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 8. 12. 선고 2014고정819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E(이하 'E'라고 한다)의 근로자로 구성된 '전국언론노동조합 E본부'(이하 'E본부노조'라고 한다)의 조직2국장, 피고인 B는 E본부노조의 조직1국장이다.

피고인들은 2012. 2. 14. E본부노조 대의원회 회의에서 F E본부노조 위원장, G E본부노조 부위원장, H E본부노조의 사무처장 등 대의원들과 함께, 2010. 7.경에 있었던 E본부노조 파업과 관련하여 E 경영진이 당시 E본부노조 집행부 13명에 대해 정직 및 감봉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위 징계 철회 및 보도본부장 인사 철회, E I사장의 퇴진을 목적으로 하는 파업을 추진할 것을 결의하고, 2012. 2. 17.부터 2. 23.까지 실시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제적인원 1,064명 중 964명이 투표에 참여하고 그 중 857명이 파업에 찬성하자, 찬성투표 종료 후 불과 12일만인 2012. 3. 6.부터 전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하여 방송사로 서는 사실상 파업에 따른 아무런 준비를 할 수 없도록 하였다.

그런데 위 파업은 E본부노조 조합원에 대한 징계 철회 및 보도본부장 인사 철회, E사장 I 퇴진을 획득하기 위한 것으로써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향상과는 무관하여 목적의 정당성이 없고, 절차상으로도 관할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한 쟁의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은 2012. 3. 6. 14:00경~15:40경 서울 영등포구 J에 있는 E 본관 K 광장에서 조합원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파업출정식을 한 것을 비롯하여 2012. 3. 6.부터 2012. 6. 8.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며 E 신관 로비 및 본관 K광장 등 E의 주요시설을 점거하여 피켓을 흔들면서 구호를 제창하고 장시간 집회를 개최하는 등의 방법으로 파업을 진행하여, 2012. 4. 1. 방송 예정인 'L' 프로그램을 결방되게 하고 기존에 방송된 프로그램을 편집하여 방송하게 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정규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방송되지 못하도록 하여 광고손실 313,703,000원 및 특별근무 수당 등 71,414,800원 등의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들은 E본부노조 조합원들과 공모하여, 2012. 3. 6.부터 2012. 6. 8.까지 목적 및 절차의 정당성이 결여된 파업을 진행하여 위력으로 E의 방송업무를 방해하였다.

2.

판단

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고, 여기서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근로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의 쟁의행위로서의 파업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고 그 권리의 행사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헌법 제33조 제1항). 그러므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E본부노조는 2010. 7. 1.부터 같은 달 30.까지 임단협 및 공정방송 쟁취를 목적으로 파업을 하였는데, 사측은 파업시점으로부터 1년 6개월이 경과한 2012. 1. 27. 2010년 E본부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집행부 13명을 징계하였고, 그 중 9명의 징계는 철회하였지만 M 본부장에 대한 정직 4월, N 부본부장, O 쟁의국장에 대한 각 정직 3월, 편집국장 P에 대한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은 유지한 사실, ② E본부노조는 2012. 2. 1. 사내게시판에 '부당징계·막장인사 철회 및 I 심판을 위한 투쟁선언문'을 게시하여 파업을 예고하였고, 2012. 2. 14. E본부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본부장 포함 총 67명의 재적 대의원 중 51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51명 만장일치로 총파업을 결의하였으며, 같은 달 15. 이를 사내게시판에 공지한 사실, ③ E본부노조는 이어 2012. 2. 21.부터 같은 달 23.까지 전체 조합원의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재적조합원 1,064명 중 963명이 투표하여(투표율 90.5%) 857명의 찬성(찬성율 89%)으로 총파업이 가결되자 다시 이를 사내게시판에 공지하였으며, 언론에서는 E본부노조의 총파업 결의를 앞 다투어 보도한 사실, ④ E본부노조가 2012. 2. 24. 사내게시판에 2012. 3. 6.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내용의 쟁대위 지침 1호를 공지하자 E도 같은 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작거부 및 파업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혔고, 2012. 2. 29. 직원에 대하여는 집단적인 휴가사용 및 근무명령거부 등 집단행동 금지, 제작거부 행위 금지, 불법행위 참여시 사규 및 관련 법규에 의거 엄정하게 조치, 불가피한 사유의 휴가, 조퇴, 외출 등 각종 근태사항은 반드시 사전결재 후 실시, 부서별 비상연락망 재정비, 비상사태 발생시 대응절차 점검, 근무시간 중 불법행위 참여에 대해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 엄격 적용 등의 내용을 담은 '제작거부 등 불법행위관련 복무관리 지침'을 하달하여 파업에 대비한 사실, ⑤ E본부노조는 사내게시판에 공지한 것처럼 예정대로 2012. 3. 6. 14:00경 조합원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파업출정식을 갖고 그때부터 파업에 돌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살피건대, 위와 같이 E본부노조가 파업을 결의하고 이를 공지하는 등 파업을 예고하였고, 파업 결의 후 12일이 지난 시점에 파업에 돌입하였으며 그 사이 E에서는 파업관련 복무지침까지 만들어 이에 대비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파업이 E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을 초래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파업으로 공소사실과 같이 E가 광고손실 313,703,000원 및 특별근무수당 등 71,414,800원 등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더라도, 당시 E 노사협력부 팀장이던 Q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파업 기간 동안 E에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한 결과 70억 원 내외의 인건비가 절감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파업으로 E에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따라서 이 사건 파업이 E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신중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