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만 한다)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돈을 대출해 준 상대방은 소속 직원이 아니라 D의 'I조합'이고 그 대출금 채무 또한 위 I조합에 귀속됨에도, 원심은 D이 위 대출금을 소속 직원들에게 대출하였다고 사실을 오인하여 위 저축은행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였다.
피고인이 D의 대표이사로서 법령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위 돈을 I조합에 대출하였고, 그 과정에서 소속 직원들에게 대출해 준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므로, 직원들에게 정해진 한도를 초과하는 대출을 실행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데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였다.
법리오해
저축은행이 I조합에 돈을 대여하는 것에 대하여는 금지규정 및 처벌규정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D이 위 I조합에 대출한 것을 소속 직원에게 대출한 것으로 보아 구 상호저축은행법(2010. 3. 22. 법률 제101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상호저축은행법'이라고만 한다)에 의하여 처벌하는 것은 상호저축은행법에서 정한 신용공여 금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고 죄형법정주의에도 반한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상호저축은행법 제37조 제1항 제2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9조 제3호 가.목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상호저축은행은 소속 직원에게 복리후생 목적으로 2,000만 원 이내의 일반자금 대출은 할 수 있으나, 2,000만 원을 초과하여 일반자금을 대출할 수 없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대출(이하 '이 사건 대출'이라 한다)은 D이 구 근로자복지기본법(2010. 6. 8. 법률 제10361호로 근로복지기본법으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근로자복지기본법'이라고만 한다) 제32조의4, 제35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의3이 정한 바에 따라 직원들의 I 취득을 용도로 하여 I조합에 신용공여(대출)한 것임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대출이 I조합에 대한 대출로서 상호저축은행법 및 그 시행령에 의한 대출 한도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소속 직원에 대한 대출에 해당하여 위 한도규정이 적용되는 것인지가 문제된다.
살피건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① D이 2009. 5.경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부문검사에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당시 4% 미만이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으로 유지하고 100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도록 요구받은 사실, ② 이에 따라 D은 같은 해 8. 21. 및 9. 2.에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I조합에 신주를 우선 배정하고 배정된 신주 총 26만 4,000주에 대한 청약금(주식매수대금인데, 1주당 5,000원이다) 13억 2,000만 원 전체를 무이자로 대출해 준 사실(제3자 유상증자가 여의치 않자 I조합원들에게 무이자로 지원해 준 것으로 보인다), ③ I조합의 조합원들은 1년 간의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 배정받은 주식을 개별적으로 처분하였는데, 그때는 주가가 1주당 4,000원에도 미치지 못하였던 사실, ④ D은 2012. 10. 17. 연속하여 2년 동안 50% 이상으로 자기자본이 잠식되었음을 이유로 상장이 폐지된 사실, ⑤ I조합은 아무런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결국 이 사건 대출금은 직원들이 상환할 수밖에 없는 점(직원들을 D과 이 사건 대출에 대한 개별적인 여신거래약정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⑥ D이 유상증자 주식을 직원들에게 배정한 것은 근로자복지기본법의 취지에 따른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금융감독상의 조치를 피하기 위하여 증자가 필요함에도 주주 내지 제3자 배정에 의한 증자의 어려움 때문이었는데, D의 돈이 소속 직원들에게 대출된 후 그 돈이 다시 주식인수 대금으로 납부되는 것이므로 I조합에 우선 배정된 신주에 관하여는 D에 실질적인 자산 건전성 증대효과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⑦ 근로복지기본법이 I조합이라는 별개 주체를 만들고 I조합 기금이라는 개념을 설정한 취지는 근로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I조합에 대한 대출금이 I취득 용도로만 사용되고 그 외의 다른 편법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 점, ⑧ I조합이 직접 주식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인 직원들이 I조합을 통하여 주식을 인수하는 것이므로, D이 I조합분으로 주식을 배정하고 I조합에 대출을 해주었다 하더라도 이는 형식에 불과하고, 실제 위 대출금은 직원들이 I조합분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자금을 대출해 준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⑨ 상호저축은행법이 정하고 있는 직원에 대한 신용공여 제한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저축은행이 직원에게 직접 대출해주는 경우뿐만 아니라 간접적 또는 우회적인 형식을 취했으나 그 대출이 실질적으로 직원 개인에 대한 대출로 볼 수밖에 없는 경우에도 위 규정이 적용된다고 해석할 필요가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I조합에 대한 모든 대출이 막바로 직원에 대한 대출에 해당하여 직원 대출한도 규정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사건과 같이 I조합에 대한 대출이 근로자복지기본법의 기본 취지에 어긋나게 탈법적으로 이용되는 경우, 즉 저축은행이 주도적으로 직원들의 복리와는 무관하게 저축은행의 필요에 따라 직원들에게 대출하고자 하였으나 상호저축은행법의 대출제한 규정으로 여의치 않자 이를 회피하고자 I조합을 이용한 경우에는, 비록 I조합에 대출하는 형식을 취하였다고 할지라도 실질적인 관점에서 파악하여 그 직원에게 대출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대출에는 상호저축은행법 및 그 시행령이 정한 대출한도 규정이 적용된다 할 것이다(이렇게 보는 것이 대출금이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자를 기준으로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 여부를 결정하는 판례의 기본 태도와도 부합한다).
또한 앞서 본 이 사건 대출이 이루어진 동기와 배경 그리고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이 D의 대표자로서 이 사건 대출에 관여한 정도 및 그 역할, 피고인의 경력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대출이 실질적으로 직원들에 대한 대출임을 알고 있었고, 상호저축은행법 및 그 시행령이 규정하고 있는 직원에 대한 대출한도 제한 규정에 위배된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대출이 소속 직원들에 대한 대출로 인정되는 이상, 원심이 이 사건 대출에 대하여 상호저축은행법 및 그 시행령 규정을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법리오해나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오연정(재판장) 양환승 김정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