급하였는데, 이 경우 수수료율은 해당 거점의 과거 시장점유율과 인수율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결정되어, 해당 판매원에게 배정된 거점의 시장점유율이 회사 전체의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경우 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았고, 반면 이전 반기(半期)의 실적이 많을수록 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았으며, 해당 거점의 인수율이 낮을수록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되었다. 그러나 수수료율의 저하에 따른 수당 지급액의 감소 외에 피고가 실적 부진에 대해 징계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사실은 없었다. 피고는 그 외에 판촉비, 초기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수당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판매원들에게 사무실과 컴퓨터, 비품, 명함 등을 제공하였으나, 외근에 소요되는 교통비, 이동통신비 등은 각 판매원들이 부담하였다.
피고는 판매원들에게 신상품 출시, 기존 상품내용의 변경, 관계법령 등에 관한 정보제공을 위한 교육이나 성희롱 예방교육 등을 수시로 실시하였다.
원고 등의 판매원들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아니하였고, 오전에 실시되는 교육이나 회의에 참여할 것 또는 오후의 전산망 접속 마감 시간을 사내전산망에 설치된 메신저를 통하여 알리는 외에는 피고가 판매원들에 대한 근태관리를 실시하지도 않았다.
피고는 원고 등에게 앞서 본 수수료 외에 별도의 고정급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원고 등에 대한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원고 등을 제외한 피고의 다른 판매원들 중 일부는 세탁소, 소매점, 부동산임대업 등 금융상품 판매와 무관한 별도의 영업을 겸업하기도 하였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여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를 전제로 앞선 인정사실에 관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 등 판매원들에게 영업구역을 배분하고 업무의 주된 내용을 정하였던 점, 원고 등이 위임업무를 임의로 양도하거나 재위임할 수 없고,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점, 피고의 일부 정직원들도 원고 등과 유사한 판매원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피고의 지점에 따라서는 판매원들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실적 달성 여부를 점검하기도 하였던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 등이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정도 있다.
그러나 한편,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고 등이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종속적인 지위에서 피고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바, 결국 원고 등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원고 등에 대하여 적용되는 업무위임계약은 수임인의 일반적인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나 이에 준하는 보안관련 규정 등 일반적인 규정의 준수의무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있고, 계약위반에 대한 제재조치로서 계약해지 또는 손해배상 외에는 달리 징계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도 않은 등, 이를 취업규칙과 같은 성격의 것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 등이 체결한 계약의 문언상 피고가 위임하는 업무는 자동차 관련 금융상품의 판매나 이에 부수된 업무로 한정되어 있다고 보이고, 달리 피고가 원고 등에게 그 범위를 넘어선 업무를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할당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다) 원고 등은 주로 I 영업점들을 중심으로 외근을 하였고, 외근 업무 수행 중에는 업무수행의 순서, 시간, 구체적인 업무의 방법 등에 있어 상당한 재량을 누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고가 판매원들의 영업목표를 정하거나 실적을 집계하여 관리한 등의 사정은 보이지만, 이는 수수료의 지급 등 업무위임계약의 이행을 위해서도 불가피한 조치로 보이고, 달리 피고가 원고 등의 개별적인 외근업무 수행에 있어 상당한 수준의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원고 등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가 거점을 일방적으로 변경 또는 회수하였다거나 복장을 제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 등의 시장점유율이나 인수율에 따라 수수료율이 차등 적용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실적에 비례하여 수당을 지급받는 계약의 속성상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근태불량이나 업무상의 지시불이행 등을 이유로 수수료율을 삭감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가 원고 등에 대하여 교육이나 회의를 실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품 안내나 업무위임계약에 정한 최소한의 준수사항(성희롱 예방 규정 등) 등에 관한 정보전달을 위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교육이나 회의에 불참하였음을 이유로 판매원들에 대하여 제재조치를 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피고가 원고 등에게 일정한 사무실과 컴퓨터 등을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 등이 사무실에서 이탈하는 데 피고의 허가나 승인을 요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아 이는 업무 효율성을 위한 단순한 편의의 제공에 불과하다고 보이고, 사내전산망을 통해 교육이나 회의 일정을 전달하거나 실적을 입력하게 하는 방법 외에는 특별히 판매원들의 출․퇴근, 휴가사용 여부 등을 감독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판매원들은 사업소득세율을 적용받고 이른바 4대보험에도 가입하지 아니하여 실적 여하에 따라서는 피고의 정직원들보다도 고수익을 누릴 수 있었는바, 원고 등이 이러한 사정을 인식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수반하는 이익을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에 따라 포기한 것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등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는, 그 액수의 당부에 관하여 살필 필요도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인식(재판장) 김동휘 유형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