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파산채무자 주식회사 B(이하 'B'이라고 한다)은 전자제품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7. 9. 1. B에 입사하여 부사장으로 근무하다가 2014. 12. 10. 퇴사하였다.
B은 원고를 위하여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에 가입하여 부담금을 납부하였다.
B은 2014. 12. 9. 수원지방법원 2014하합78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같은 날 피고가 B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D, 한국산업은행, E, 중소기업은행, F에 대한 각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윈고는 B의 부사장으로서 근무하였지만 직함만 부사장이었을 뿐 실제로는 B의 대표이사 G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B에 대하여 퇴직금을 청구할 권한이 있다 할 것이고, B에 대한 원고의 퇴직금채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에서 정한 재단채권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퇴직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D 주식회사, 한국산업은행, 주식회사 E, 중소기업은행, 주식회사 F(이하 회사명에서 주식회사의 기재는 모두 생략한다)이 원고에게 퇴직연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B의 등기 임원은 아니지만 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G과 함께 금융사기(허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거액의 금원을 편취한 행위) 등 불법행위를 도모한 자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퇴직금을 수령할 권한이 없으며, 원고가 B과의 약정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는 퇴직금 또는 퇴직연금 청구권은 파산채권에 불과하여 파산절차에 따라 파산재단에서 배당받을 수 있을 뿐이다.
이 사건의 쟁점
채무자회생법 제423조, 424조에 의하면,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 즉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행사할 수 없다. 그러나 같은 법 제473조, 제475조에 의하여 파산채무자의 근로자 임금·퇴직금 등 재단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근로자라 함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를 의미하므로,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이미 파산선고를 받은 B로부터 받지 못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기 위하여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 여부이다.
근로자성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지급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상법상의 이사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사장 등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관계에 있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반면에, 등기된 상법상의 이사가 아닌 미등기 이사, 공장장 등의 임원 내지 간부직원 중에서도, 자율적인 위임사무의 처리를 하고, 경영상의 결정에 개입하는 사람도 있어, 법인등기부상 이사 등으로 등기 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이런 사람을 근로자로 인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2019. 4. 16.자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 제출의 증거들, 이 법원의 서울남부출입국 외국인사무소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 이 법원의 금천세무서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회신결과만으로는 원고가 그 직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B은 G이 주식회사 H을 인수하여 상호를 변경한 다음 운영한 회사로, 원고는 B의 등기 임원은 아니었으나 G이 B을 창립한 초장기부터 입사하여 퇴직할 당시까지 줄 곧 부사장으로서 근무하면서 신규사업개발 및 해외 마케팅 업무를 총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B의 다른 직원들이 피고를 상대로 하여 미지급 수당 등 임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일부 승소한 판결의 판결문만 제출하였을 뿐, 원고가 B로부터 출·퇴근 시간의 관리를 받았다거나 휴가의 사용 등과 관련하여 일반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상의 규율을 받았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근로계약서 등 근로관계를 증명할 객관적인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으며, 원고와 B의 대표이사 G 사이의 구체적 지휘·감독 관계를 파악할 만한 자료도 없다.
원고는 B로부터 일정한 보수를 급여 명목으로 고정적으로 지급받아 오긴 했으나, 그 이외에도 B 또는 G으로부터 정기적 또는 부정기적으로 금원을 지급받아 왔음을 알 수 있는바, 원고가 위와 같이 B로부터 받은 금원의 성격을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가 B의 퇴직연금제도에 가입되어 있으나, 원고뿐만 아니라 대표이사인 G을 포함한 B의 모든 임·직원들이 가입되어 있다.
원고는 고용노동부에 퇴직금 체불과 관련한 진정을 제기한 바도 없다.
이 사건 소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B이 2014. 12. 9. 파산선고를 받은 사실,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임원으로서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로서, 파산절차상 재단채권이 아니라 파산채권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미지급 퇴직금 채권을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행사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은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결국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지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