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피고인)
사기의 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사업 전반에 대한 의견을 밝혔을 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말하여 기망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사업 성공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주무부처의 낮은 관심 등 외부 사정에 의해 사업이 좌초된 것일 뿐이므로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피고인이 근로자 6명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공소사실 기재 체불임금액 중 근로자 T를 제외한 나머지 5명(L, R, S, U, V, 이하 이들을 통칭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의 체불임금액은 이 사건 근로자들이 합의된 무급휴직기간을 제외하거나 퇴사일자를 거짓으로 늦추는 등으로 체불임금액을 부풀려 주장한 것을 바탕으로 산정된 것이고, 실제 체불임금액은 공소사실 기재 체불임금액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공소사실 기재 체불임금액 전액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은 부당하다.
양형부당(피고인 및 검사)
원심의 형(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에 대하여, 피고인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사기의 점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5. 1.경 인성교육을 내용으로 하는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고 같은 해 7. 21.부터 시행예정인 사실을 알게 되어 국가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인성교육사업을 진행할 것처럼 하여 투자금을 모으기로 마음먹은 후, 서울 강서구 B에 있는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공급, 인성지도사 양성 등을 목적으로 ㈜C을 설립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15. 4. 10.경 위 ㈜C 사무실에서 지인인 D을 통해 소개받은 피해자 E에게 "2015. 1. 20.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었고, 2015. 7. 21.부터 시행된다, 시행에 들어가면 800만명의 전국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매년 의무적으로 인성교육을 받아야한다, 인성교육은 F 박사가 개발한 검사지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1인당 8천 원으로 매년 7-8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C의 지분 5%만 가지고 있어도 매년 40억 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전국 800만명의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7만명 정도의 인성교육 지도사, 상담사가 필요하다, 재단법인 C 16개 지부에서 1인당 100~300만 원의 수강료를 받으면 그 수익만도 매년 몇십억 원에 이른다, 국가에서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업무를 위탁하거나 인성교육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지정하게 되어 있는데 국내에서 지정받을 만한 곳은 ㈜C을 포함한 3곳뿐이다, 그리고 재단의 지부당 임대료, 직원급여 등 용도로 매년 국가에서 1,250만 원이 지원될 것이므로 1개 지부만 있어도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 F 박사가 인성교육에 대한 최고 권위자이고, 국내 최초로 G를 개발한 사람인데 F 박사는 H으로 내정되어 있고 정치인도 많이 알고 있어 재단법인 C이 틀림없이 국가로부터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업무를 위탁받을 수 있고, 인성교육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받을 것이다, 4억 원을 투자하면 ㈜C의 순이익 5%를 투자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지사 6개(2개는 무상)를 설립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더라도 전국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학교의 장은 매년 인성에 관한 교육계획을 수립하여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지 학생들이 ㈜C과 같은 외부기관을 통해 의무적으로 인성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고, 인성교육 전문인력은 인성교육 지도사, 상담사를 새로이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현직 교사를 상대로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일체의 수강료가 징수되지 않는다. 또한 인성교육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위탁받기 위해서는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 중 교육관련학과 또는 전공이 설치된 대학 또는 정부출연연구기관등의설립운영및육성에관한법률에 따른 연구기관 또는 인성교육을 포함한 교육 관련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공익법인의설립운영에관한법률에 따른 공익법인 또는 민법에 따른 비영리법인에 해당하는 법인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회사 사무실을 구하고 20여명의 직원을 고용해놓고도 보증금이나 임금 등 기본적인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없어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이를 모두 충당해야 할 상황이었고, 인성교육진흥법에 따른 국가 인성교육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하여 교육부 등에 확인하는 작업도 전혀 하지 않았으며, C도 재단법인으로 등록한 사실도 없는 등 인성교육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공익법인 등 비영리법인 허가를 위한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고,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나 인증신청 작업도 하지 않아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받더라도 피해자에게 말한 것과 같은 인성교육사업을 진행하여 이득을 창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이처럼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C 명의 우리은행 계좌로 1억 원을 교부받고, 같은 달 23.경 피고인의 처 I 명의 농협은행 계좌로 3억 원 합계 4억 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판단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으며,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15454 판결 등 참조). 한편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8도169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원심은 그 판결문 제5~9쪽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다음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의 판단을 이 사건 기록 및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이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서구 B 2층에 있는 ㈜C의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교육서비스업을 영위한 사용자이고, 서울 강서구 J건물 3층에 있는 ㈜K의 실운영자로서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교육서비스업을 영위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5. 8. 17.부터 2016. 1. 24.까지 ㈜C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L에 대한 임금 6,085,630원을 비롯하여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6명에 대한 임금 합계 59,232,29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실제 체불임금액은 공소사실 기재 체불임금액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무급휴직기간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이 제출한 화물보관 수탁 계약서의 기재만으로는 당사자들 사이에 무급휴직기간에 관한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위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② 피고인은 또한 '이 사건 근로자들이 공소사실 기재 퇴사일자 이전부터 출근하지 않거나 병가 등 별도의 무급휴가를 썼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근로자들이 공소사실 기재 퇴사일자 이전부터 출근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피고인이 제출한 휴가신청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 중 U이 특별휴가신청서와 병가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U이 위 각 신청서 제출 후 실제로 위와 같은 특별휴가와 병가를 썼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피고인과 U이 체결한 연봉근로계약서에 특별휴가의 유·무급 여부에 대한 규정이 없고, 병가는 '업무 외 질병·부상 등'의 경우 무급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2017고단2204 사건 증거기록 제84~92쪽) U이 신청한 병가의 사유를 확인할 자료가 없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이 수사기관과 원심에서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공소사실 기재 체불임금액을 모두 인정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공소사실 기재 체불임금액 전액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이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부당은 원심판결의 선고형이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에 비추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운 경우를 말한다.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있는 점, 사기죄의 피해금액이 거액이고 미지급 임금액도 상당한 점, 피해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사기죄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범행으로 보이고, 사업이 어려워져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형을 선고하였는데, 당심에서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범준(재판장) 권창환 김샛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