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11. 9. 선고 2017가합114130 판결

주문

1.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라디오방송, 텔레비전방송 등 방송실시와 방송시설의 설치, 운영 및 관리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기간방송시설이다. 피고 C부(이후 D팀으로 변경되었다)는 웹 기획·운영 파트, 매거진·SNS 파트, 방송정보 파트 등으로 나뉘어 있다.

나.

메타데이터 관리업무

피고 D팀 방송정보 파트는 방송 프로그램에 관련된 수많은 정보들을 취합하여 효율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메타데이터<1>를 제작, 입력, 관리하는 업무(이하 '이 사건 업무'라 한다)를 담당하고 있다.

다.

원고가 소속된 수급업체와 피고의 계약 체결

1)

주식회사 E은 직원 580여 명을 두고 피고를 비롯한 방송업체, 텔레마케터 등 25개 사업장에 인력을 파견하거나 도급업무를 수행하는 회사이고, 주식회사 F(이하 회사명에서 '주식회사'의 기재는 생략한다. E과 F를 통틀어 '수급업체'라 한다)는 방송분야에 대한 전문인력 공급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2)

피고는 입찰공고를 통하여 2014년부터 2016년까지 E과 2017년에는 F와 각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수급업체로 하여금 이 사건 업무를 담당하게 하였다.

3)

각 용역계약의 용역대금은 월 파견단가에 투입되는 근로자의 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되었다. 피고는 2014년 용역계약을 체결할 때 아웃소싱 견적 집계표를 작성하여 이 사건 업무에 필요한 근로자의 경력을 레벨 A, B, C로 나누어 월 파견단가(= 직접인건비 + 간접인건비 + 수수료)를 책정하였다. 2015년부터는 편집자 1명, 단순 메타데이터 입력직원 4명으로 정하고, 편집자는 월 급여 250만 원 이상, 단순 메타데이터 입력직원은 월 150만 원 이상을 지급하도록 하는 요건을 명시하였다. 수급업체는 위와 같이 피고가 정한 직접인건비에 맞추어 직원들의 급여를 정하였고, 직접인건비에 간접인건비를 추가하여 용역원가를 산출하고 일정한 비율의 이익률을 곱하여 월 파견단가를 산정하였다.

4)

원고는 2013. 1. 4.부터 2014. 2. 1.까지 피고 소속 계약직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14. 2. 1. E이 이 사건 업무에 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게 되자 메타데이터 파트의 모든 직원이 E으로 고용이 승계되어 그때부터 2016. 12. 31.까지 E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2017. 1. 1. F가 이 사건 업무를 맡게 되자 다시 모든 메타데이터 파트 직원들이 F에 고용이 승계되어 2017. 12. 31.까지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3년부터 약 5년 동안 피고 소속 계약직 또는 파견사업주인 수급업체로부터 피고에게 파견된 파견근로자로 일하면서 이 사건 업무 등에 종사하였다. 수급업체는 사업상 실체가 없는 회사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직접적 또는 묵시적인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에 따른 파견기간인 2년을 초과하여 계속 피고 사업장에서 근 무하여 왔으므로, 피고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피고는 2017. 12. 31. F와의 도급계약이 종료되었음을 이유로 원고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 근로자로서의 지위의 확인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업무의 위탁운영을 위해 공개경쟁입찰을 거쳐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E, 2017년에는 F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수급업체는 사업경영상 독립된 실체를 가진 회사이고, 원고는 위 각 회사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수급인의 근로자일 뿐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원고는 수급인의 현장대리인으로서 다른 근로자들을 관리·감독하였고,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위 각 회사의 근로자들을 직접 관리하거나 업무에 관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 원고가 파견근로자라거나 피고가 사용사업주라고 볼 수 없는 이상 파견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3.

판단

가.

직접적 또는 묵시적 근로관계 적용에 관한 판단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급업체가 사업경영상 독립된 실체를 가지지 못한 회사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의무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 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 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갑 제5 내지 10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파견 관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1)

피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H'의 테스트 평가를 위해 피고 직원뿐만 아니라 원고에게도 이메일을 보내어 어플리케이션 설치하여 점검한 후 평가서를 작성하도록 요구하거나 자체 제작한 캐릭터 게임과의 연동방안에 대한 기획회의를 진행하였다. 또한 연말 이벤트 방안이나 기념품 제작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하였고, 매주 원고를 포함하여 주간회의를 개최하거나 주간 업무실적보고를 진행하였으며, 월 1회 메타데이터 파트를 포함하여 전체회의를 진행하였다.

(2)

수급업체는 이 사건 업무에 투입될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에 약 3%를 곱하여 이익금으로 책정하였다.

(3)

피고 D팀은 연락망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공유하였는데, 이 사건 업무를 담당한 수급업체 직원들도 위 연락망 명단에 포함되었고, 원고에게 피고의 사명과 로고가 기재된 명함을 만들어주었으며, 2017. 8. 31. 실시한 피고 D팀 워크샵에 참석하기도 하였다.

(4)

피고 직원 I은 2016년 12월경 E 근로자가 퇴사하여 결원이 발생하자 'J' 방송작가반 수료자 중에서 위 업무를 담당할 인력 충원을 요청하였다. G는 피고 D팀 팀장 K, I 및 원고의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자로 결정되었고 2017년 1월경부터 F 직원(근로계약서는 2017년 2월에 작성되었다)으로 메타데이터 파트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나)

그러나 을 제3, 4, 5, 8, 9, 10,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K의 증언, 이 법원의 E, F에 대한 사실조회 각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가)항의 사실관계만으로는 근로자파견관계로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가)

피고가 부여한 이 사건 업무의 용역 범위는 다음과 같다.

(나)

이 사건 업무의 경우 피고가 송출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면 원고의 지휘·감독 아래 수급업체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조정하면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달리 피고가 이 사건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거나 피고의 업무일정에 연동하여 원고의 근무시간, 업무내용이 결정되는 등으로 원고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다)

피고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H'과 관련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이메일 보낸 사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메타데이터와 관련하여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업무지시라거나 무관한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2)

수급업체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가)

원고는 수급업체로부터 현장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수급업체 직원들은 원고에게 보고하여 휴가를 사용하였을 뿐 피고의 승인을 받은 적이 없다(원고는 수급업체 직원이 휴가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 다른 직원과 협의를 통해 담당업무를 자율적으로 조정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수급업체 직원에 대한 근태 관리나 인사평가를 한 사실이 없고, 피고의 취업규칙을 적용하여 징계권을 행사하거나 내지 포상을 준 사실, 수급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한 사실도 없다.

(나)

비록 원고를 비롯한 수급업체 직원들이 이 사건 업무를 수급한 회사가 바뀌게 되자 고용승계 방식으로 근로관계를 맺고 이 사건 업무를 계속하여 담당한 사실이 있고, 앞서 보았듯 G가 채용되는 과정에서 피고 직원이 관여한 사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수급업체 직원의 고용승계에 관하여 피고가 관여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G에 대한 채용은 E이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던 중 근로자의 퇴사로 인해 결원이 생긴 예외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지적한 사정만으로는 수급업체가 이 사건 업무에 필요한 근로자를 선발하는 데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3)

계약의 목적이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이 사건 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가)

피고 D팀은 웹 기획·운영 파트, 매거진·SNS 파트, 방송정보 파트 등으로 나뉘어 있다. D팀의 주간회의나 전체회의에 수급업체 직원도 함께 참여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업무가 다른 파트와 업무상 관련된 부분이 있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 위한 측면에서 수긍할 수 있다.

(나)

피고 D팀의 팀장과 각 파트를 총괄하는 사람은 모두 피고의 직원이고, 각 파트에 소속된 근로자들은 수급업체의 직원 또는 프리랜서로 되어 있다. 피고 D팀이 메타데이터와 관련하여 담당한 업무는 제작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편성제작시스템 메타데이터 입력 가이드 기획·제작·배포·교육, 사내 유관부서를 대상으로 디지 털 편성제작시스템 입력 프로세스 효율화·기능 개선방안 기획 등이고, 수급업체 직원이 수행한 이 사건 업무는 주로 메타데이터 제작 및 입력이다. 원고는 메타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기획하며 메타데이터 입력직원을 지휘·감독하였다.

(다)

수급업체가 담당한 이 사건 업무 일부가 다소 추상적으로 기술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체로 메타데이터 통합관리의 범주 안의 내용으로 이 사건 업무의 내용과 용역계약의 목적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업무의 범위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라)

원고를 비롯한 수급업체 직원과 피고 직원이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수급업체 직원과 피고 직원이 하는 업무가 뚜렷하게 구별되는 이상 작업장소가 같다는 사정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4)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가)

피고는 이 사건 업무를 2014년 초까지 직접 담당하다가 2014년부터 2017년 말까지 앞서 본 바와 같이 입찰공고를 통해 외부에 도급주는 방식으로 수행하였다(피고는 이후 메타데이터 통합관리 업무를 자회사인 L에 위탁하였다).

(나)

F는 방송분야에 근무하다가 퇴직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고, 수년 간 피고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사에서 실시하는 공개경쟁입찰 과정을 거쳐 도급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E은 피고의 메타데이터 파트뿐 아니라 2016년, 2017년 피고가 도급주는 M언론 모바일어플리케이션 서비스 운영을 담당하였다.

(다)

피고가 원고에게 피고의 사명 및 로고가 기재된 명함을 제작하여 준 사실은 있다. 그러나 피고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방송작가들에게도 명함을 제작하여 주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에 명함을 제작하였다는 사정을 두고 사용종속관계를 나타내는 징표로 삼기에 적절하지 않다.

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가 파견법이 적용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구 파견법(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3항의 고용의제 규정과 달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은 사용사업주로 하여금 고용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개정함으로써 사용사업주가 법정파견기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자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의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파견근로자를 계속 사용한 사정만으로 법정파견기간이 경과함으로써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바로 고용관계가 형성되었고 보기 어렵다. 또 현재 이 사건 업무가 다른 회사에 위탁된 사정을 볼 수 있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의 내용, 근로기간, 급여 등 고용계약의 내용을 특정하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도 현재 근로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이지수 민한기

각주1) 대량으로 존재하는 정보 사이에서 원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찾아내기 위해 일정한 규칙에 따라 컨텐츠에 부여해주는 데이터를 말한다. 일명 '속성정보'라고도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