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 10. 23. 선고 2014노114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1.

피고인들을 각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2.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 5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3.

피고인들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노동조합 업무로 인한 정당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판결은 유죄를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①

설립신고를 하였다가 반려처분을 받은 노동조합은 그 노동조합 명칭을 사용하여 반려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행정소송을 제기한 근로자 단체의 사회적 실체도 그 명칭으로 동일성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

②

형사처벌은 행위 당시의 불법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데,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접수한 때부터는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나, 추후 행정소송에서 패소하여 확정되면 그 행위가 처벌대상이 된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

③

따라서 피고인 A이 B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행위는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접수한 이후 이에 대한 반려처분의 부당성을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다투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3조 제1호, 제7조 제3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각 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규정과 법리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조 ③ 이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면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제93조 제1호 : 제7조 제3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0조 ①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기재한 신고서에 제11조의 규정에 의한 규약을 첨부하여 연합단체인 노동조합과 2 이상의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 특별자치도에 걸치는 단위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2 이상의 시·군·구(자치구를 말한다)에 걸치는 단위노동조합은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에게, 그 외의 노동조합은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자치구의 구청장을 말한다.)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각 호의 기재는 생략함).

제12조(신고증의 교부) ① 고용노동부장관,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하 "행정관청"이라 한다)은 제1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설립신고서를 접수한 때에는 제2항 전단 및 제3항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하여야 한다.

②

행정관청은 설립신고서 또는 규약이 기재사항의 누락 등으로 보완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2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보완을 요구하여야 한다. 이 경우 보완된 설립신고서 또는 규약을 접수한 때에는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하여야 한다.

③

행정관청은 설립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한다.

1.

제2조 제4호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경우

2.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보완을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내에 보완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

④

노동조합이 신고증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설립신고서가 접수된 때에 설립된 것으로 본다.

-

노동조합설립 신고주의를 기초로 하는 이 사건 노동조합법 조항은 노동조합법에 따른 적법한 노동조합의 설립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단결체에 대하여 노동조합이라는 명칭 사용을 금하고 위반 시 형사상 제재를 가함으로써 합법적인 노동조합의 설립을 촉진하고자 하는 것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단으로 볼 수 있으며, 그로 인하여 근로자들이나 단결체가 입는 손해는 노동조합의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고 명칭사용을 위하여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해야만 하는 불편함 정도인데 반하여, 실질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여러 단결체의 난립을 막고 노동조합의 공신력을 줄 수 있어 근로자의 단결권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고, 노동행정에 편의를 기할 수 있는 등 공익이 매우 커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또한, 우리의 노동현실하에서 이 사건 노동조합법 조항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자의적인 입법권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법정형에 비추어 과잉형벌의 문제가 발생한다거나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반하는 것으로도 볼 수 없다.

-

노동조합법상 설립신고를 마쳤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의 사용 여부를 결정함으로써 법상 설립신고를 마친 노동조합과 실질적인 요건을 갖추었으나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헌법상 근로자들의 단결체를 차별 취급하는 것에는, 위에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

행정관청이 설립신고서를 수리하지 않거나 반려하는 경우 이에 대하여는 행정처분으로 다툴 수 있고, 이후에 정식으로 신고증을 교부받은 경우 설립신고서가 접수된 때에 노동조합이 설립된 것으로 보게 되므로, 결국 노동조합이 실질적인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면 노동조합 설립신고서 접수시부터는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고, 이후에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음으로써 그 이전에 명칭을 사용한 것이 모두 면책되는 것이다.

(2)

판단

위와 같은 관련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이 사건에서 노동조합 설립신고서 반려처분의 적법성이 구성요건 요소가 되므로, 만일 처분 자체가 위법하다면 설립신고서 접수시부터의 명칭 사용행위를 처벌할 수 없는바, 처벌 여부를 재판하는 법원으로서는 반려처분 자체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 반려처분이 위법하다면 무죄를 선고할 수 있다. 또한 형사재판에서 반려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아 명칭 사용행위에 대해 유죄판결을 선고하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이와 별도로 반려처분을 취소하는 행정소송이 확정된 경우라면 그 확정된 취소판결은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로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재심사유에 해당하여 재심청구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이 조합 명칭을 사용한 기간이나 범위가 다소 장기간이고 광범위한 측면은 인정되지만, 다른 한편, 아래에서 보는 행정소송의 경과, 내용, 명칭 사용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1)

조합 명칭 사용의 정도

피고인 A은 피고인 조합의 위원장으로서 2010. 3. 9.경 "노조 설립신고 반려에 따른 행정소송 청구 및 노동부장관 고발"이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유인물을 배포하면서 노동조합 명칭을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2011. 10. 8.경까지 인터넷홈페이지, 공문, 선전물, 기자회견문 등 피고인 조합의 전반적인 활동을 위하여 노동조합 명칭을 사용하였다.

(2)

피고인 조합의 설립신고 및 그에 관한 행정소송의 경과

①

가칭 'B노동조합'(이하 '피고인 조합'이라 한다)은 E노동조합, F노동조합, G노동조합의 합병에 따라 결성된 H노동조합인데, 2010. 2. 25.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였다.

②

고용노동부장관은 2010. 3. 3. 위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반려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반려처분'이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제1사유 : 구 B노동조합에는 H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없는 해직자 82명이 가입되어 있었는데, 이들이 피고인 조합의 조합원에 그대로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제2사유 : 피고인 조합의 산하조직 대표자 중 8명이 H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H노조법'이라 한다) 제6조 제2항 제1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호 제나목 규정에 따라 노동조합의 가입이 금지되는 부서 내 다른 H의 업무수행을 지휘·감독하거나 총괄하는 업무에 주로 종사하는 H(이하 '업무총괄자'라 한다)에 해당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상당수의 업무총괄자가 피고인 조합의 조합원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③

피고인 조합은 위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의 경과는 다음과 같다.

-

제1심(서울행정법원 2010. 7. 23. 선고 2010구합11276 사건) 및 제2심(서울고등법원 2011. 2. 16. 선고 2010누25239 사건) : 위 제1, 2사유를 들어서 한 반려처분은 적법하다고 하여 원고 패소판결 및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다만, 제1사유에 관하여 제1심은 6명, 제2심에서는 5명만이 H노조법상 가입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H임에도 가입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

제3심(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1두6998 사건) : 상고기각 판결을 선고하면서 그 이유로 위 제1사유에 기한 반려처분은 적법하나, 제2사유에 기한 반려처분은 심사권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3.

결론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