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근로자인 B을 위하여 연말정산환급금을 신청하여 그 환급금이 피고인 회사 계좌로 입금되었으나, 관할세무서가 세금 체납을 이유로 그 계좌를 압류하는 바람에 B에게 환급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고, 임금은 세금보다 우선하는 것이어서 관할세무서는 압류한 환급금을 B에게 반환해야 하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상의 금품청산의무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금품청산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이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도 근로자가 당연히 지급받아야 할 임금 등의 금품이 조속히 지급되지 아니한다면 근로자는 금품을 받기 위하여 사업장에 남아 있는 등 부당하게 사용자에게 예속되기 쉽고 또한, 근로자 및 근로자가족의 생활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금품을 지급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참조).
이러한 금품청산의무의 입법취지에 더하여, ① 근로자 B에 관한 연말정산환급금 상당액이 피고인 회사 계좌로 입금되더라도 불특정물이라는 금전의 성격상 이는 일단 피고인 회사 소유가 되고, 단지 피고인 회사는 이를 B에게 정산하여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점, ② 따라서 설령 관할세무서가 피고인 회사에 대한 조세채권으로 피고인 회사 계좌에 있는 위 환급금 상당액을 압류 또는 추심하였더라도 관할세무서가 이를 B에게 지급하거나 반환할 의무는 없고, 피고인 회사는 다른 재산으로 B에 대한 환급금 지급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점, ③ 임금이 세금에 우선한다는 것은 민사집행절차의 배당단계에서 집행채권자들 사이의 우선순위에 관한 원칙일 뿐 근로기준법상의 금품청산의무와는 관련이 없고, 더 나아가 B이 피고인 회사를 상대로 임금채권에 관한 민사소송과 집행절차를 통하여 채권 만족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금품청산의무위반죄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상의 금품청산의무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의 주장을, B에 대한 연말정산환급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자금사정 등으로 불가피하게 이를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으므로 책임이 조각된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선해하더라도,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금품청산의무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데(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등 참조), B에 대한 연말정산환급금 청산을 위한 변제노력이 있었다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이에 관하여 B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이상, 세금이 체납되어 관할세무서에서 피고인 회사 계좌를 압류하고 그 후 피고인 회사가 폐업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B에 대하여 금품을 청산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대연(재판장) 장욱 이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