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원심은 E이 피고인과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① E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고용되어 2010. 2. 1.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에 입사한 이후 매일 상시적으로 출근하며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점, ② 매월 150만 원의 고정적인 보수를 받았으며, 급여에 대한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고, 4대 보험에 가입되었으며, 피고인이 발급해 준 사원증에 "운영부 부장 E"이라 되어 있고, 명함에 "주차관리 이사"의 직위가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원심이 E의 근로자성을 부정한 근거인 "E이 H주차장을 운영한 사업자라는 사실인정"은 E이 근로자라는 사실과 양립가능한 사실인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E에게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이 인정됨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근로자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무죄판결을 한 잘못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양천구 C에서 상시근로자 300명을 고용하여 운수업체인 D를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0. 2. 1.부터 2012. 8. 1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E의 2012. 7. 임금 150만 원, 2012. 8. 임금 150만 원, 퇴직금 300만 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2. 8. 초순경 해고 예고 없이 근로자 E을 해고하면서 30일분 통상임금인 150만 원 이상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E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
원심은 E이 피고인과 사용·종속 관계에 있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검사는 E이 피고인과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라며 항소하였으므로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E을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E은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에 대한 지분을 보유한 자로 2008년경 F이 구로구청으로부터 장기 임차한 서울 구로구 G 소재 H주차장(이하 'H주차장'이라 한다)을 W와 동업관계로 운영하고 있었다(2006년경 W와 E이 임차보증금 1억 8천만 원으로 하여 F으로부터 H주차장을 임차하였는데, 그 중 E이 3천만 원을 투자하였다. 수사기록 81-86면 등 참조)
피고인은 H주차장을 그가 운영하던 D의 버스차고지로 사용하고자 2008. 7. 31.경 당시 H주차장 대표였던 E과 사용기간을 2008. 8. 1.부터 2009. 7. 31.까지로 정하여 주차장사용계약을 체결하였다.
E은 F 대표 I과 분쟁으로 2009년 초 H주차장 대표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피고인은 2009. 1. 5.경 F의 사주이자 H주차장의 새로운 대표인 I과 사용기간을 2009. 1. 14.부터 2011. 1. 13.까지로 정하여 차고지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주차장사용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이후 피고인과 I 사이에 H주차장에 관한 임대차계약 및 운영권과 관련되어 분쟁이 발생하였고(피고인과 I은 2009. 4. 24. 또다시 H주차장에 대한 주차장사용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에 규정된 임차기간, 차임 등이 위 2009. 1. 5.자 임대차계약과 달라 위 두 계약 중 어느 것이 더 우선하는지 여부 및 부가가치세 납부문제 등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I 사이에 분쟁이 있었고, I은 2010. 2. 28.자로 H주차장에 대한 임대차계약이 만료되었다고 주장하며 D 소속 시내버스의 H주차장에 대한 출입을 막으려고 시도하였다. 수사기록 61면-63면 등 참조), 피고인은 위 분쟁과 관련한 법적 조치 및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F 관계자들을 잘 알고 있기도 하고 I과 송사도 있었던 E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E은 2010. 2. 12.경부터 D 소속으로 4대 보험에 가입되었고, 이후 D로부터 2012. 7. 10.경까지 월 150만 원씩을 지급받았다(근로계약서는 작성되지 않았다).
한편 D는 2010. 2. 23.경 J와의 사이에 영업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였고, J 소속 버스 등 자산 일체와 영업권을 인수하고 직원들을 승계받았다.
E은 2010. 4. 28.경 D의 관리이사 직함으로 D 소속 버스의 H주차장 출입을 막은 I을 비롯한 F 관계자들을 서울구로경찰서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등 H주차장 관련 분쟁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였다.
E은 2010. 8. 11. J 대표이사 K(앞서 본 바와 같이 D가 J의 영업권을 양수하였으나, 아래 차고지는 J의 소유였다)과 사이에 서울 양천구 L 소재 차고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보증금 1,000만 원을 지급한 이후 위 차고지에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내고 비용을 들여 'M주차장'이라는 상호로 주차장(이하 'M주차장'이라 한다)을 설치하여 약 1년간 운영하였고, J에 차임으로 월 100만 원씩을 지급하고(D가 종래 J에게 12억 원을 대여한 바 있는데, 위 대여금채권에 대한 이자 명목으로 D가 E로부터 위 차임을 수령하였다), 나머지 주차장 운영 수입은 E이 가졌다.
위 J 차고지는 2011. 8. 31.경 공매로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되는 바람에 E이 설치, 운영하던 M주차장은 같은 해 10월경 폐업하였다.
E은 D로부터 직위가 '운영부 부장'으로 기재된 사원증, 직함이 '주차관리 이사'로 기재된 명함 및 재직증명서(직위는 사원, 근무기간은 2010. 2. 12.부터 2012. 4. 6.까지로 기재됨)를 발급받은 바 있다.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과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고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은 원래 피고인에게 H주차장을 버스차고지로 임대하는 등 H주차장을 운영하던 사업자였던 점, ② 피고인은 E을 D 직원으로 등록하고 월 150만 원의 고정급을 지급한 이유에 대하여 E이 I에 대한 고소대리 업무 등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D 직원의 외관을 갖추는 것이 좋다고 하여 그와 같은 외관을 취한 것 뿐이라고 주장하는바, 실제로 E은 주차관리이사로 기재된 명함 및 운영부 부장으로 기재된 사원증을 가지고 2010. 2.경부터 I에 대한 업무방해 고소대리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0. 5.경 I 등이 업무방해로 약식기소되어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는 점(서울남부지법 2010고약9577, 2010고단1740, 2010노2217, E은 위 송사 업무를 2011. 11. 무렵까지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형사재판의 특성상 기소된 이후 업무는 검사가 주로 진행하였고, 피고인은 위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에서 1차례 증인으로 출석한 흔적만 보인다), ③ E은 I에 대한 약식기소가 이루어진 이후인 2010. 8.경 M주차장 부지를 J로부터 임차하여 자신의 비용으로 M주차장을 설치하고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2011. 10.경까지 운영하였고, 차임 월 1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은 E이 개인적으로 가진 점(E이 월 150만 원 급여를 받는 근로자라면 위 주차장 수입은 피고인에게 전부 보고하고 전달하였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E은 피고인의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였다는 강한 의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④ 피고인의 150만 원이라는 월 급여는 피고인의 직함 "부장 또는 관리이사"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금액인 점(이에 대하여 E은 피고인의 지시로 M주차장을 운영하면서 월 차임을 제외한 수입을 '성과급'조로 받은 셈이며, 그 성과급과 월 급여를 합하면 월 200만 원-250만 원 정도로 직급에 맞는 임금이라 주장하나, 2010. 8. M주차장 운영 전이나, 2011. 10. M주차장 폐쇄 이후에는 E이 주장하는 '성과급'이 없었음에도 이에 대하여 E이 직급에 맞는 임금을 달라며 피고인에게 어떠한 항의나 이의를 하였다는 자료가 없다), ⑤ 2011. 10.경 M주차장이 폐쇄된 이후 E이 D와 관련된 업무를 하였다는 정황이 보이지 않는 점(이에 대하여 E은 M주차장 폐쇄 이후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H주차장 확보 업무 등을 수행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기록에 의하면 E이 앞서 본 F에 가지는 3천만 원 상당의 지분을 무기로 스스로 H주차장에 자신의 컨테이너를 가져다 놓고 주거한 사실만 엿보일 뿐이고, 2011. 3.경 양천차고지 등을 확보한 피고인이 구태여 E에게 H 주차장을 인수하라는 지시를 내릴 이유가 없어 보인다. 수사기록 144-146면, 161면 등), ⑥ E이 2010. 2. 12.경 이후 D 사무실에 자리를 배치받은 적이 없고, 임직원 보고나 결재에 참여한 바도 없으며, 출·퇴근에 대한 규제, 인사관리나 근태관리도 이루어지지 않은 점, ⑦ E이 피고인에게 단체협약에 따른 임금인상 등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한 사실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E이 피고인의 지휘·감독 하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인숙(재판장) 현의선 엄상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