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11. 6. 선고 2014가합114863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4. 11. 7.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이고, 원고는 2011. 9. 1.부터 피고의 B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 경위

1)

원고는 2014. 3.경 피고의 C, D으로부터 무기계약직 전환을 앞두고 있던 소속 직원 E에게 격려 전화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 무렵 E에게 한 차례 전화를 걸어 격려하는 취지의 통화를 하였다.

2)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14. 8. 25. E의 무기계약직 전환 안건을 부결하였고, E는 같은 달 29일 피고를 퇴사한 뒤 같은 해 9. 26. 자살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3)

피고는 2014. 10.경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감사를 실시한 뒤, 2014. 11. 5.부터 이틀간 인사위원회를 소집하여 사고 관련자인 원고, C, D 등에 대한 징계 심의를 하였다. 인사위원회는 B에 대한 징계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를 징계심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대신 인사조치를 건의하였다.

4)

피고는 2014. 11. 7. 인사위원회의 인사조치 건의에 따라 'E에 대한 무기계약직 전환과 관련하여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격려성 전화를 부적절하게 하는 등 인사총괄임원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해태하였고 이로 인해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한다).

5)

원고는 이 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임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은 2015. 2. 3. '이 사건 해임처분은 총회의 결의 없이 이루어져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인용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4카합20301).

다.

관련 규정

별지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 9, 10,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47조(총회의 의결사항)

①

다음 각 호의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8.

임원의 선출과 해임

제50조(임원)

①

조합에는 임원으로 이사장 1명, 이사 5명 이상, 상근 이사 1명과 감사 2명 이하를 둔다. 이 경우 상근 이사의 명칭에 관하여는 정관으로 정할 수 있다.

④

상근 이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격을 가진 자로서 이사회의 추천을 받은 자 중에서 이사장이 임명하되, 조합원 외의 자 중에서 임명한다.

제52조(임원의 임기)

①

임원의 임기는 비상근의 경우 4년으로 하고, 상근의 경우 3년으로 한다. 다만, 설립 당시의 임원의 임기는 1년으로 한다.

제55조(이사회)

①

조합의 업무의 집행은 이사회가 결정한다.

②

이사회는 이사장, 이사와 상근 이사로 구성한다.

④

이사회는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제58조(상근 이사의 직무)

상근 이사는 이사장을 보좌하여 조합의 업무를 집행하고 이사장이 궐위되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으면 이사장의 직무(총회 소집 및 그 의장의 직무는 제외한다. 이하 같다)를 대행한다.

제59조(상근 이사의 궐위)

상근 이사가 궐위되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으면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원 외의 자 중에서 이사장이 지명하는 자가 그 권한을 대행한다.

제104조(정관의 기재사항)

중앙회의 정관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적어야 한다.

7.

임원의 정수와 그 선임

제122조(임원)

중앙회에 다음 각 호의 임원을 둔다.

5.

상근 이사 5명 이하

제123조(임원의 선임)

①

회장은 정회원의 대표자 또는 정회원의 대표자가 추천하는 자 중에서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총회에서 투표로 선출한다. 다만, 회장은 조합 또는 사업조합의 이사장이나 연합회의 회장을 겸직할 수 없다.

③

부회장 및 이사는 정회원의 대표자 중에서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총회에서 선출한다.

⑤

상근 이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회장이 임명하고, 감사는 이사회의 추천에 따라 중소기업청장의 승인을 받아 회장이 임명하며 상근으로 한다. 이 경우 상근 이사 및 감사는 조합 및 사업조합의 조합원 또는 중소기업 관련 단체의 구성원이 아닌 자 중에서 임명한다.

제124조(임원의 직무)

④

상임 이사는 회장, 부회장, 상근 부회장을 보좌하고 회장이 지정하는 바에 따라 중앙회의 업무를 분장하며 회장, 부회장, 상근 부회장이 동시에 사고가 있을 때 또는 궐위된 때에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직무를 대행한다.

제125조(준용 규정)

중앙회의 총회 이사회 및 임원에 관하여는 이 장에 규정된 것 외에는 조합의 총회 이사회 및 임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하략)

3.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에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처분은 근로자에 대한 징계해고에 해당한다.

2)

피고가 총회의 의결 없이 B인 원고를 해임한 것은 관계 법령 및 정관의 규정에 반하는데다가 그 밖에도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은 무효이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는 피고의 위임에 따라 B 겸 F이라는 임원의 지위에서 수임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처분은 위임계약의 해지에 해당한다.

2)

관계 법령 및 정관의 체계적 해석상 B의 해임에는 총회의 의결이 필요하지 않고, 이 사건 해임처분에 다른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4.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살펴보건대, 갑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복무규정에 적용대상자로 상근임원을 포함하고 있고, 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상 근로자로 등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갑 1, 4, 5, 12, 17, 18호증, 을 1, 3, 7, 9,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 B는 '임명직 임원'으로서 3년의 임기가 보장되는 점[법 제52조 제1항, 제122조 제5호, 제125조 등, 피고의 정관(이하 '정관'이라고만 한다) 제51조 제1항 제5호, 제52조 제1항 등], ② 피고의 업무집행기관은 이사회이고, B는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출석 및 의결권이 있는 점(법 제55조 제1항, 제2항, 제4항, 제125조, 정관 제60조 제1항, 제2항, 제4항 등), ③ 상위 직급 임원이 궐위될 경우에 법령 및 정관에 의하여 B가 피고의 대표자로서 직무를 대행하게 되며, B가 궐위된 경우에도 그 직무대행자를 관계 법령에서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점(법 제58조, 제59조, 제124조 제4항, 제125조, 정관 제56조 제4항 등), ④ 원고는 2011. 9. 1.부터 이 사건 사고가 있을 무렵까지 피고의 B 겸 F으로 근무하였고, 현재도 피고의 B로 등기되어 있는 점, ⑤ 피고의 조직도상 원고는 피고의 포괄적인 위임 아래 경영기획본부의 부문장으로서 소속 부서의 운영 및 직원들에 대한 관리업무를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원고에게는 포괄적인 전결권이 부여되어 있고, 실제로도 원고가 규정의 제·개정, 직원의 채용, 직원 평가기준 및 연봉 지급체계 변경 등에 관한 사안에 관하여 전결 방식으로 의사결정권을 행사한 점, ⑦ 원고가 피고의 복무규정과 달리 근무시간, 휴가, 출장 등에 있어 사전에 승인을 받지 아니하였고, 피고가 이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징계 등 불이익한 조치를 취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원고의 지위, 업무결정권한, 관계 법령 및 정관의 규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갑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종속적 고용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는 피고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은 수임인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이 근로자에 대한 징계해고절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고, 아래에서는 원고가 수임인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해임처분의 적법 여부를 살펴본다.

5.

이 사건 해임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법인과 이사의 법률관계는 신뢰를 기초로 한 위임 유사의 관계로 볼 수 있으므로 법인은 원칙적으로 이사의 임기 만료 전에도 이사를 해임할 수 있으나(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7다1710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민법의 규정은 임의규정에 불과하므로 법인이 자치법규인 정관으로 이사의 해임사유 및 절차 등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이처럼 법인이 정관에 이사의 해임사유 및 절차 등을 따로 정한 경우 그 규정은 법인과 이사의 관계를 명확히 함은 물론 이사의 신분을 보장하는 의미도 아울러 가지고 있어 이를 단순히 주의적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41741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법과 정관의 규정에 의하면, 피고가 B를 선임할 때는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회장이 선임할 수 있으나(법 제123조 제5항, 정관 제51조 제6항), B의 임기를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고(법 제52조 제1항, 제125조, 정관 제52조 제1항) 해임절차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없으므로 피고가 B를 헤임할 경우 통상적인 이사의 해임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임원을 해임할 때에는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므로(법 제47조 제1항 제8호, 제125조, 정관 제42조 제1항 제2호), 원고를 해임함에 있어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이 사건 해임처분은 법과 정관에 규정한 절차를 위반한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해임사유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창수(재판장) 공성봉 허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