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프랜차이즈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C(이하 'C회사'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 경영 및 음식점 프랜차이즈업을 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6. 2. 중순경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안양종합운동장 부근의 상호불상의 호프집에서 피해자 D에게 "C회사에 2억원을 투자하면 매월 이자로 550만원을 주고, 1년 후에는 수익금의 20%를 주겠다"라고 하고, 사업설명 및 투자계약서를 보여주면서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은 모두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사용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사실 당시 피고인은 약 3,500만원 상당의 전세자금 대출금 채무, 약 1,000만원 상당의 삼성생명 대출금 채무, 약 4,000만원 상당의 신용보증기금 대출채무도 변제하지 못하고 있고, 프랜차이즈 사업과 관련해서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서울서부지방법원 2006고약19804 근로기준법위반) 등 자금사정과 회사경영이 어려운 상태여서 위 투자금을 받아 기존의 다른 채무를 변제하거나 개인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2억원을 받더라도 이를 자신의 사업에 투자하거나 사업수익금으로 피해자에게 매월 550만원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06. 3. 13.경 1억 5,000만원, 2006. 4. 21. 4,600만원을 위 C회사의 통장으로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피고인의 변소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계약내용에 부합하게 C회사의 프랜차이즈 사업 용도로 사용하였고, 피해자에게 약정한 수익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2006. 7.경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가 급랭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사정변경으로 사업환경이 악화되었기 때문으로, 피고인이 처음부터 투자금을 편취할 의사는 없었다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
판단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과 증인 D의 법정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C회사의 주 종목이었던 'E' 가맹사업이 부진하여 수익이 별로 없었던 반면, 금융기관에 8,500여 만원 등 채무를 부담하고 있고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등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투자받은 직후 두 달간만 약정한 수익금을 지급하였을 뿐 그 이후에는 수익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였고, 2006년 말에는 사업이 완전히 부진에 빠져 C회사의 직원들이 모두 퇴사하고, 2007. 7.경에는 임대료도 내지 못해 사무실에서 퇴거하게 되었으며, 결국 2010. 4. C회사를 폐업하기에 이른 사실은 인정된다(한편, 검사는 피해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피고인이 직원들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라고 공소사실에 기재하였지만,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5. 8. 10.부터 2006. 2. 18.까지 북한외식사업부 팀장으로 근로하다 퇴직한 F의 2006. 1. 및 2006. 2.분 임금 합계 1,700,000원을 지급하지 않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서울서부지방법원 2006고약19804호로 벌금 200,000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사실만 인정될 뿐 F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에 대하여 임금을 체불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F에게 임금을 체불한 이유가 자금 사정 때문이었는지도 명백하지 않다).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의 재산적 처분행위가 피고인이 도모하는 사업의 성패 내지 성과와 밀접한 관련 아래 이루어지는 이른바 '투자금 사기'의 경우, 단순히 피고인의 재력이나 신용상태 등을 토대로 기망행위나 인과관계의 존부를 판단할 수는 없고, 피해자가 당해 사업과 관련하여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게 된 구체적 경위, 당해 사업의 성공 가능성,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의 사용용도, 사업이 실패하게 된 원인 등 모두 종합하여 피고인의 편취의사를 일반적,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같은 증거들과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1 내지 13호의 각 기재, 증인 G의 법정진술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2004. 2. 경 'E' 가맹사업을 시작하였는데, 북한 식자재를 이용한 북한음식사업이 유망할 것이라는 전망 아래 북한음식전문 분식점 가맹사업도 같이 진행하기로 하고 2005. 8. 10. 위 F을 북한 외식사업 팀장으로 고용한 다음 2005. 10.경부터 사업설명회 등을 통해 북한음식전문 분식점 'H' 가맹사업을 홍보하는 등 사업을 시작하게 된 사실, 한편, 당시는 지금과 달리 북한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았고, 북한음식도 사회적인 관심을 끌어 KBS '남북의 창', '무한지대 큐', MBC '공감 특별한 세상', SBS '모닝와이드' 등 공중파 TV 프로그램과 조선일보, 매일경제신문, 국민일보 등 신문에 'H' 등 북한음식점이 소개되고 사업이 유망할 것이라는 전망도 실릴 정도였던 사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2006. 2.경 지인을 통해 피해자를 소개받고 C회사의 사업 개요를 설명하면서 홍보차원에서 사무실을 서울로 이전하고 직영점을 새로 설치하는 등으로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고(피해자도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투자금의 용도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하였다.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25쪽 참조), 피해자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1억 9,600만원을 투자받은 사실, 피고인은 투자금 일부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기는 하였지만, 사무실 이전, 직영점(I) 임대 및 공사비용, 창업박람회 등 홍보비용, 직원 급여, 거래처 대금 지급 등 대부분 사업 관련 비용으로 지출한 사실, C회사는 피해자로부터 투자받은 이후 J, K, L 등 3개의 가맹점을 모집하였는데, 2006. 7. 경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제대로 가맹점을 모집하지 못하였고, 결국 2006년 말에는 H 사맹사업을 포기하기에 이르러 직원들이 모두 퇴사하고 2010. 4. 폐업하게 된 사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005. 5.분과 2005. 6.분 수익금 각 5,500,000원씩은 제대로 지급하였고, 그 후 2012. 8. 1.까지 40회에 걸쳐 합계 55,750,000원을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해 온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에는 피고인이 가맹사업을 하려던 북한음식 관련 사업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끄는 등 성공 가능성이 분명히 있었던 점, 피고인이 투자금을 피해자와 약정한 용도인 사무실 이전, 사업 홍보 등으로 대부분 사용하였고 실제 H 가맹점 사업을 실제로 수행하며 가맹점 모집 확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 점, 피고인의 사업 실패의 원인을 북한 미사일 발사로 온전히 돌릴 수는 없지만 이로 인하여 북한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수그러져 그 여파로 북한 음식에 대한 관심도 꺾였을 것임은 명백한 이상, 피고인이 예측하지 못한 중대한 사정변경으로 사업 환경이 달라져 결국 사업 실패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 점, 무엇보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수익금 명목의 금원을 조금씩이나마 지속적으로 지급하여 2012. 8. 1.까지 40회에 걸쳐 합계 55,750,000원을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가항과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피해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처음부터 편취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기로 한다.
판사 서형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