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7. 19. 선고 2018가합11016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 I은 2002. 10. 1., 나머지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 정산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해당 근무기간의 초일에 피고와 채권추심위임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여 그 무렵부터 위 근무기간의 말일까지 6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하면서, 원고 A, F은 전북지사, 원고 B은 광주전남지사, 원고 C는 강원지사, 원고 D은 경기북부지사, 원고 E은 경기동부지사, 원고 G은 경기지사, 원고 H은 광주전남지사, 원고 I은 서울지사 및 경기북부지사에서 피고의 위임직채권추심인으로서 피고가 추심위임을 받거나 매수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의 지시 및 교육에 따라 피고가 정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업무수행에 있어서 상당한 지휘, 감독을 받았다. 원고들이 수행한 주된 업무인 채권관리업무는 주로 피고 회사에서 제공한 컴퓨터를 이용하여 피고의 전산채권관리시스템(이하 ‘K’라고 한다)을 통하여 이루어졌고 피고는 K를 통해 원고들의 업무수행을 관리하였으며, 채권추심원별로 채무자에 대한 전화통화, 출장, 우편물 발송 등 총괄적인 채권관리 활동의 구체적인 내역도 관리하였다. 피고는 지사별로 지사장을 두고 그 밑에 과장 및 대리 등 4~5명의 정규직 관리직원을 통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별 회수 목표를 지정하고 달성 여부를 확인하며 실적부진에 대한 대책보고를 하였고,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상벌제도를 운영하였으며 업무 부진을 계약해지 사유로 삼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하는 바에 따라 정해진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서 근무하여야 하였고, 비상근무체계 등의 명목으로 연장근무, 주말근무를 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 사무집기, 신분증, 전산 아이디 등을 제공받아 피고의 전산시스템을 이용하여 채권관리업무를 하였고,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임계약은 6개월 단위로 자동 갱신되었고, 엄격한 출퇴근 관리 및 구체적 지휘, 감독으로 인하여 피고에 전속되어 근무하였으며, 입사 시 신원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였고, 피고의 소속임이 표시된 신용정보업 종사자 신분증을 소지하여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피고를 대리하여 각종 법적 절차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와 같은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 및 원고들의 업무 수행 형태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가.

관련법리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채권추심원이 채권추심회사에 매일 정시에 출근할 의무가 없었고 채권추심회사와 계약관계를 유지한 기간 동안 채권추심회사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에 전념하였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액수의 성과수수료를 받는 등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다른 회사의 채권추심원 등에 관한 판결 선례 등만을 증거로 제출하였을 뿐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갑 제3 내지 7, 10, 21, 26, 27, 28, 30, 31, 35 내지 3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가 채권추심원에 관하여 채용공고를 하여 주민등록등본, 호적등본 등의 서류를 제출받고, 채권추심원들과 사이에 구체적인 업무내용, 신용보증보험 가입의무, 업무수행방법, 금지사항, 보수에 대한 원천징수, 업무능력 부족, 명예 및 신용 손상, 겸직금지 위반 등 구체적인 계약 해지 사유 등을 내용으로 하는 채 권추심업무 수행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업무 수행에 있어서의 비밀유지, 각종 금지 의무에 관한 서약서를 제출받고, 채권 추심 업무 및 업무 보고와 관련하여 교육을 실시하며, 각 지점별, 채권추심원별 업무실적을 관리하고, 일부 지사에서 출퇴근 시간 및 업무시간을 관리하고 구체적 추심 활동을 보고 받아 관리하기도 하였으며, 업무성과가 부진한 채권추심원들에게 경고 등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사실은 관련된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이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평가할 만한 사정이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들은 그 작성 시기가 불분명하거나 2008년도 이전에 작성된 것이어서 앞서 본 원고들의 근무기간과 근무지사를 고려할 때, 원고들의 업무 수행 형태가 위 인정사실과 같다고 곧바로 추단하기 어렵다. 나아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2008년경부터 채권추심원의 사무실 입퇴실 시간을 구속하지 않고, 출장 관련 기록부 등을 운영하지 않으며, 채권추심원 개인별 회수 계획과 실적 등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기로 하고, 불법추심과 민원 예방 교육 외에 업무 수행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지 않으며, 기존에 사용되던 계약서 양식을 변경하는 등 채권추심원에 대한 운영방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그 무렵부터 채권추심원들의 업무형태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많다. 원고 B, C, H은 2008년 이후 피고와 최초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나머지 원고들 역시 2008년경 이후 7년 내지 10년가량 피고와 위임계약을 계속하여 체결하여 왔으므로 원고들의 업무수행 형태는 위 인정사실에서 본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달리 2008년 이후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업무수행방식이 계속되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2)

피고가 원고들에게 사무실 내 자리를 마련해 주고,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비품을 제공하였으며, 원고들은 피고의 K에 접속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추심한 채권의 입금액을 보고한 사실, 피고는 그 지사에 지사장과 관리직원을 두고, 원고들의 추심채권에 대한 전자독촉 신청건수를 지정하며, 원고들이 추심할 채권을 배정한 사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추심실무 절차나 방법에 관한 매뉴얼을 제공하고 관련 법규에 따른 교육을 실시한 사실,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한 기간 피고로부터 그 대가로 수수료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은 사실, 피고는 그 지사에 소속된 채권추심원에게 연체채권 회수 실적에 따라 지급수수료율을 인상하는 내용의 프로모션을 실시하여 실적에 따른 포상금을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갑 제2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전주세무서, 안산세무서, 송파세무서, 이천세무서, 수원세무서에 대한 각 과세정보제출명령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들이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 증거가 없다.

가)

신용정보법 제27조는 채권추심회사가 임직원 이외에 위임직 채권추심인을 통하여 추심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제2항), 채권추심회사로 하여금 그 소속 위임직 채권추심인이 되려는 자를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하고(제3항), 위임직 채권추심인에게 소속 채권추심회사 이외의 자를 위하여 채권추심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하며(제4항),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위임직 채권추심인의 등록을 취소하거나 업무의 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6, 7항). 즉, 신용정보법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위임직 채권추심인을 통한 채권추심회사의 채권추심행위를 허용하고 있고, 위임직 채권추심인의 불법적인 추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각종 준수사항을 부과하거나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하는 등의 규제를 두고 있을 뿐인바, 위와 같은 신용정보법 규정의 취지가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 판단에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나)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는 그 명칭이 ‘채권추심위임계약서’이고, 위임업무처리에 대한 수수료 기준, 관련 법령 준수 및 회수금에 대한 피고에의 직접 입금 의무, 계약 및 관련 법령 위반 등에 따른 손해배상 의무, 수임인의 계약 위반에 따른 위임인의 계약 해지권, 위임업무상 알게 된 비밀 또는 개인정보에 대한 비밀유지의무, 관할법원에 관한 내용만을 정하고 있어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 감독에 관한 계약상 근거가 없다.

다)

피고는 원고들이 추심할 채권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배분하였고, 원고들의 실적에 따라 추심채권의 종류나 난이도를 구분하여 배분하거나 불이익을 준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채권회수의 방법이나 순서, 일정 등도 모두 원고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하여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라)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마)

피고가 원고들에게 컴퓨터와 해당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는 전산 아이디, 전화기, 비품 등을 제공하고, 원고들이 추심할 채권을 일방적으로 배정하며, 원고들에게 추심실무 절차나 방법에 관한 매뉴얼을 제공하고, 관련 법규에 따른 교육을 실시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신용정보법에 따라 정보관리자로서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이거나 원고들의 위임계약에 따른 위임업무 수행에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근로자에 대한 노무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바)

피고가 원고들에게 추심 내역 등 업무의 내용을 K에 입력하도록 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채권이나 채무자 관련 정보 및 변경 사항을 전달하고, 원고들에게 지급할 수수료 책정을 위한 채권회수실적 확인 업무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통상의 위임계약에서 수임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

사)

피고는 연체채권 등의 회수에 관하여 일정기간 동안 지급수수료율을 인상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수임인을 독려하고자 일정기간 수임인에게 혜택을 주는 것으로서 통상의 위임계약에서도 있을 수 있다.

아)

원고들은 추심업무를 수행하면서 발생한 교통비, 식대, 휴대전화 요금 등의 비용은 원고들 자신의 계산으로 부담하였는바, 원고들이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은 개인사업자로서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 등 소득금액 중 일부를 필요경비로 처리하기도 하였다.

자)

원고들은 피고의 정규근로자들과 달리 채권의 회수실적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만을 지급받았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다. 원고 A은 2016. 5.부터 2017. 8.까지 적게는 1,926,320원 많게는 8,808,107원을, 원고 B은 2016. 1.부터 2017. 8.까지 적게는 136,965원 많게는 1,984,862원을, 원고 C는 2014. 1.부터 2015. 3.까지 적게는 648,000원 많게는 4,223,108원을, 원고 D은 2017. 4.부터 2018. 4.까지 적게는 596,998원 많게는 4,279,302원을, 원고 E은 2016. 6.부터 2017. 8.까지 적게는 662,721원 많게는 7,4337153원을, 원고 F은 2016. 4.부터 2017. 5.까지 적게는 710,229원 많게는 3,341,283원을, 원고 G은 2017. 1.부터 2018. 4.까지 적게는 141,000원 많게는 6,288,290원을, 원고 H은 2016. 7.부터 2017. 7.까지 적게는 111,487원 많게는 4,605,295원을, 원고 I은 2017. 4.부터 2018. 4.까지 적게는 1,812,710원 많게는 11,731,892원을 각 지급받는 등 업무수행기간에 따라 지급받은 수수료의 금액의 차이가 크고, 원고들이 정해진 근무시간, 근무장소에서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으며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수수료가 지급되기도 하였다.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는 오로지 추심결과물인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산정된 것으로 보이고, 이를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차)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추심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것이 금지되나, 이러한 제한은 신용정보법에 의한 것이어서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징표로 삼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들이 다른 일에 종사하여 수입을 얻는 것에 어떠한 장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전혀 없고, 실제 근무 여부에 다툼이 있는 원고 A은 제외하더라도 원고 G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동안 다른 일에 종사하여 수입을 얻었다.

다.

소결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임재남 공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