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9. 6. 선고 2016고정616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주)엠케이지종합건설은 원청업체이고 피고인 A은 하청업체 (주)C 대표였던 자이다.

피고인은 2015. 3. 16.경 서울시 중구 D외 3필지 오피스텔 및 다세대 주택 신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 당시 피해자 E에게 전화하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오래 일을 할 것 같은데 보내줄 사람이 있느냐, 결제는 15일에 한 번씩 해 주겠다"라고 거짓말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근로자들을 소개를 받더라도 이들의 인건비 등 노임을 피해자에게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이에 속은 피해자는 2015. 3. 16.경부터 같은 해 4. 17.경까지 총 20여 차례에 걸쳐 F 등 근로자들을 피고인이 공사하고 있는 현장에 투입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인건비 등 노임을 결제해 주지 아니하여 노임 합계 9,880,0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2.

판단

가.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 등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 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1718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41 판결 등 참조), 한편, 계속적인 거래관계에 있어서 자금 궁색 등의 이유로 그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사이에 계속적인 거래관계에 있어서 그 일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인력공급행위만을 별도로 떼어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이 2014. 12.경부터 2015. 4. 17.경까지 사이에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 필요한 일용노무자들을 공급받았는데, 피고인 측에서 전날 혹은 당일에 필요한 일용노무자 수의 공급을 요청하면 피해자 측에서 일용노무자들을 공급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었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인력공급대금으로 2014. 12. 4. 105만 원, 2014. 2. 17. 280만 원, 2015. 4. 1. 845만 원을 각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적으로 피해자와 사이에 일용노무자들을 공급받고 그 인력공급대금을 지급하는 정상적인 거래관계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

②

피해자는 그 중 2015. 3. 16. 이후에 공급한 일용노무자에 대한 임금 액수분을 최종적으로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인을 사기로 고소하였으나,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시점인 2015. 3. 16. 이후인 2015. 4. 1.에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인력공급대금으로 845만 원을 지급하였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인력공급대금으로 지급한 합계액이 1,230만 원으로 미지급한 금액보다 더 많은 점 등을 고려해보면, 피고인이 2015. 3. 16. 새로이 편취의 범의를 일으켜 피해자에게 인력공급을 요청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③

피고인이 2015. 5. 7. 고소인에게 하도급인인 주식회사 엠케이지종합건설로부터 직접 일용노임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직불동의서를 작성 ·교부해주었고(형틀목수, 철근공들 앞으로도 직불동의서를 작성해주었다), 실제로 주식회사 엠케이지종합건설은 2015. 5. 13. 남은 기성금 6,000여만 원을 피고인이 직불동의서를 작성해준 일용노동자들에게 안분하여 지급한 바 있다.

④

피고인이 주식회사 엠케이지종합건설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2015. 3. 6. 1,000만 원, 2015. 4. 1. 4,900만 원, 2015. 4. 1. 210만 원, 2015. 4. 7. 1,000만 원, 2015. 4. 15. 3,900만 원을 지급받았는데, 그 중 일부는 고소인에게 인력공급대금으로 지급하였고, 나머지 대금의 사용용도에 대해서는 검찰이 입증한 바 없다.

⑤

형틀목수, 철근공 일용노동자들은 피고인이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 C 및 하도급인인 주식회사 엠케이지종합건설이 이 사건 현장의 노임을 지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주식회사 엠케이지종합건설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서 정한 직상 수급인으로서의 연대책임에 따라 위 일용노동자들에게 2015. 6. 22. 11,428,963원, 2015. 7. 24. 3,655,376원을 각 지급한 바 있다(반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공급한 일용노무자들의 경우,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따르면 개개인이 직접 찾아가 신고를 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신고를 하지는 않고 피해자가 대신하여 일용노무자들에게 전부 노임을 지급한 다음 피고인으로부터 받으려고 했기 때문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를 한 바는 없다는 것이다).

⑥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2015. 3. 16.경 그 전과 달리 피해자에게 인력공급대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거나 능력이 없어졌음에도 피해자에게 인력공급을 요청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는 하지 아니한다.

판사 이수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