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16조 제1항 제1호, 제6호는 "규약의 제정과 변경에 관한 사항" 및 "연합단체의 설립·가입 또는 탈퇴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두고 있으나, 같은 법 제17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D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의 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 한다) 제17조와 제23조는 총회의 의결사항과 대의원대회(같은 법에 규정한 대의원회의 성격을 가진다)의 의결사항을 명백히 구분하고 있으며, 이 사건 규약 제23조는 "규약, 규정의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과 "연합단체의 설립, 가입 또는 탈퇴에 대한 사항"은 총회가 아닌 대의원대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합의 대표자인 피고인이 대의원대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1. 4. 27.부터 2011. 4. 28. 사이에 이 사건 조합 총회를 개최하여 대의원대회의 의결사항으로 이 사건 규약에 규정된 "연합단체의 설립, 가입 또는 탈퇴에 관한 사항"을 총회 의결사항으로 변경하는 규약 변경 안건을 상정하여 재적조합원 중 62.18%의 투표와 투표조합원 중 80.18%의 찬성으로 가결시킨 것(이하 '이 사건 총회 결의'라 한다)은 위법하며, 이에 대하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장이 2010. 9. 1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이 사건 총회 결의에 대한 시정명령 의결을 받은 다음 2010. 12. 3. 이 사건 총회 결의를 2011. 1. 5.까지 시정하도록 명령한 것(이하 '이 사건 시정명령 처분'이라 한다)은 적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이 위와 같이 행정관청으로부터 이 사건 시정명령 처분을 받고도 30일 이내에 그 내용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인정하면서도(노조법 제93조에 의하면 행정관청의 노동조합 결의에 대한 시정명령을 30일 이내에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시정명령 처분의 적법성 여부가 불명확하다는 이유 등으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잘못이 있다(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시정명령 처분은 적법하며, 비록 이 사건 시정명령 처분의 적법성을 다투는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그러한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시정명령 처분의 적법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거나, 피고인이 그 명령에 위반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판단
관련 법리
행정관청의 처분을 위반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이 적법한 것이어야 하고, 그 처분이 당연무효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것이 위법한 처분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처분을 위반한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6도7689 판결, 대법원 1996. 7. 12. 96도1237 판결 등 참조).
한편 노동조합이 그 규약에서 총회와는 별도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두고 총회의 의결사항과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을 명확히 구분하여 정하고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총회가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해진 사항을 곧바로 의결하는 것은 규약에 반하나, 규약의 제정은 총회의 의결사항으로서(노조법 제16조 제1항 제1호) 규약의 제·개정권한은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되는 총회의 근원적·본질적 권한이라는 점, 대의원회는 그 규약에 의하여 비로소 설립되는 것으로서(노조법 제17조 제1항) 대의원회의 존재와 권한은 총회의 규약에 관한 결의로부터 유래된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총회가 규약의 제·개정결의를 통하여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두고 '규약의 개정에 관한 사항'을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한 경우라도 이로써 총회의 규약개정권한이 소멸된다고 볼 수 없고, 총회는 여전히 노조법 제16조 제2항 단서에 정해진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규약의 개정에 관한 사항'을 의결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두6063 판결).
당심의 판단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조합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장을 상대로 이 사건 시정명령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1심(서울행정법원 2011구합5469)과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1누31828)에서 패소하였으나, 2014. 8. 26. 이 사건 시정명령 처분이 위법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선고된 사실이 인정된다(대법원 2012두6063).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시정명령 처분의 적법성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사실 또한 인정하기 어려우며,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고, 이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인숙(재판장) 현의선 엄상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