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6. 22. 선고 2014고정3166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3. 12. 26. 08:35경 여주시 C에 있는 D회사 2층에서, 피해자 E가 복도를 걸어가자 평소 피해자의 작업지시에 불만을 품고 발로 피해자의 왼쪽 발목 부분을 1회 차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좌측 아킬레스건 손상의 상해를 가하였다.

2.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나.

피고인은 '실수로 피고인이 신고 있던 슬리퍼와 E가 신고 있던 슬리퍼끼리 부딪힌 사실이 있을 뿐 고의로 E의 발목을 발로 찬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공소사실을 부인한다.

그러므로 먼저 피고인에게 상해 내지는 폭행의 고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 E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 및 법정진술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각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①

E는 수사기관에서 처음에는 '자신의 미모와, 직급이 높은 것 때문에 피고인이 자괴감을 느껴 자신을 노리고 있다가 뒤에서 자신의 발목 부위를 발로 차고 엉덩이를 손으로 만져 추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두 번째 진술할 때에는 '자신이 사건 발생 이틀 전 피고인의 업무 실수에 대해 혼낸 사실과, 사건 당일 아침에 현장에 핸드폰을 가져가지 말라고 업무 지시한 부분에 대해 피고인이 불만을 품고, CCTV가 없는 사각지대인 공소사실 기재 장소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가 뒤에서 자신의 왼쪽 발목을 차고, 엉덩이와 허리 사이 부분을 손으로 整고 지나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후 이 법정에서는 '사건 당시 피고인이 바로 사과하지 않은 점, 피고인이 작업 시간에 작업현장이 아닌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자신을 일부러 기다리고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피고인이 계획적으로 자신을 폭행하였다고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E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E의 뒤쪽에서 발로 찼다는 것이므로, E는 충격 당시 피고인이 자신의 뒤에서 정확히 어떤 행동을 하였는지 볼 수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E의 위 각 진술은 기본적으로 E의 추측에 바탕한 것일 뿐 아니라,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일부 과장된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②

또한 E는 이 법정에서 '당시 D회사 포장팀 직원들은 모두 3층에서 작업 중이었음에도 피고인만 홀로 작업장을 이탈하여 2층 사각지대에서 E를 노리고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나, 증인 F는 이 법정에서 '당시 2층에 포장팀 직원 중 G, H도 있었다'고 증언하였고, E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진술서(수사기록 제16쪽)에는 당시 G, H 등도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어 이 법정에서의 증언과 모순된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무렵 D회사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며 군 대체복무를 하던 중이었고, E는 D회사 대표 I의 며느리이자 D회사의 실장으로 당시 피고인이 속해 있던 포장실 관리자였는데, 피고인이 2013. 12. 중순경 D회사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에 대하여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하여 이 사건 무렵 피고인과 E를 비롯한 D회사 경영진들은 갈등관계에 있었다. 이 사건 당일 오후에도 E, E의 시부모 및 남편과 피고인 및 피고인의 모친이 모여 피고인의 고용노동부 진정과 본건을 연계시켜 장시간 의논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제반 정황에 비추어 볼 때 E의 각 진술은 그 신빙성에 의문이 가고, 그 이외에 검찰이 제출한 I, J, K의 각 수사기관 또는 이 법정에서의 진술은 이 세 사람이 사건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이 아니므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이 법원의 L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의사 M이 작성한 상해진단서는 문진과 촉진을 바탕으로 한 것인 점, E가 이 사건 발생 이후 2시간 이상 경과한 상태에서 병원에 갔으나 진단 받을 당시까지도 환부에 멍 등 외상의 흔적은 없었던 점이 인정되고, 이에 더하여 E가 진단서를 발급받은 이후에는 별다른 병원 치료를 받은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E가 이 사건 당시 과연 2주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아킬레스건 손상의 상해를 입었는지에 관하여도 심히 의문이 간다.

3.

결론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상해의 고의를 가지고 E를 발로 찼다거나, 이로 인하여 E에게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혔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 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