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9. 24. 선고 2018노183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D은 개인사업자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인에게 이 사건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서구 B에 있는 C의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3명을 고용하여 미용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0. 10. 1.경부터 2016. 3. 31.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에 대한 퇴직금 10,041,789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은 2009년 3월경 E에 인턴으로 입사하여 일을 하다가 디자이너로 승급테스트를 거친 후 C으로 옮기게 되었고, 이곳에서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하다가 퇴직 1년 6개월 전 무렵 팀장으로 승진하여 2016. 3. 31.까지 근무한 점, ② D은 기본급에 매출액에 따른 성과급을 더한 금액을 급여로 받았는데, 기본급의 금액이 처음 120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다시 C의 부원장이 퇴직한 2014년 10월경 230만 원으로 인상된 점(다만 피고인은 기본급이 여전히 180만 원이고, 위 230만 원 중 20만 원은 교통비, 30만 원은 종전 부원장이 하던 인턴 교육을 맡으면서 지급된 교육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D의 급여 중 월 230만 원은 고정적으로 지급된 돈이라는 점에는 다름이 없다), ③ 한편 자유직업소득자 계약서에 의하면 피고인은 D에게 월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할 뿐이고, 위 수수료는 월 매출 1,000만 원 미만인 경우 매출액의 23%, 1,000만 원 이상인 경우 매출액의 25%, 1,500만 원 이상인 경우 매출액의 30%로 되어 있으나, 피고인은 위 계약서의 내용과 달리 위와 같이 계산한 수수료가 기본급에 미치지 아니하더라도 위와 같이 기본급을 지급하였던 점, ④ 피고인이 출퇴근시간, 고객응대 사항에 관한 복무규정을 두었다는 점은 피고인도 이를 인정한 바 있고(증거기록 11면), 휴가에 관한 사항도 여기에 포함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다만 지각의 경우 지각비를 부과하는 외에 다른 불이익을 부과한 흔적은 찾을 수 없는 점, ⑤ D은 오전 10시에 출근하고 저녁 8시에 퇴근하다가(다만 피고인은 퇴근시간이 저녁 8시 30분이라고 주장하나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는 점에는 다름이 없다), 2014년 11월경 결혼하여 남양주로 이사한 후부터는 피고인의 허락을 받아 오후 7시 40분경 퇴근하였고, 결혼 전 매주 목, 금요일을 쉬다가 결혼 후 매주 목요일과 격주 일요일에 쉬었던 점, ⑥ D을 비롯한 헤어디자이너들은 가위, 매직기, 롤매직기, 빗 등을 개인적으로 소유하였지만, 그 밖의 비품이나 재료는 피고인으로부터 제공받았던 점, ⑦ 한편 D을 비롯한 헤어디자이너들이 미용시술 가격을 임의로 정하였다거나 자신의 업무를 제3자에게 대체하게 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그밖에 D에게 지급된 급여의 내용이나 D의 근무형태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변호인이 들고 있는 바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D은 그 실질에 있어서 C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인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3018 판결 등 참조). 또한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원심의 판단을 이 사건 기록 및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나아가 피고인에게 이 사건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부당은 원심판결의 선고형이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에 비추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운 경우를 말한다.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근로자 D의 퇴직금 약 1,000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미지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근로자의 기본적 생계를 위한 퇴직금을 미지급한 이 사건 범행의 사안이 가볍지 않은 점, 그럼에도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고, 당심에 이르기까지 체불된 퇴직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은 점,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범준(재판장) 권창환 김샛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