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조합원에 대한 교육·지원사업, 신용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85. 10. 1. 피고에 입사하여 2007. 8. 1.부터 2011. 2. 13.까지 피고 B사업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한 근로자이다.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의 감사 지적사항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이하 '농협중앙회'라고만 한다)는 2011. 5. 24.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피고의 B사업본부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하여 '원고가 사적인 용도로 법인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하였다'고 지적하였다.
농업중앙회는 현장 감사 단계에서 원고의 법인카드 부당결제 내역이 총 229건(합계 22,427,000원)이라고 확인하였다가, 이후 원고의 추가 소명을 받아들여 총 217건(합계 19,427,000원)으로 정정하여 감사 결과 통보서를 작성하였다.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처분 및 형사절차 진행
피고는 2011. 6. 17. 원고에 대하여 직권정지 및 자택 대기발령처분을 하였고, 같은 해 9. 1. 대기발령장소를 사무소로 변경하였다(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
한편, 피고는 2011. 7. 19. 원고가 법인카드를 부당사용하여 피고에게 22,427,000원의 손실을 발생시켰다는 이유로 원고를 형사고발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같은 해 12. 26. 피고의 고발내역 중 1,028,000원에 대하여는 업무상 배임혐의를 인정하였으나 기소유예처분을, 나머지 금액에 대하여는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2. 2. 7. 서울고등검찰청에 항고하였으나 같은 해 8. 3. 항고가 기각되었고, 같은 해 8. 14. 서울고등법원에 한 재정신청도 같은 해 11. 1. 기각되었다.
농협중앙회의 징계요구
원고에 대한 형사절차가 종결되자 농협중앙회는 2013. 1. 18. 피고에 대하여 '징계(변상)요구 의결사항'을 통보하였고(이하 '농협중앙회 의결사항'이라 한다), 이는 피고에게 같은 달 22일 도달하였다.
농협중앙회 의결사항은, ① 원고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부당사용한 내역은 총 10건(합계 1,028,000원)이고, ② 법인카드의 매출전표를 각 부서에 임의로 분배하여 비용을 집행한 행위 등이 피고 복무규정 제3호 및 임직원행동강령 제7조에 위반되어 견책으로 양정한다는 내용이었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 및 변상처분
피고는 2013. 3. 7. 원고에 대한 징계 및 변상안건을 같은 해 3. 13.자 피고의 인사위원회(이하 '인사위원회'라고만 한다)에 부의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는 그 무렵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발송하였으나, 원고는 같은 해 3. 11. 진술포기서를 제출하였다.
인사위원회는 2013. 3. 19. 2차 회의에서 원고에게 농협중앙회의 감사결과 통보금액인 19,427,000원 등에 관한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하기로 의결하였고, 이에 원고는 같은 해 3. 28. 인사위원회에 소명자료를 제출하였다.
인사위원회는 2013. 3. 29. 3차 회의에서 기존 부의 안건을 수정한 뒤, 원고에 대하여 ① B사업과 관련이 없는 사적인 식사 등으로 법인카드를 총 217건(합계 19,427,000원) 사용하고, ② 법인카드 매출전표를 각 부서에 임의로 분배하여 비용을 집행하도록 지시하는 등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 및 19,427,000원의 변상처분(이하 '이 사건 변상처분'이라 한다)을 각 의결하였다.
원고는 2013. 4. 19.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같은 해 5. 3. 재심청구가 기각되었다.
관련 규정
별지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 7, 8, 10호증, 을 1 내지 12,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본 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 및 2011. 9. 1.자 대기발령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 등'이라 한다)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살펴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취지를 더하면, 피고의 직원급여규정 제8조에서 '정직기간 또는 대기발령기간 중인 직원은 고정급여의 100분의 40만을 급여로 지급받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의 인사규정 제71조에서 '정직기간에 18개월을 가산한 기간, 대기발령기간에는 승진임용이 제한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정직처분 등으로 임금의 일부를 받지 못하거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
그런데 원고는 비록 이 사건 정직처분 등에서 정한 징계기간이 도과하였다 할지라도 그 처분의 무효 여부에 관한 확인을 받음으로써 위와 같은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가장 유효적절하게 제거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 등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대기발령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하였으면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부의하여야 함에도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장기간 대기발령상태에 놓아두었는바, 이는 피고의 인사규정 제84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판단
원고는 2011. 6. 17.자 대기발령과 2011. 9. 1.자 대기발령을 구분하여 각 무효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2011. 9. 1.자 대기발령은 2011. 6. 17.자 대기발령에서 대기장소만 자택에서 사무소로 변경하는 내용에 불과하고, 그 외에 다른 사항은 변경된 바가 없으므로 전체를 하나의 대기발령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이 하나의 처분임을 전제로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판단한다.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므로,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등 참조). 한편, 대기발령 등의 인사명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조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6483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이 적법한지를 살펴보건대, 이 사건 대기발령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비위행위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피고 인사규정 제62조 제1항 제3호, 제82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직권정지 상태인 원고에 대하여 내려진 것이므로 그 개시가 피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을 1,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법인카드 부당사용 행위가 언론에 보도되자 조합원들이 수사기관에 원고의 엄벌을 요구하는 진정을 하는 등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점, ② 피고가 원고를 2011. 7. 19. 형사고발함에 따라 진행된 형사절차가 2012. 11. 1.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종결된 점, ③ 위 형사절차에서 원고가 사적으로 법인카드 사용했다는 혐의가 일부 인정된 점, ④ 농협중앙회는 형사절차가 종결되자마자 2013. 1. 18. 피고에게 원고의 징계를 요구하는 의결을 통보하였고, 피고도 같은 해 3. 29. 원고에 대한 징계를 의결한 점 등을 고려하면, 징계권자인 피고가 사회적인 파장을 고려하여 신중을 기하기 위해 형사절차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원고를 대기발령상태에 두고 징계절차를 개시하지 않은 것은 그 재량권의 범위에 속한 것이어서 정당하다 할 것이고, 달리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게 장기간 계속되어 위법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정직 및 변상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인사위원회의가 원고의 법인카드 부당사용 금액을 '1,028,000원'에서 '19,427,000원'으로 증액하여 심의하면서도 사전에 원고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는바, 이 사건 징계에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
원고가 법인카드를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 및 변상처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한 것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징계절차의 하자에 관한 판단
징계절차에 대한 재심절차는 원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처분절차를 이루는 것으로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징계과정 전부에 관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래의 징계과정에 절차위반의 하자가 있더라도 재심과정에서 보완되었다면 그 절차위반의 하자는 치유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다36123 판결, 1981. 6. 9. 선고 80다176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징계위원회에서 변명할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면 그 부분 절차상의 흠이 있다 할 것이나, 재심을 요청하고 그 재심징계위원회에 출석함으로써 징계사유를 알게 되어 그에 대하여 변명할 기회를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였다면 위 재심절차와 앞의 징계절차는 그 전체가 하나의 징계절차를 이루는 것이어서 결국 위 징계절차는 전체적으로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2339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살펴보건대, 을 8,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인사위원회가 여러 차례 회의를 하면서 원고에게 출석을 요구하고 2013. 3. 19.에는 19,427,000원의 사용에 관한 소명자료 제출도 요구한 점, ② 그러나 원고가 소명자료만 제출한 채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하지 아니한 점, ③ 원고가 2013. 5. 3.자 재심 인사위원회에 관한 출석통지서를 받고도 출석을 포기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은 원고에게 적절한 소명기회를 부여하는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달리 이 사건 징계절차에 하자가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을 5,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임직원은 업무수행을 위한 예산을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피고의 임직원행동강령 제7조), 비용을 지급하고자 할 때에는 금액, 비목, 지급사유, 계산근거, 지급년월일 등을 명확하게 기재한 지급회의서를 작성하여야 하는 점(피고의 기획규정 제27조), ② 그런데 원고는 2007. 8. 1.부터 2011. 2. 13.사이에 법인카드를 사용하면서 그 매출전표를 B사업본부의 각 부서에 배분하여 회계처리토록 지시하는 등 비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한 점, ③ 예컨대 원고가 주식회사 삼원종합주택에서 식사를 하고 법인카드를 사용한 경우, 그 회계처리계정이 '경상개발비, 차량비, 복리후생비, 시장개척비' 등으로 제각각 다르고, 집행부서도 생산팀, 관리팀, 품질관리팀 등으로 다른 점, ④ 또한, 원고가 사적인 법인카드 사용으로 시인한 내역은 휴일에 사용하였거나 원고의 주거지 부근의 식당에서 사용한 경우이거나 주거지 부근에서 병원비를 결제하거나 백화점 등지에서 화장품을 구매한 경우 등으로 B사업본부장의 업무와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⑤ 농협중앙회의 현장 감사 당시 이러한 비정상적인 사용 유형을 정리한 총 476건(50,740,736원)의 사용내역을 원고에게 제시하였고, 원고가 그 중 229건(22,427,223원)에 관하여 업무와 무관하게 사적으로 사용하였음을 시인하고 자필로 확인서를 작성한 뒤 서명한 점[이후 원고의 추가 소명을 거쳐 217건(19,427,000원)을 부당사용한 것으로 최종적으로 정정되었다], ⑥ 원고는 대출고객들과의 식사 등도 자신의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당시 원고의 근무지인 B사업 본부는 대출업무를 수행하지 않아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2007. 8. 1.부터 2011. 2. 13.사이에 휴일이나 주거지 부근의 식당 등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내역 중 위 217건은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법인카드를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하고 이를 부서원들에게 배분하여 비용을 집행한 것처럼 사용내역을 조작한 행위는 피고의 복무규정 제3조, 임직원행동강령 제7조, 제24조, 기획규정 제27조, 징계변상규정 제4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3호가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법인카드 부당사용으로 인해 피고가 입은 재산상 손해가 적지 않은 점, ② 원고의 비위행위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피고의 대외적인 신뢰도가 실추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비위행위의 내용, 정직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피고가 그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변상처분에 관한 판단
원고가 법인카드를 이용하여 위 217건 19,427,000원을 업무와 무관하게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손해액인 19,427,000원 전부를 변상하도록 한 이 사건 변상처분은 농업중앙회 회원조합징계변상업무처리준칙 제47조, 징계변상규정 제11조, 제12조 등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변상금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 등 청구
이 사건 각 처분을 무효로 볼 수 없는 바, 이와 반대되는 전제에 선 원고의 임금 감액분 등에 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창수(재판장) 김지연 허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