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C은 2006. 12. 27.부터 2011. 11. 18.까지 서울 양천구 D건물, E호에서 'F교습소'를, 2011. 11. 18.부터 2018. 3. 9.까지 서울 양천구 G건물, H호에서 '학원'을 각 운영하였다.
피고는 2014. 11.경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위 '학원'의 수학강사로 근무하여 왔고, 위 'I학원' 폐업 당시에는 부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C은 주식회사의 형태로 수학학원을 운영하기로 계획하고 2018. 2. 8. 원고 회사를 설립하여 그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원고 회사는 그 무렵부터 위 'I학원'의 사업장 소재지인 서울 양천구 G건물, H호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여 왔다.
C은 원고 회사를 설립한 후 피고에게 원고 회사 명의의 2018. 2. 23.자 근로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C의 요청에 응하지 않다가 C이 재차 요청하자 같은 달 26. C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는 한편, 위 근로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자필로 "2. 26.(인수인계) 사직서 제출"이라고 기재하였다(근로계약서의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피고는 이후 인수인계를 모두 마치고 2018. 3. 3. 원고 회사에서 퇴사하였고, 이후 같은 해 4. 26.경부터 원고 회사의 사업장 소재지 인근의 서울 양천구 J건물 K호에서 'L'이라는 상호로 수학학원을 운영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3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3, 갑 제14호증 내지 갑 제17호증, 갑 제25호증, 을 제1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 제9조는 비밀유지 및 경업금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후 원고 회사의 사업장 소재지 반경 3km 이내에서 'L'이라는 상호로 수학학원을 운영하여 경업금지 의무를 위반하였고, 원고 회사 재직 중 취득한 수강생 명부를 이용하여 원고의 학원에서 수강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유치활동을 하여 학원생을 모집하는 등(피고는 원고의 학원에서 수강하는 학생들 98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여 그 중 10명의 학생을 위 'L'으로 유치하였다) 원고의 영업을 방해하였으므로, 피고는 그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① 피고의 수강생 명부 반출 및 학원생 유치활동으로 원고 회사의 이미지가 실추된 점을 감안하여 원고 회사가 최근 3년간 광고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의 일부인 6,000,000원, ② 피고가 유치한 수강생 10명으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 36,000,000원{= 10명×400,000원(1인당 수강료)×9개월(2018. 4.~2018. 12.)}, ③ 피고가 재원생, 퇴원생, 비원생 합계 1,454명의 명단을 반출함으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 14,540,000원(= 1,454명×10,000원), ④ 피고가 총 531회에 걸쳐 위 명단을 사용하여 홍보활동을 함으로써 원고 회사가 입은 손해 53,100,000원(= 531회×1회당 100,000원)의 합계 109,640,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위 ① 내지 ④의 손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피고가 2018년, 2019년 위 'L' 학원을 운영하면서 올린 매출액 합계 148,316,000원에 상당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중 109,640,000원에 대한 배상을 구한다).
가사,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 전체 또는 비밀유지 및 경업금지 의무를 규정한 위 근로계약 제9조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피고는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C과 2014. 11.경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학강사로 근무하여 신의칙상 위 근로계약 제9조와 유사한 비밀유지 및 경업금지 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므로, 그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위 ① 내지 ④의 손해액 합계 109,640,000원 또는 동액 상당의 위 'L' 학원 매출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의 유효성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거나 비진의 표시에 해당하고 원고 회사도 그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3호증, 갑 제12호증, 갑 제25호증, 을 제1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C은 원고 회사를 설립한 후 피고에게 원고 회사 명의의 2018. 2. 23.자 근로계약서에 날인할 것을 요구한 사실, 그런데 위 근로계약서 제9조에 경업금지 의무가 새로이 규정되었고(종전 근로계약서 제11조에는 비밀유지 의무만 규정되어 있었는데, C은 노무사의 권유에 따라 경업금지 의무를 추가하였다), 피고는 종전에 매월 기본급 3,300,000원과 특강비 명목의 수당 500,000원을 지급받았으나 위 2. 23.자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월 고정급여 3,300,000원만 지급받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위 2. 23.자 근로계약서의 내용이 종전보다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생각하여 서명하지 않았고, 같은 달 26. C에게 사직의사를 표시하여 그의 동의를 받은 사실, 그러나 C은 원고 회사 명의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원고 회사의 계좌에서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피고에게 재차 위 2. 23.자 근로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고{을 제4호증(C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1면, 반면에 피고는, 피고가 위 'I학원'의 부원장이자 근로기준법 제62조에 의한 서면합의 대표권을 위임받은 자로서 피고가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다른 강사들도 서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원고가 위 2. 23.자 근로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같은 달 26. 원고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한편, 위 2. 23.자 근로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자필로 "2. 26. (인수인계) 사직서 제출"이라고 기재한 사실, 피고는 이후 인수인계를 모두 마치고 2018. 3. 3.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피고가 위 2. 23.자 근로계약서에 서명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명확하지는 않으나,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C에게 사직의사를 표시하여 동의를 받은 후 위 2. 23.자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였고, 이후 인수인계를 마치고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C과 피고 모두 위 2. 23.자 근로계약서의 내용을 이행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원고도 2020. 4. 8.자 참고서면에서, 위 2. 23.자 근로계약서가 피고의 계속 근로를 목적으로 작성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더욱이, 갑 제3호증,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C은 피고가 사직 의사를 표시한 후인 2018. 2. 말경 피고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피고에게 "너도 3년 넘게 이곳에서 학원생활을 했고 I의 부원장으로 있었으니 주변 가까운 곳에 교습학원부터 차려서 서로 윈윈하고 도움을 주고 지내자. 필요한 것 있으면 도와줄 테니 연락 자주하고, 내가 잘 아는 M부동산에 소개해 주겠다. 차리게 되면 꼭 연락 달라. 오픈하면 내가 화분 하나 보내주겠다."는 이야기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위 근로계약 제9조 제5항 단서에 해당하여 경업금지 의무위반이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신의칙에 기한 비밀유지 및 경업금지 의무 부담 여부에 관하여
다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 하여도, 피고가 원고 회사에 대해 신의칙에 기한 비밀유지 및 경업금지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갑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C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종전 근로계약 제11조에서 "피고는 재직 중 취득한 정보에 대하여 재직 중, 퇴직 후에라도 외부에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비밀유지 의무를 규정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 외에 위 근로계약에서 경업금지 의무를 규정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 회사에 대하여 신의칙에 기한 경업금지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피고가 종전 근로계약 제11조에 따라 C에 대해 비밀유지 의무를 부담하였으므로, C의 사업을 승계한 원고 회사에 대해서도 신의칙상 비밀유지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피고가 비밀유지 의무를 침해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도 없다{오히려,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C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 혐의로 피고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소하였으나, 피고는 2018. 10. 30.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갑 제1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9. 11. 6.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고정301호 사건에서 "피고가 2018. 3. 3. 원고 회사를 퇴사하면서 원고 회사의 영업상 중요한 자산인 98명의 재원생 명단, 265명의 퇴원생 명단이 저장되어 있는 휴대전화 및 1,091명의 비원생 명단이 저장되어 있는 USB를 반출한 후 이를 이용하여 531회에 걸쳐 피고가 운영하는 위 'L' 학원을 홍보하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여 영업활동을 하였다."는 업무상배임죄의 범죄사실로 벌금 3,000,000원의 유죄판결을 받고 항소를 제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유죄판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더욱이 을 제9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1,091명의 비원생 명단에는 48명의 학생이 105회 중복 기재되어 있고, 195명의 퇴원생이 비원생으로 중복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범죄사실에 의하여도 피고가 원고 회사의 정보를 누설하는 등 비밀유지 의무를 침해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위 업무상배임죄의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원고가 주장하는 위 ① 내지 ④의 손해액 합계 109,640,000원 또는 동액 상당의 위 'L' 학원 매출액에 해당하는 손해가 위 범죄사실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위 'L' 학원의 매출액이 곧바로 원고의 영업상 손실로 귀결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고, 피고가 위와 같이 531회에 걸쳐 위 'L' 학원을 홍보하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여 영업활동을 하였다고 하여도 이러한 행위와 원고 학원의 수강생 감소 사이에 구체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오히려 을 제4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C은 위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고정301호 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학생 또는 학부모가 어느 학원에 등록할지 여부를 결정할 때는 강사의 자질과 신뢰성, 강의 콘텐츠의 내용, 강사들의 성실한 수업, 학생들의 실력 향상 등이 중요하고, 이런 점에 대한 확인 없이 홍보 문구만 보고 학원에 새로 등록하는 학생들은 별로 없다는 취지로 증언한 사실, 위 531회의 문자메시지에는 피고가 자신의 어머니, 간판업주, C 등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와 같이 위 'L' 학원의 홍보와 무관한 문자메시지가 다수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송인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