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압수된 증 제1 내지 3호를 몰수한다.
압수된 증 제4호를 피해자 주식회사 C에게 환부한다.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5고단4156
판결선고
2016. 6. 29.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차량용 앰프의 제조 및 판매를 주된 사업 목적으로 하는 경기 부천시 원미구 D건물 203동 303-2호에 있는 피해자 주식회사 C(이하 '피해 회사'라고 한다)에 2012. 2. 1. 입사하여 2014. 4. 7. 퇴사할 때까지 피해 회사의 기술개발실 총괄책임자인 기술고문으로 근무하면서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 등의 기술 개발 업무를 총괄하였던 사람이다.
업무상배임
피해 회사는 2010. 1. 6. 설립 직후부터 오로지 차량용 앰프만을 개발·생산하여 미국 E사, 인도네시아 F사 등 유명 브랜드 회사에 납품을 해오고 있으며, 약 4년간 2억 원 상당을 투자하여 연구·개발한 끝에 2013. 10. 기존의 아날로그 앰프와 디지털 앰프의 장점만을 결합한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 개발에 성공하여 앰프 회로 설계 등 관련 축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그 기술은 특허 등에 의해 공개된 자료로는 만들어내기 어렵고 축적된 연구 자료와 실험 결과 등을 통해 구체적인 부분이 보정되어야 하는 등 공지되지 아니하였다. 특히 피해 회사에서 개발한 12V용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모델명 G, H, I)는 주파수 대역폭이 넓고 전력 효율이 높으며 발열현상 제거를 통해 제품 수명이 연장되고 크기를 소형화하여 차량 내 공간성을 향상시킨 제품으로, 2014. 1. 인도네시아에 1대당 USD 100달러씩 200대를 판매한 것을 비롯하여 이미 미국, 인도네시아로부터 1대당 USD 100달러 내외의 가격으로 1,100대 가량을 선주문 받은 상태였고 향후 5년 이내에 전체 차량용 앰프 시장의 30%(1조 5천억 원 규모)를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4. 4. 7.경 피해 회사를 퇴사하면서 피해 회사의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 등과 관련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들을 임의로 가져가 이를 활용하여 피고인이 직접 이와 유사한 제품을 생산·판매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 회사의 취업규칙 및 신의칙 등에 따라 피고인이 재직시 취득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퇴사시에 반납하거나 폐기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2014. 4. 7.경 피해 회사에서 퇴사하면서, 휴대폰 등에 저장된 소스(음악,라디오 등)를 무선으로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로 출력되게 하는 장치인 블루투스 회로도면 "J" 파일 등 별지 범죄일람표 1과 같은 피해 회사의 주요한 영업 자산 자료를 피해 회사에 반납하지 않고 폐기하지도 않은 채 위 자료들이 보관된 컴퓨터를 피해 회사의 허락 없이 임의로 가지고 가고, 계속하여 2014. 9.경부터 같은 해 11. 말경까지 사이에 경기 부천시 오정구 K에 있는 "L" 사무실에서, 피해 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 제품 "H"의 회로도 도면을 이용하여 12V용 제품을 24V용 제품으로 수정한 "M"라는 회로도 도면을 작성하는 등 피해 회사의 영업상 주요 자산인 자료 파일을 이용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은 자료를 작성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 회사의 영업상 주요 자산을 부정사용하여 작성한 자료를 가지고 2014. 9.경부터 같은 해 12. 5.경까지 사이에 위 "L" 사무실에서, 24V용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 제품(모델명 N, O, P)을 자체 생산하여 전자영상도 소매업을 하는 "Q"등에 개당 단가 23만 원~25만 원에 판매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43,228,997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 대한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피해 회사의 주요한 영업 자산 자료를 퇴사하면서 피고인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동 기술에 대한 시장가치 교환 상당액에 달하는 액수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 회사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절도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서 근무하던 2013. 12.경 평소 알고 지내던 R에게 풀레인지 디지털 앰프 회로도 작성을 위한 컴퓨터 작업을 부탁하면서 이에 참고토록 전달한 피해 회사 소유의 완제품 샘플 1대(모델명 G, 이하 '이 사건 샘플'이라 한다)가 피고인이 피해 회사를 퇴사한 이후에도 여전히 R의 사무실에 놓여있는 것을 알고, 위 샘플 1대를 임의로 가져가 피고인의 개인적인 사업 활동에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피고인은 2014. 4.~5.경 인천 부평구 S 소재 건물 2층에 있는 R의 사무실에 T와 함께 가 R에게 '풀레인지 디지털 앰프를 테스트 하는 데 필요하다'며 그곳에 있는 피해 회사 소유의 시가 미상의 완제품 샘플 1대(모델명 G)를 T로 하여금 들고 가게 하여 절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U의 법정진술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V의 진술기재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T의 진술기재 및 증인 W, R의 각 일부 진술 기재
피고인에 대한 검찰피의자신문조서(V 진술부분 포함)
V, X, R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각 압수조서
디지털 증거 분석결과서
피해자 의견서, Y 확인서, (주)C 취업규칙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업무상 배임의 점), 제329조, 제34조 제1항, 제31조 제1항(절도의 점),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환부
형사소송법 제333조 제1항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업무상 배임 부분
주장 요지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 고용된 직원이 아니라 공동사업자였다.
범죄일람표 1에 기재된 각 파일(이하 '이 사건 파일들'이라 한다)들은 앰프 회로 도나 부품배치도인데 이는 이미 범용되고 있는 기술의 일부로서 시중에도 유사한 기능의 제품들이 시판되고 있어 피해 회사의 재산상 가치 있는 영업상 중요자료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서 퇴사 당시 피고인이 소유한 컴퓨터에 이 사건 파일들이 남아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나 위 파일들은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서 근무 당시 피고인이 소유한 컴퓨터로 개발작업을 수행하면서 저장한 것에 불과하여 의도적으로 유출한 것은 아니다.
판단
피고인이 피해 회사의 공동사업자였는지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검찰에서 매월 120만 원 월급을 받기로 하고 고문 직함으로 근무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해 회사의 대표인 V도 피고인에게 풀레인지 디지털 앰프 개발업무 전반을 맡기고 월급을 주었다면서 이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이 2015. 2.경 중부지방고용 노동청 부천지청에 체불임금 및 퇴직금에 대해 지급을 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점, ③ 피고인이 공동사업자라고 주장하나 동업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분약정 등에 관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달리 지분에 따른 수익을 분배받은 흔적을 기록상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 회사의 직원인 점이 인정된다.
이 사건 파일들이 영업상 중요한 자료였는지
회사 직원이 경쟁업체 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의사로 무단으로 자료를 반출하는 행위를 업무상배임죄로 의율할 때에는, 위 자료가 반드시 영업비밀에 해당할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적어도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입수할 수 없고 보유자가 자료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이를 통해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할 것을 요한다(대법원 2011. 6. 30. 선고 2009도3915 판결 등).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파일들 중 일람표 순번 4 내지 15은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입사하기 이전에 피해 회사가 개발한 아날로그 앰프 또는 풀레인지 디지털 앰프(Z 및 AA)의 회로도, 부품배치도였고 위 앰프들은 외국에 수출되고 있었던 점, ② 일람표 순번 1 내지 3의 각 파일은 휴대폰과 차량용 앰프를 연결하는 블루투스개발과 관련된 회로도로서 피해 회사는 그 개발을 위해 홍콩 소재 기업으로부터 비용 2,000불 가량을 지급하고 관련 자료를 받았던 사실에 비추어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없는 점, ③ 피고인이 피해 회사 입사 전에 소지하고 있던 기존 차량용 앰프 회로도를 기초로 하여 피해 회사의 풀레인지 디지털 앰프 모델 G, H, I를 개발하였다 하더라도, 차량 앰프 회로도를 기초로 한 필터코일의 재질, PCB 레이아웃(회로도의 부품배치), 그라운드 패턴(PCB 동선 패턴), 메인앰프의 IC(집적 회로)의 소재부품 등의 각각의 부품들의 조정 및 변경으로 앰프의 성능이 제품별로 상이하고, 차량 앰프 제조사들은 앰프 품질, 성능의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 및 실험을 통해 차량 앰프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보이며, 피해 회사도 풀레인지 디지털 앰프 개발에 있어 회로도에 가장 적합한 부품을 찾기 위해 꾸준히 실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해 회사는 자동차 앰프를 연구 개발하여 해외 수출을 하고 있고, 앰프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던 점, ⑤ 피고인도 약 2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쳐 풀레인지 디지털 앰프인 G, H, I 모델을 만들어 낸 것으로 보여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 점, ⑥ 피해 회사는 기술 개발실을 별도로 두고 앰프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였고, 타 회사에서 거래를 하기 위해 개발된 앰프 샘플을 요구하여도 앰프 내 부속품에 기재된 부속품의 전력량 등 표시를 지운 후 교부하기도 하였으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술 보안 교육을 실시하는 등 앰프 관련 기술이 공지되지 않도록 노력한 사정이 엿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파일들은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피해 회사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제작한 것으로 그 자료를 사용하여 차량용 앰프 판매 회사들에 대해 경쟁상의 이익을 얻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
업무상 배임의 범의 인정 여부
회사 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퇴사 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참조). 한편, 피고인이 업무상배임죄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반의 인식과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고인의 컴퓨터에 이 사건 파일이 우연히 보관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반출한 이 사건 파일들은 피해 회사가 상당한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 자체적으로 개발한 앰프 관련 자료들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된 자료는 아닌 것으로 인정되는 바, 피해회사의 영업상 주요자산에 해당하고 피고인도 그와 같은 사정에 대하여는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해 회사는 직원들을 상대로 업무상 취득한 비밀 누설을 금지하는 취업규칙을 마련하였고 이를 직원들에게 교육하였으며, 일부 기술개발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일체의 정보나 자료를 누설, 유출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비밀유지협약서를 징구하고 있었는데 피고인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던 점, ③ 피고인이 피해 회사를 퇴사한 이상 피고인의 컴퓨터에 보관하고 있던 피해 회사의 영업상 자료들을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는 점, ④ 피고인이 피해 회사 퇴사 후 차량용 앰프를 제작, 판매업을 하기로 하면서 이 사건 파일들을 사용하여 24V용 풀레인지 디지털 앰프 제품 모델 N, O, P를 만든 것으로 인정되는 점(증거기록 2권 821쪽)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범행에 있어 피고인의 배임 고의가 인정된다.
절도 부분
주장 요지
피고인이 피해 회사 소유의 풀레인지 디지털 앰프 모델 G 샘플(이하 '이 사건 샘플'이라 한다) 1대를 절취한 적 없다.
판단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 회사 소유의 이 사건 샘플 1대를 T로 하여금 R의 사무실에서 가지고 가게 함으로써 이를 절취하였다는 점이 인정된다.
R은 본인이 2013. 12. 경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샘플 한 대를 받아 본인 작업실에 보관하였지만 사무실 구석에 위 샘플을 두고 보관에 주의를 기울이지는 않았는데 T가 그 이후에 본인이 보관 중인 위 샘플을 가지고 갔다고 진술한다.
T는 본인이 이 사건 샘플을 R 사무실에서 가져간 적이 있다, 피고인이 위 샘플이 엘에스산업(주)의 소유물이고 피고인이 엘에스산업(주)에 근무할 때 만든 것이라면서 본인에게 위 샘플로 영업을 해도 된다고 말하여 2014. 5.경 R 사무실에서 가지고 간 것으로 위 샘플이 피해 회사의 소유인 것은 몰랐으며, 피고인과 본인이 R 사무실에서 함께 있을 때 피고인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가져갔고 피고인도 본인이 위 샘플을 사무실에서 가지고 가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다.
피고인도 검찰에서 진술하기를, T로부터 이 사건 샘플에 대해 질문을 받고 피고인이 "LS에 있을 때 내가 개발한 앰프다, 100WATT 4채널 디지털 앰프인데 가격은 80-100불 정도 된다"고 말하였고, T가 이 사건 샘플로 영업에 사용하기로 하여 R 사무실에서 가지고 갔다, T는 위 샘플이 피해 회사 소유인 점을 몰랐다고 진술한다(증거기록 2권 827쪽).
양형의 이유
양형기준에 따른 양형 범위
제1범죄(절도)
[권고형의 범위]
일반재산에 대한 절도 > 제2유형(일반절도) > 기본영역(6월~1년6월)
[특별양형인자]
없음
제2범죄(횡령·배임)
[권고형의 범위]
제1유형(1억 원 미만) > 기본영역(4월~1년4월)
[특별양형인자]
없음
다수범 가중에 따른 최종 형량범위 : 6월~2년2월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근무하면서 업무상 필요를 내세워 취득한 이 사건 파일들을 퇴직 후 피해 회사에 반납하지 않은 상태에서 필요에 의해 사용하고 이로 인해 배임적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러한 사정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 회사와 합의도 되지 못하였다.
다만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형 1회 이외에는 다른 처벌전력이 없는 점,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무죄로 판단하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
피해 회사에서는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 관련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피고인은 물론 피해 회사 소속 전 직원들을 상대로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 업무상 지득한 비밀 누설을 금지하는 취지의 취업규칙을 마련하여 직원들에게 교육하고 있고, 특히 기술개발실 엔지니어들을 상대로 하여서는 기밀임을 명시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기밀정보제공자(또는 회사)가 기밀정보수령자에게 제공하는 일체의 정보 또는 자료를 누설·유출하지 않겠다는 취지 및 비밀유지 근로자는 퇴사후 3년간 동일업종에 취업할 수 없다는 취지의 비밀유지협약서를 징구하고 있으며, 기술개발실에는 '통제구역'이라 표시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는 외에 부득이 출입이 필요할 경우 반드시 담당자가 동행하도록 하는 등 영업비밀 유지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4. 4. 7.경 피해 회사를 퇴사하면서 피해 회사의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 등과 관련한 영업비밀들을 임의로 가져가 이를 활용하여 피고인이 직접 이와 유사한 제품을 생산·판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 회사의 취업규칙 및 신의칙 등에 따라 피고인이 재직시 취득한 영업비밀을 퇴사시에 반납하거나 폐기하여야 함에도, 2014. 4. 7.경 피해 회사에서 퇴사하면서, 휴대폰 등에 저장된 소스(음악, 라디오 등)를 무선으로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로 출력되게 하는 장치인 블루투스 회로도면 "AB" 파일 등 별지 범죄일람표 1과 같은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 자료를 피해 회사에 반납하지 않고 폐기하지도 않은 채 위 자료들이 보관된 컴퓨터를 피해 회사의 허락 없이 임의로 가지고 가 피해 회사 외부로 부정 유출하였다.
그리고 계속하여 2014. 9.경부터 같은 해 11. 말경까지 사이에 경기 부천시 오정구 K에 있는 "L" 사무실에서,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인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제품 "H"의 회로도 도면을 이용하여 12V용 제품을 24V용 제품으로 수정한 "M"라는 회로도 도면을 작성하는 등 피해 회사의 기술상 영업비밀 자료 파일을 이용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은 자료를 작성함으로써 이를 부정 사용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을 부정사용하여 작성한 자료를 가지고 2014. 9.경부터 같은 해 12. 5.경까지 사이에 위 "L" 사무실에서, 24V용 풀레인지(Full Range) 디지털 앰프 제품(모델명 N, O, P)을 자체 생산하여 전자영상도소매업을 하는 "Q"등에 개당 단가 23만 원~25만 원에 판매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43,228,997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함으로써, 피해 회사가 기술개발비 등으로 투입한 2억 원 상당이 포함된 동 기술에 대한 시장가치 교환 상당액에 달하는 액수 미상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고, 피해 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판단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그리고 여기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435 판결,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8도906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돌아와 살피건대,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해 회사의 대표자인 V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차량 앰프를 개발하던 개발실 문에 통제구역 및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표시를 하기는 하였으나 출입에 있어 비밀열쇠로 통제하지는 못하였고, 인가된 사람 이외에는 출입을 금하는 등의 통제조치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진술하는 점, ② 피고인의 요청으로 피해 회사의 차량용 앰프 회로도 도면을 작성한 W도 피해 회사 내의 피고인이 근무하는 개발실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출입 통제 조치 없이 누구나 들어갈 수 있었다고 이 법정에서 진술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파일들이 객관적으로 피해 회사에 의해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달리 검사 제출의 각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파일들이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대법원 2013. 6. 14. 선고 2011도11656 판결 참조) 판시 업무상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판사 정덕수
별지
각주1) 피고인의 업무상배임에 관한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 및 영업상 주요한 자산들을 임의로 가져가 이를 사용함으로써 피해 회사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임의로 가져가 사용한 피해 회사의 자료가 영업비밀이라는 점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각주2) 따라서 피고인이 영업비밀을 반출하여 배임행위를 하였다는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할 것이지만,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그 자료의 반출, 사용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8.04.24. 선고 2006도908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가져간 범죄일람표 1의 자료들은 아래 부분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에서 설시하는 바와 같이 피해 회사가 상당한 기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이 임무를 위배하여 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 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임의로 가져가 사용하였다면, 피고인에게는 업무상배임에 관한 범죄사실이 인정된다. 또한 업무상배임의 공소사실을 피고인의 방어권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직권으로 이를 정리하였다.
각주3) 피고인의 업무상배임 중 피해자가 입은 재산상 손해에 관하여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 회사가 기술개발비 등으로 투입한 2억원 상당이 포함된 동 기술에 대한 시장가치 교환 상당액에 달하는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각주4) 공소사실에서 위와 같은 금액을 재산상 손해로 산정한 것은 피해 회사 대표 V의 진술에 근거한 것으로 구체적인 산출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피해 회사가 주장하는 금액대로 재산상 손해를 인정할 수는 없다.
각주5) 그렇다면,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피해 회사가 기술개발비 2억 원이 포함된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은 그대로 믿기 어려워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할 것인데, 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한 경우를 말하고,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케 한 경우도 포함하는 것이므로 손해액이 구체적으로 명백하게 산정되지 않았더라도 배임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6.10.27. 선고 2004도6876 판결 등 참조) 피해 회사의 재산상 손해액이 구체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배임행위 인정에는 영향이 없다[위 대법원판례 취지 및 V은 12V 용도를 기본적으로 먼저 개발하고 필요시 24V 용도로 수정한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증거기록 2권 833쪽)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개발한 24V용 앰프가 피해 회사가 개발한 12V용 앰프와 서로 사용용도가 다르다는 이유로 피해 회사에게 실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각주6) 따라서 피고인에게 업무상배임의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피해 회사의 구체적인 재산상 손해액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점에 관하여는 따로 무죄로 선고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