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전국에 지점을 두고 보험업법 및 기타 법령에 따른 보험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지역본부 → 지역단 → 지점 → 사업소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원고들은 아래 표의 '위촉일'란 기재 각 일자에 피고와 아래와 같은 AM(Agency Manager, 이하 'AM'이라 한다)위촉계약을 체결하여 AM사업소장이나 AM지점장(이하 AM사업소장과 AM지점장을 통틀어 'AM지점장 등'이라 하고, AM사업소와 AM지점을 통틀어 'AM지점 등'이라 한다)으로 근무하다가 같은 표의 '해촉일'란 기재 각 일자에 해촉된 사람들이다.
위촉계약의 체결 등
원고들은 2007년경부터 2012년경 사이에 피고와 AM위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3, 25부터 34,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의 AM지점장 등으로서 구체적인 업무지시와 근태 관리를 받으면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보험설계사들과는 달리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이 기본적 계약관계인 보험설계사나 보험대리점 위촉계약을 매개로 AM지점장 등의 업무를 추가적으로 위촉받은 것에 불과하고,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인정 사실
이 사건 위촉계약 내용의 변경
피고는 2012년경부터 원고들과 이 사건 위촉계약과는 내용이 일부 변경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여기에는 계약해지사유로 위탁업무의 성과가 시장 환경 및 타 점포 성과에 비해 현저히 저조한 경우, AM사업소 및 소속 FC 등에 대한 관리 및 효율이 회사의 요구수준에 미달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3일 이상 무단으로 사업장을 이탈하는 경우 등이 제외되었고, 계약위반시 위약벌로 수수료가 차감된다는 내용 등이 추가되었다.
AM지점 등의 설립
원고들과 같이 AM지점 등을 설립하고자 하는 보험설계사나 보험대리점은 피고에게 수수료 지급 기준 등의 조건을 제시하고 협상을 거쳐 그 보험설계사나 보험대리점의 지위를 유지함과 동시에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여 AM지점 등을 설립하였고, AM지점 등에는 평균 20명에서 30명 정도의 보험설계사가 소속되어 근무하였다.
원고들의 업무 내용
원고들은 이 사건 위촉계약 체결 후 담당 지점의 운영 및 관리를 총괄하면서, 보험설계사 등에 대한 위촉과 교육 및 관리, 보험 모집, 보험계약의 유지 및 고객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은 일간 지점별 Work Plan과 월간 교육 및 행사 일정표를 작성하여 피고의 내부 전산망을 통해 공지하였고, 피고는 정기적으로 지역단별 AM지점장 등을 대상으로 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여 피고의 영업방침이나 보험업계의 현황 등을 해당 AM지점장 등과 공유하였으며, 분기별로 '영업활성화 도모 및 조직 관리 능력 향상' 등을 목적으로 1박 2일의 업무능력향상과정을 진행하였다.
원고들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원고들에게는 피고가 정한 인사관리규정이나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았고, 그 결과 근무시간이나 출퇴근시간에 대해 별도의 제한은 없었다.
원고들은 소속되어 있는 피고의 AM지점 등에 출근하여 근무하였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무장소인 사무실과 영업수행에 필요한 책상, 전화 등 사무집기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점 운영에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지원하였다.
원고들에 대한 보수 등
피고는 원고들에게 'AM수수료 지급 기준'에 따라 점포성과수수료(환산성적 규모별 신입인원의 기준에 따라 차등지급), 조직성과수수료(인원수 및 최종 산출금액 수금율에 따라 차등지급), 업적성과수수료(소속 보험설계사 등의 매출과 최종 산출금액 수금율에 따라 차등지급) 등을 지급하는데, 업무 실적과 상관없이 AM지점장의 경우 신규 위임 후 초기 6개월간 500만 원, 이후 6개월간 300만 원, AM사업소장의 경우 신규위임 후 6개월간 300만 원의 수수료 지급을 보장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수수료 반환청구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2,000만 원의 이행보증보험 가입을 요구하였다.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등
원고들은 세무서에 개별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수수료 등 수입에 대하여 사업소득으로 신고하여 왔고, 피고는 원고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한 바 없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 3, 4, 7부터 14, 35, 을 4, 11, 12(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들이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라 보험설계사의 모집 및 관리, 내방 고객 상담 등의 노무를 제공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가 교육이나 회의 등을 통해 해당 지점의 보험모집 활동을 독려하는 등 원고들의 업무를 관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과 갑 36부터 40, 43, 48부터 52, 을 1부터 3, 증인 L, M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들을 상대로 한 피고의 위와 같은 사실상의 '관리행위'가, 대등한 계약 주체들 사이에 약정된 업무수행 및 그를 통한 보험모집 증대라는 목표달성을 위한 기술적 조치의 일환에 머물지 않고, 나아가 근로자성 인정의 근거, 즉 원고들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를 위하여 AM지점장 등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는 징표에까지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AM지점장 등은 종전에 자신이 활동하면서 구비한 조직과 영업망을 토대로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 지급률 등에 대해 피고와 협상을 하였으며, 원고들은 AM지점장 등으로 활동하기 전에는 수개월에서 수년간 독립된 사업자인 보험설계사 또는 보험대리점으로 활동하였고, AM지점장 등의 활동을 끝낸 후에는 다시 보험설계사 또는 보험대리점으로 활동하기도 하였다(보험설계사 또는 보험대리점의 지위와 AM지점장 등의 지위가 중첩되는 기간에는 양 지위에서 나오는 수수료를 모두 받아왔다).
원고들과 같은 AM지점장 등은 피고와의 협상을 통해 AM지점 등의 설치 장소와 지점명칭, 수수료 지급률 등을 정하여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AM지점 등을 설립하였다. 즉 AM지점 등의 설립에 있어서는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가 아니라 피고와 그 설립을 원하는 AM지점장 등의 의사 사이에 합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AM지점장 등은 소속 보험설계사들이 체결한 보험계약에 대해 실효, 해지, 청약철회, 취소, 무효 등의 사유 발생시 기지급받은 수수료를 반환해야 하고, 이러한 수수료 반환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이행보증보험에 가입하였고, 피고는 AM지점장 등에 대해 위촉 초기에는 최저 수수료를 보장하였으나, 이후에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명목으로 최저 수수료를 보장한 바 없으며, AM지점장 등이 실제로 매달 지급받는 수수료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설령 일부 AM지점장 등에 대한 최저 수수료가 보장되었다고 하더라도 위임이나 도급계약 등에 따른 보수를 지급함에 있어서도 일정 부분을 고정적 금원으로 책정하는 것이 반드시 그 성질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들의 주된 업무는 보험설계사 등에 대한 교육 및 관리이고, 그 기초는 보험설계사와의 신뢰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어서 자율적으로 다양한 방식에 의해 업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피고는 AM지점장 등을 대상으로 경영전략회의 등을 개최하였고, 분기별로 업무능력향상을 목적으로 한 1박 2일의 합숙교육을 개최하였으나, AM지점장 등의 참석이 필수적이거나 강제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불참시 어떠한 불이익이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의 각 AM지점 등에 대한 교육이나 회의는 물론, AM지점장 등을 통한 요청사항 전달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피고가 산하 AM지점 등의 운영에 구체적으로 개입하면서 이를 통해 소속 AM지점장 등의 관리업무 등을 통제하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공지 또는 통보된 내용 등의 추상적·일반적 성격에 비추어 볼 때, 피고로서는 보험모집 실적 증대를 통한 이윤창출이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진 AM지점장 등에 대해 협력적인 관계에서 실적 향상을 호소 또는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교육을 개최하거나 요망사항을 전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보험설계사와 AM지점장 등에 대해 진행한 연도대상도 이와 같은 취지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위촉계약에는 근무시간이나 출퇴근시간에 대해 별도의 제한이 없었고, 설령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시간 등을 관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토대로 원고들에 대해 징계 등의 불이익 처분을 하였다고 볼만한 어떠한 자료도 없으며, AM지점장 등은 AM지점 등의 실적을 높여 수수료를 최대화하기 위해 능력이 좋은 보험설계사 등을 직접 채용하였고, 보험설계사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지점에 상주하지 않고 주로 외부에서 영업이나 보험설계사 채용 등의 활동을 하였다.
원고들이 피고에게 휴가일정을 보고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을 포함한 AM지점장 등의 휴가사용 여부 및 그 내역을 관리·통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위촉계약에는 업무와 관련하여 제3자와 연고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하여 제3자에 의한 업무 대행이나 보조를 금지하고 있으나, 특별히 겸직을 금지하고 있지 않아 본인의 의사에 따라 다른 보험회사를 위해 겸직을 할 수 있고, 그것이 사실상 곤란한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이 사건 위촉계약상의 업무수행을 위한 사실상의 필요나 실적 향상을 통해 고율의 수수료를 취득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피고가 마련한 사무실에 출근하여 근무하긴 하였으나, 이를 넘어 AM지점장 등의 출·퇴근 시간이 강제되었다거나, 특정한 시간대에 출·퇴근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해당 AM지점장 등에게 불이익 등 제재 조치가 따랐다는 등의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또한 원고들이 피고 소속 직원들과는 달리 피고가 마련한 인사규정 등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음도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는 AM지점장 등에 대해 해임이나 감봉조치를 한 적이 있으나, 해임은 위촉계약의 해지에 의한 위촉관계의 종료를, 감봉은 위촉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른 위약벌로서 수수료 차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경고나 해촉 등을 포함한 인사조치의 내용이나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기준을 산하 AM지 점장 등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적용하여 왔다는 사정도 분명치 않다. 또한, 피고의 위와 같은 조치는 대부분 보험모집 증대 등 영업실적 달성과 관련하여 행하여졌던바, 특히 AM지점장 등에 대한 경고 등이 당사자들의 업무수행 형태(근태)와는 무관한 영업실적이라는 노무제공의 결과 자체만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이는 계약해지 등 통상의 위임계약 등에서도 활용가능한 계약상대방에 대한 간접적 통제수단에 불과하다고 평가될 여지가 충분하다.
인사발령 형식을 통한 근무지 등 변경의 경우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해당 조치가 언제나 일방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설령 경우에 따라 해당 AM지점장 등의 의사에 반하여 근무지 등의 변경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제반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이를 사업자 간의 경제적 지위 등의 차이에서 비롯된 조치로 볼 여지는 있을지언정, 그와 같은 사정을 들어 곧바로 원고들의 종속성이나 근로관계의 실질을 추단하기 곤란하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업무 내용 결정이나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에 있어 피고에 대한 종속성 여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원고들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4대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았다는 등의 앞서 본 사정들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이 사건 위촉계약의 본질과는 무관하게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원고들의 노무제공 실질을 제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도현(재판장) 서청운 김재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