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2. 6. 선고 2014노41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은 1 피고인이 2006. 3. 내지 4.경 피해자 D으로부터 약 2억 원의 투자를 받을 당시 피고인이 가맹사업을 하려던 북한음식 관련 분식점 프랜차이즈(상호 "H") 사업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끄는 등 성공 가능성이 있었던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의 투자금을 사업에 상당부분 사용한 점, ③ 2006. 7.경 북한 미사일발사, 2006. 10.경 북한 핵실험 등 피고인이 예측하지 못한 외부적 요인으로 사업이 실패한 점, ④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012. 8. 1.까지 40회에 걸쳐 5,575만 원을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편취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이 사건 사기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①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E" 이라는 상호의 삼겹살 프랜차이즈 사업과 "H"라는 상호의 북한음식 관련 분식점 프랜차이즈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사업이 부진하여 수익이 별로 없었고,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등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던 점, ② 피해자의 투자 전후로 사업이 부진한 상태였고, 그 무렵 프랜차이즈 가맹점 모집 상황에 비추어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H" 프랜차이즈 사업이 일부 언론에서 다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하려던 북한음식 분식점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공가능성이 높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이 6년 동안 피해자에게 지급한 금액이 5,575만 원이므로 매월 약 80-90만 원 정도를 지급한 것에 불과하고, 피해자에게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지급한 것도 아닌 점, ④ 피해자의 투자금 중 일부를 개인용도로 사용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편취의사가 인정됨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이 사건 사기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직권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공소사실 중 "뿐만 아니라 직원들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서울서부지방법원 2006고약19804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변경된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서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프랜차이즈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C(이하 'C회사'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 경영 및 음식점 프랜차이즈업을 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6. 2. 중순경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안양종합운동장 부근의 상호불상의 호프집에서 피해자 D에게 "C회사에 2억 원을 투자하면 매월 이자로 550만 원을 주고, 1년 후에는 수익금의 20%를 주겠다"라고 하고, 사업설명 및 투자계약서를 보여주면서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은 모두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사용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사실 당시 피고인은 약 3,500만 원 상당의 전세자금 대출금 채무, 약 1,000만 원 상당의 삼성생명 대출금 채무, 약 4,000만 원 상당의 신용보증기금 대출채무도 변제하지 못하고 있고, 프랜차이즈 사업과 관련해서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등 자금사정과 회사경영이 어려운 상태여서 위 투자금을 받아 기존의 다른 채무를 변제하거나 개인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2억 원을 받더라도 이를 자신의 사업에 투자하거나 사업수익금으로 피해자에게 매월 550만 원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06. 3. 13.경 1억 5,000만 원, 2006. 4. 21. 4,600만 원을 위 C회사의 통장으로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관련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고, 어떤 행위가 다른 사람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5도1991 판결). 투자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있어 투자약정 당시 투자받은 사람이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아 투자자에게 설명한 투자사업에 사용하더라도 일정 기간 내에 원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일정 기간 내에 투자자에게 원금을 반환할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경우에는 투자를 받는 사람과 투자자의 관계, 거래의 상황, 투자자의 경험, 지식, 성격,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투자자가 원금반환 약정을 전적으로 믿고 투자를 한 경우라면 사기죄의 요건으로서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이때 투자금 약정 당시를 기준으로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3631 판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다. 특히, 물품거래관계에 있어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어음할인의 방법으로 금원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어음이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견하였거나 지급기일에 지급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서도 그러한 내용을 수취인에게 고지하지 아니하고 이를 속여서 할인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나)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 D은 무명가수생활을 하는 가정주부로서 프랜차이즈 사업에 전문적인 지식이나 식견을 갖춘 사람이 아니었던 점, ②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Q에게 4,000만 원, R에게 5,000만 원(월 250만 원씩 이자 지급)의 채무와 금융기관에 8,500만 원(전세보증금 담보대출 3,500만 원, 신용보증기금 4,000만 원, 삼성생명 1,000만 원)의 채무를 부담하는 등 합계 약 1억 8,000만 원 가량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자산은 거의 없었으며, 피해자의 투자 이외에 다른 새로운 투자자도 없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새로이 추가대출을 받을 수도 없는 등 자금사정이 매우 좋지 않았던 점(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③ 피고인은 2003년부터 E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2006.경까지 약 10개 정도의 가맹점밖에 모집하지 못하였고, "H" 북한 분식점 프랜차이즈 사업도 2006. 3.경에는 가맹점이 1개 뿐이고 시작하는 단계여서 수익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던 점, ④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억 원 가량을 투자받으면서 월 550만 원의 수익을 보장하고(투자금 대비 연이율 30% 이상, 위 약정대로라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연 6,6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투자시점으로부터 2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2억 원의 원금 회수도 가능한 것으로 약정한 점, 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약 2-3개월 정도만 수익금을 지급한 뒤 2006. 6.경부터는 피해자에게 위 약정한 수입금을 전혀 지급하지 못하고, 일부 수익 금액만 조금씩 지급하였으며, 당심에 이르기까지 원금은 거의 반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약 6년에 걸쳐 5,575만 원을 지급하였으나, 월평균 80-90만 원에 불과한 돈이고, 그마저도 실제 지급내역을 살펴보면 2006. 8.부터 2006. 12.까지 사이에 2차례에 걸쳐 320만 원, 2007년에는 2차례에 걸쳐 100만 원, 2008년에는 5차례에 걸쳐 500만 원, 2009년에는 6차례에 걸쳐 57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변제내역에 비추어 이 사건 이후에 약 6년간 합계 5,575만 원을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편취의사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⑥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 중 일부를 개인 카드변제, 은행대출이자 변제 등 기존 채무를 갚는데 사용한 점, ⑦ 피고인은 2006. 7.경 북한 미사일발사, 2010. 10.경 북한 핵실험 등으로 피고인의 "H" 분식점 사업이 어려워진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미 2006. 6. 무렵부터 피해자에 대한 수익금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사무실 월 임차료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고(수사기록 146면, 즉 북한 미사일 발사 전부터도 피고인의 사업은 자금사정이 극히 나빴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당시 운영하던 E 프랜차이즈 사업은 북한과 관련이 없는 사업이었으며, "H" 분식점 사업은 그 성격상 가격경쟁이나 음식의 맛과 품질이 더 중요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따라서 설령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의 사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E 사업과 "H" 분식점 프랜차이즈 사업이 크게 성공하여 피해자에게 약정한 연 6,600만 원의 수익금을 지급하고, 투자시로부터 2년 이후에는 피해자에게 투자원금을 돌려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예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등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게 최소한 미필적이나마 편취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원심 및 당심에서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모두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검사의 항소도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