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7. 12. 선고 2017가단22661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①

원고는 C노동조합 B지부 지부장이다.

②

피고가 2010. 2. 23. D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표시 생략)의 영업을 양수한 이후인 2012. 12.경, D 근로자였던 노동조합원들이 위 ①항 'B지부'에서 탈퇴하여 기존에존재하던 'E지부'에 가입하면서 피고 내에는 C노동조합 하부 조직으로 원고가 위원장으로 있는 'B지부'와 F이 위원장으로 있는 'E지부'가 활동하게 되었다.

③

피고는 2013. 6. 24.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제4항에 따른 근로시간 면제제도(일명 타임오프제)에 따른 노조 전임자 급여 분배와 관련하여 각 지부장인 원고, F과 협의를 거친 다음, 양 지부를 합하여 근로시간면제한도를 4,000시간으로 정하고, 그 무렵부터 각 지부의 조합원수에 비례하여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기 시작하였다.

④

E지부에 비하여 상당히 적은 조합원수를 유지하고 있던 B지부는 2014년 8월경 피고를 상대로 하여 근로시간면제시간 배분에서 불이익을 받아 손해를 입었다는 등의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이 법원 2014가단45731 손해배상 사건). B지부는 2015. 1. 6. 피고와 합의하면서 별지 1 기재와 같은 각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고, 원고는 B지부의 지부장 겸 연대보증인으로 위 각서에 날인하였다.

⑤

다음날 B지부와 피고 사이에 별지 2 기재와 같은 합의서가 작성되었다(이하 별지 1, 2 기재 합의 내용을 합하여 '이 사건 합의').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위 ④항 기재 소는 그 무렵 취하되었다.

⑥

이후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5년 1월 기본급 1,041,000원, 2월 기본급 1,029,500원, 3월 기본급 949,000원으로 책정된 급여를 지급받다가 2015년 4월분부터 12월분까지는 기본급 월 543,000원 내지 595,000원으로 책정된 급여를, 2016년 1월분부터 2017년 4월분까지는 기본급 월 391,400원 내지 492,200원으로 책정된 급여를 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

원고는 별지 1, 2 와 같이 합의하면서 이러한 소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약정하였다.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에 위반한 것으로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법인 또는 비법인사단의 하부조직의 하나라 하더라도 스스로 단체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면, 법인 등과는 별개로 독립한 비법인사단으로 볼 수 있고(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다60908 판결 참조), 노동조합의 하부단체인 분회나 지부가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된 조직체로서 활동을 하는 경우 법인이 아니더라도 민사소송법 제48조에 의한 당사자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842, 1859, 1866, 1873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합의의 당사자는 원고가 아니라 B지부와 피고임이 명백하다. 원고는 B지부의 지부장으로서 이 사건 합의를 위반한 경우 위약벌을 지급할 채무를 연대보증하기는 하였으나, 약정 내용상 원고가 그 외의 약정사항에 대하여도 합의의 당사자로서 구속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합의의 당사자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원고의 주위적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B지부와 E지부 사이에 조합원수대로 근로제공의무 면제되는 시간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 적이 없다. B지부와 E지부는 동일한 노조 산하의 동등한 지부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근로제공의무 면제되는 근로시간을 균등하게 산정하여야 함에도, 피고는 임의로 원고에게 조합원수에 비례하는 매우 적은 시간에 대한 급여만 지급하여 원고에게 급여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B지부의 근로시간면제자인 원고에게 2015년 1월부부터 2017년 4월분까지 별지 3 기재와 같이 계산한 임금의 손실 없는 급여 상당액 91,739,97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판단

위 인정사실, 갑 제1호증, 을 제, 3,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노동조합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이 사건 합의 내용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피고에게 B지부의 근로제공의무 면제자임을 주장하면서 임금 손실이 없는 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합의의 문언에는 '향후', '더 이상', '기타 어떠한 명목으로도' 등이 기재되어 있고, 그 문언 기재상 위 합의 내용에는 2015. 1. 이후 발생하는 B지부의 사무실 임차료, B지부의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급여 기타 노동조합활동보조금 등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인다.

②

원고는 B지부의 지부장, 노동조합 전임자 겸 근로시간 면제자이고, 원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이 사건 합의의 내용에 기재된 '노동조합 지부장의 임금' 또는 'B지부의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급여'에 해당한다.

③

이 사건 합의 당시는 B지부의 조합원수가 E지부에 비하여 그 수가 극히 적었던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B지부 존폐 자체가 확실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B지부는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을 앞두고 상당한 금액을 일시금으로 바로 지급받는 이익이 있었으므로, B지부 및 그 지부장인 원고 입장에서는 이 사건 합의에 응할 경제적, 사회적 이익이 충분히 있었다(사회통념상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금액 대신 일시금으로 지급되는 보다 큰 금액을 수령하기로 합의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오히려 일반적이다).

④

B지부와 E지부의 상위 단체인 C노동조합은, 이와 같이 같은 노조 산하의 두 지부가 있는 경우 조합원수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근로시간 면제를 인정하여야 한다고 회신하였다. 그러나 이를 두 지부와 사용자 사이의 실질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에까지 당연히 위와 같이 동등하게 근로시간 면제를 인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하기는 어렵고, 앞서 본 상황에 비추어 보면, B지부는 E지부와 피고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조합원수에 따라 근로시간 면제받는 것을 전제로, 위와 같이 합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이 사건 합의로써 2015. 1. 이후 B지부장의 임금 등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기로 합의하였으나, 피고의 합의 미이행 등의 사유가 있으므로 위 합의는 무효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하였다가 제1회 변론기일 이후 위 주장은 사실에 반하는 것으로서 착오에 의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를 취소한다는 취지로 주장을 번복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이미 원고의 주장 사실과 같은 내용을 주장하면서 구체적으로 을 제3, 4호증을 제출하였고, 이 사건 합의에 관한 내용을 들어 부제소특약 등 주장을 하였는바, 원고의 선행 자백이 취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 내용에 의하더라도 이는 여전히 의미 있는 부분에 해당하므로, 청구취지 변경으로써 위 자백이 취소되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굳이 자백으로 보지 않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합의 내용과 당시 B지부의 상황에 비추어 B지부는 2015. 1. 이전과 이후의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한 급여 부분을 모두 포함하여 약정하였다고 판단된다).

⑥

단체협약 중 전임자에 대한 부분은 '제6장 노동조합의 활동'에서 규율하고 있고, 이는 근로에 대한 대가를 의미하는 '제3장 임금 및 퇴직금' 부분과는 명백히 다르므로, 임금 손실 없는 급여 지급을 근로에 대한 임금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⑦

B지부는 그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내용 즉, 그 지부의 근로시간 면제자 또는 전임자에 관하여 피고와 협의할 유효한 권한이 있었고(B지부에서 전임자 또는 근로시간면제자를 누구로 정하느냐에 따라 피고로부터 급여 등을 지급받을 사람이 달라지고, B지부가 유효하게 지정을 하지 않는 경우 피고는 그 지급 의무를 면한다), 그 권한에 따른 이 사건 합의는 그 지부의 근로시간 면제자인 원고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

다.

소결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

4.

원고의 예비적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근로시간 면제자가 아니라면 피고는 그 근로자인 원고에게 근로를 명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가 정상적인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회제공의무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3.의 가.항 기재 급여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원고가 B지부 지부장으로서 노동조합 전임자에 해당함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을 제6, 7호증의 기재에 이 사건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노동조합 전임자로서 근로시간 면제자에 해당함을 이유로 피고의 근로 의무 주장을 반박하고 피고에 대한 근로 제공을 거부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내용증명우편은 이 사건 소 제기 직후에 오고간 것으로서, 피고가 2017. 6. 12.자로 원고에게 보낸 내용증명우편은 이 사건 소송의 결과를 고려하여 근로기회 제공에 관한 증거를 만들기 위한 다소 작위적인 것으로 보여 큰 증거가치가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한 원고의 답변은 원고가 이 사건 소 제기할 때부터 근로시간 면제자임을 주장하였던 것과 통하는 내용이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적 다툼이 가시화된 다음에 드러난 것으로서 2015년 1월 이후 근로에 대한 원고의 태도를 알 수 있는 분명한 자료라고 보인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에 따르면,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근로를 제공하지 않고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이러한 '전임자'는 그 전임기간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안 된다. 원고는 노동조합 전임자라는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별도의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고 피고 역시 이와 같은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근로할 기회를 제공하지 아니한 것은 쌍방 당사자의 묵시적 합의에 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사용자로서 그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설령 원고가 전임자 겸 근로시간 면제자로서 임금 손실 없는 급여를 지급받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 제공을 거부한 동기의 착오에 불과하므로 결론이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박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