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6. 5. 4. 선고 2015가단218147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원고의 주장 요지 : 피고들이 별지 전단지와 같이 허위 사실을 적시하거나 허위 사 실이 기재된 피켓시위, 설문지, 소식지 배포 등을 통해 원고 및 그 운영 병원의 사 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하고 병원 운영을 방해함

-

원고는 2012. 6. 14.부터 현재까지 서울 금천구에 있는 E요양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칭한다)을 운영하는 병원장이다.

-

피고 B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요양병원 지부장, 피고 C은 부지부장, 피고 D은 사무장이다.

-

피고들은 2015. 4. 10. '환우분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전단지(별지 목록 기재 참조, 이하 이 사건 전단지라 칭한다)와 설문지를 원고 운영의 병원에 내원(입원) 중인 환자들에게 배포하고, 병원 앞 거리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2015. 5. 27.에는 소식지까지 배포하였다.

-

피고들은 이 사건 전단지 등에서 허위사실 유포 내지 허위사실 암시로 원고 및 병원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한 것은 물론 병원 운영을 방해하는 위법행위를 저질렀다.

-

원고에 대한 위자료로 피고들 1인당 각 3,0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2.

'이 사건 전단지 배포' 부분에 관한 판단 :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음

원고가 이 사건 전단지 중 이 사건 소장에서 적시한 부분을 중심으로 '허위' 사실의 적시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

"치료사들은 마치 5년짜리 소모품 같습니다. 3 · 4년제 대학을 나와 평균 근무기간 5년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 치료사들의 현실입니다." 부분

-

원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병원 외에 이 사건 병원과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는 병원이 F, G 지역에 각 1개씩 존재한다. 원고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이 사건 병원은 G, F에 있는 병원들과 전혀 별개의 병원으로서, 2012. 6.에 개원한 이 사건 병원에 3.3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있을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을 1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위 3개 병원의 홈페이지가 서로 링크를 통해 연동되어 있는 점, ② 3개 병원이 동일한 마크를 사용하는 점, ③ 병원간 인사이동이 가능한 점, ④ 직원들이 함께 워크샵과 엠티(MT, Membership Training)를 가는 점, ⑤ 이 사건 병원에서 치료부장으로 근무하는 H이 3개 병원을 순회하며 교양 및 컨설팅을 진행하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병원과 G점, F점 병원이 사실상 1개의 병원 또는 소위 '네트워크식 병원'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나아가, 을 2,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H은 2014. 5. 13.경 "치료사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3.4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

-

그렇다면 피고들이 H의 위와 같은 발언을 듣고 이를 신뢰한 나머지 이 사건 전단지에서 치료사들이 평균 근무기간 5년을 채우지 못한다고 기재한 것은 허위가 아닐 뿐 아니라, 피고들이 당시 허위 사실을 적시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

-

한편, 위 표현 중 '소모품' 부분은 치료사들의 근무현실, 평균 근무기간 등을 반영하거나 이에 빗대어, 즉 평가하여 이를 는 취지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므로, 사실 적시로 볼 수 없다.

○

"고연차들의 치료사 수도 적다 보니 남아있는 치료사들도 퇴사의 은근한 압박이오기도 하며, 이는 곧 치료의 질로 이어집니다." 부분

-

이 사건 병원에 '고연차'의 치료사 수가 적다는 것은 원고도 자인하고 있다(소장 참조). 따라서 이 부분은 결코 '허위'가 아니다.

-

한편, 을 3,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병원에서 실장으로 근무하는 I 등이 치료사들에게 권고퇴사자를 선발하여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인정된다.

-

그렇다면 위 표현 중 이 사건 병원에 장기 근무하는 치료사들이 병원으로부터'퇴사의 은근한 압박을 받는다'라고 기재한 부분 역시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

나아가, 앞서 보았듯이 병원 내 치료사들의 평균 근속기간이 3.4년에 불과하고 장기 근속자들이 퇴사 압박을 받아 퇴사할 경우 이에 따라 치료의 질이 종전보다 좋아지기 보다는 현상유지 내지 악화될 것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결국 '장기근속 치료사의 퇴사가 곧 치료의 질로 이어진다(정확히는 '치료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으로 이해됨)'는 부분은 위와 같은 당연한 귀결사항을 언급한 것일 뿐 아니라, 치료사들의 근속기간, 퇴사 압박 등이 초래할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 하락을 염려하거나 이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 내지 생각, 의견을 담은 표현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부분 표현 역시 '사실' 적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

"영양부 분들은 단 5명이 출근시간보다 일찍 와서 200여 명의 환우 분들의 식사를 준비합니다." 부분

-

이 사건 병원에는 영양사 4명(팀장 포함)과 조리사, 조리원 13명 등 총 17명이 교대로 환자의 식사를 준비하는데, 그 중 10명의 영양부가 오전 9:30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하면서 당일 중식과 석식, 익일 조식 등을 조리과정 전단계까지 준비하는 사실, 그 후 익일 오전 5:30부터 오전 9:30까지 영양부 5명이 근무하면서 전날 준비해 놓은 재료로 조리하여 배식하는 방식으로 오전 식사가 준비되는 사실은 원고가 자인하고 있다(소장 참조).

-

그렇다면 위 표현은 일응 사실관계를 정확히 반영한 것에 해당한다.

-

위 표현 중 '단 5명' 부분이 원고가 주장하듯이 마치 이 사건 병원에 근무하는 영양부가 5명에 불과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이 부분에 관한 전체적인 표현내용을 살펴보면 정상적인 출근시간보다 이른 새벽에 출근하여 환우 200여 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인원이 '단 5명'에 불과하여, 그 준비과정에서 위험한 조리환경에 노출되어 다치고 화기에 데는 등 출근시간보다 일찍 출근하는 영양부 근로자들의 근무여건이 열악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에 불과할 뿐, 이를 두고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

"환우 분들도 환의, 외출외박 기간, 기타 시설 등 불편한 점들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은 사람보다는 회사의 수익이 기준이기에 발생하는 불편사항들이지요. ······ 그러나 병원은 의료서비스의 질보다는 병원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부분

-

피고들로서는 당시 원고나 이 사건 병원이 환우들의 불편해소나 병원 근로자들의 권익신장 등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은 소홀히 한 채 오로지 영리병원으로서 외적 확대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인식 하에 이러한 병원의 행태를 부각하여 이를 비판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이것만으로 피고들이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3.

별지 '설문지 배포' 부분에 관한 판단 : 배척

별지 설문지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피고들은 이 사건 병원에서 요양 중인 환자들의 병원 내 환경 ·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환자들을 상대로 병원생활 만족도, 외출/외박 횟수, 전자레인지 · 세탁기 등 시설 사용 빈도, 환복 교체주기, 여가 시간 활용방법, 기타 불편사항 등에 관한 의견을 취합하고자 설문지를 작성 · 배포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형태의 설문지 배포행위는 이 사건 병원을 애용하는 환자들로부터 환경 · 처우 등 병원 이용실태에 관한 정확한 의견을 수렴하고 그 개선책 등을 도입 · 시행하기 위한 소통 내지 피드백 장치로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원고 스스로도이 사건 병원 운영의 활성화를 위하여 위와 같은 환자들의 의견수렴 통로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성이 대단히 큰 부분이라 할 것이므로, 이를 두고 단순히 원고 내지 병원을 폄훼하거나 그 업무를 방해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4.

별지 '피켓시위' 부분에 관한 판단 : 받아들일 수 없음

○

'평균 근속연수 3.3년' 부분 - 앞서 본 것과 동일하므로 따로 살피지 않는다.

○

'시간외 수당, 연차수당' 부분

-

갑 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시간외 근로시간을 미리 18시간으로 일률적으로 산정하여 이를 시간외 근로수당으로 지급'키로 약정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 사건 병원 내 근로자들의 근로형태에 비추어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 계약이 유효한 지에 대하여 의문이 있으므로, 피고들로서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대로(즉,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여) 정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위 각 수당을 실근로시간에 맞게 정당하게 산정하여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차수당' 역시 마찬가지이다. 결국 이는 의견 제시에 불과하므로,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

○

'휴게공간, 휴게시간' 부분

-

원고가 근로자들에게 '휴게공간'을 제공하지 못하였음은 자인하고 있다. 따라서 '허위'가 아니다.

-

그 외 '휴게시간' 부분 역시 위 수당 부분과 동일한 취지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여 온전한 휴게시간의 보장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의견 제시에 불과하다.

○

'비누구입비, 회식비, 보수교육비' 부분

-

을 6, 7,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위 비용을 지출한 것 외에도, 피고들을 비롯한 근로자측도 위 비용을 부담하였음이 인정된다. 결국 이는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

-

그 외, '재투자 없는 병원! 의료서비스 질 하락!' 부분 또한 그 연장선 또는 앞서 본 것과 같은 사정 하에 이 사건 병원 내 근로자들의 열악한 현실과 근무여건을 압축적인 표현으로 나타낸 것에 불과하므로,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

"손목, 발목, 허리 나가서 일하고 싶어도 못한다." 부분

-

이는 명백히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허위' 여부를 따로 살피지 않는다.

5.

별지 '소식지 배포' 부분에 관한 판단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자세히 검토해 보더라도, 별지 각 소식지 기재 내용이 '허위'라거나 피고들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이를 배포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 없다.

6.

결론

피고들이 '허위'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로 인하여 원고 및 그 운영 병원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하고 병원 운영을 방해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에게 부담시킨다.

판사 서영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