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은 경비원 H와 체결한 근로계약 상의 명의대여자에 불과할 뿐 실질 사용자는 이 사건 G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근로기준법위반죄 내지 최저 임금법위반죄의 고의가 없다.
판단
피고인이 '사용자'인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을 근로기준법 내지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사용자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와 G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에 관한 위탁계약이 체결되었다. 계약 내용 중 이 사건 관련 부분을 보면, ① F이 주택법 관계 법령에 따른 아파트 관리주체로서의 업무를 담당하고(제2조 제1항), 입주자대표회의는 위 업무를 감사하며(제14조), ② F은 대행인으로서 관리사무소장을 두고(제3조 제1항), 관리기구의 인력(사무, 기술, 경비, 미화 등) 배치 및 결원 충원 임무를 담당하며(제5조), ③ 관리비 등의 부과, 징수 및 지출은 관리사무소장이 담당하되, 매년 사업계획서 및 예산안을 수립하여 입주자대표회의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제8조), ④ F의 피고용인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를 입혔을 경우 F이 사용자책임을 지되, 입주자대표회의가 F의 직원 인사, 노무관리 등의 업무수행에 부당하게 간섭한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용자책임을 진다(제9조 제2항)고 규정되어 있다. 즉, 관리 직원의 임면, 노무관리, 임금지급 등에 관한 권한이 계약상으로 F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F이 채용한 관리사무소장 L는 이 사건 경비원 H를 포함한 직원을 직접 면접하고 채용이 결정된 근로자들과 F을 대리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위 근로계약은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① L가 수시로 교육을 하거나 업무일지 점검 등을 하면서 경비원들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한 점, ②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또한 위 L가 입주자대표회의와 협의하여 결정한 점(매년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에 관하여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절차를 거치지만, 이는 관리소장이 기안해서 올린 여러 안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을 취하였지 입주자대표회의가 자체적으로 임금, 근로시간 등에 관하여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등의 사정에 비추어,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임금 지급방식과 관련하여 보면, 입주자대표회의 계좌에서 바로 근로자에게 임급이 지급된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F 명의의 계좌를 거쳐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절차상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원 등의 채용이나 임금 등 근로조건에 일부 관여한 점은 인정되나, 이를 두고 '이 사건 위수탁관리계약상의 지위에 기한 감독권'이나 '위탁자 입장에서의 통상적 권한'을 넘어선다고 보기 어렵다.
H는 아파트 경비업무를 수행하면서 관리사무소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L 또한 원심 법정에서 "H에 대하여 지휘, 감독을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으로 조사받으면서는 "이 사건 임금지급 의무는 F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에게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은 아파트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관리업체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경비원 H를 포함한 직원의 임면, 노무관리, 임금지급 등에 관한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였다고 판단된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내지 최저임금법위반의 점에 관한 고의의 존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은 현재 상시근로자 약 2,500명을 고용하여 아파트관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피고인이 20여 년 동안 F을 운영하여 온 점, ② 최저임금 보장에 따른 경비원 임금 상승을 막기 위해 이 사건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통하여 2012년도 감시·단속 업무 경비원 휴게시간을 기존 5시간에서 6시간으로 변경하였고 이를 기준으로 경비원 임금을 산정하였음에도, 근로감독관이 현장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비원들과 휴게시간 변경에 관한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종전과 같이 5시간만 휴게시간으로 부여한 점(피고인 측에서 제출한 '관리직원 휴게시간표'에는 휴게시간이 6시간으로 기재된 반면에, 근로감독관이 현장조사 시 확인한 '정문경비실 근무시간표'에는 휴게시간이 5시간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③ 또한 위 휴게시간 5시간 중 점심시간 1시간(11:30~12:30), 야간 휴게시간 2시간(22:00~22:30, 24:00~00:30, 02:00~03:00)은 실질적인 휴식 내지 수면시간을 보장하지 않은 채 사실상 근무를 하게 함이 인정되는 점, ④ 마찬가지로 H가 후문 초소에서 청소 업무를 담당한 2개월(2012년 6월, 9월) 동안 부여된 점심시간 1시간(11:30~12:30)에도 실질적인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은 점, ⑤ 아파트 정문경비실이 1개 밖에 없는 구조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고, 경비원 일일근무일지에도 위 휴게시간에 근무한 흔적이 일부 기재되어 있었으며 관리사무소장은 업무일지 점검 등을 통하여 경비원들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관리사무소장으로서는 그와 같은 사정을 당연히 알았을 것으로 능히 짐작되고, 20여 년 동안 아파트관리업체를 운영한 피고인으로서도 관리소장을 통해 충분히 그와 같은 사정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 H에 대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신(재판장) 이성진 김영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