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3. 6. 선고 2019가단22099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와 피고의 관계

원고는 피고의 B 팀장(2급)으로 재직 중이던 2013. 12. 16. 아시아개발은행(ADB, 필리핀)으로의 해외업무연수파견 발령을 통보받고, 해외업무연수원(硏修員)으로 아시아개발은행에 2013. 12. 19.부터 2016. 4. 14.까지 파견되었고, 그 후 복귀하여 근무하다가 의무재직기간 전인 2019. 1. 4. 퇴직하였다.

나.

원고의 계약서 및 서약서 작성

원고는 위 아시아개발은행(ADB) 해외업무연수 파견과 관련하여 2013. 12. 13. 피고에게 아래와 같은 계약서 및 서약서를 작성·제출하였다.

다.

피고의 해외업무연수원 및 연수비에 관한 규정

○

피고는 소속 직원의 업무수행 및 관리능력의 제고, 국제감각의 배양 등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연수제도를 두고 있는데(연수규정 제1조), 연수는 국내연수와 해외연수로, 해외연수는 해외업무연수와 해외학술연수로 구분된다(연수규정 제2조).

○

원고가 연수원(硏修員)으로 선정된 피고의 '해외업무연수'는 실무지식 및 이론습득, 어학능력향상, 해외견문을 통한 국제화능력 배양 등을 위하여 외국의 금융감독기관, 금융기관, 국제기구 및 교육기관 등에서 실시하는 연수를 말하고(연수규정 제31조), 해외업무연수원 후보자는 자격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하고(연수규정 제34조), 인재교육원 실장은 후보자의 근무경력 및 연수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종 연수원을 선정한다(연수규정 제5조). 해외업무연수원의 경우 실연수 소요기간을 연수기간으로 하고(연수규정 제36조 제1항), 연수원은 연수종료 후 연수보고서를 인재교육원 실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연수규정 제41조).

○

피고는 해외연수원에 대하여 연수참가실비, 숙박비, 교통비, 보험료 등을 대여할 수 있고, 연수 복귀 후 의무복무기간(연수기간의 2배) 이상을 복무한 경우 반환채무를 면제하고, 동 기간을 근무하지 않고 임의로 퇴직한 경우 연수비 반환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의 연수규정 중 연수비와 관련된 조항은 아래와 같다.

라.

원고의 의무복무기간 전 퇴직에 따른 연수비 일부 반환(상계 처리)

원고가 2018. 12.경 의무복무기간 전에 퇴직 의사를 밝힘에 따라, 피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연수비 일부 36,712,602원의 반환을 통보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9. 1. 4. 피고에게 '원고가 수령할 퇴직금 등에서 연수운영비 36,712,602원과 상계하고 차액만을 지급받는 것에 동의하고, 향후 급여 및 퇴직급여와 연수운영비를 상계한 내용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작성하여 준 뒤, 2019. 1. 4.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제4호증, 을 제1, 2, 4, 5, 7, 11, 12호증, 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아시아개발은행(ADB)에 파견된 형식은 피고의 연수규정 등에 따른 해외장기 OJT연수이나, 그 실질은 ADB의 정식직원과 동일한 업무를 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그 연수비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실질적으로 임금의 성질을 갖고 있는바, 원고가 피고의 연수규정(연수비 대여부분)과 계약서 등에 따라 피고에게 연수비를 반환하기로 한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 퇴직시 상계처리한 위 연수비 36,712,602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 5.부터의 법정 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교육훈련 또는 연수를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인 경우에는, 그러한 약정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참조).

○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인바, 기업체에서 비용을 부담 지출하여 직원에 대하여 위탁교육훈련을 시키면서 일정 임금을 지급하고 이를 이수한 직원이 교육수료일자부터 일정한 의무재직기간 이상 근무하지 아니할 때에는 기업체가 지급한 임금이나 해당 교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도록 하되 의무재직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이를 면제하기로 약정한 경우, 교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근로자로 하여금 상환하도록 한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 아니므로 유효하지만, 임금반환을 약정한 부분은 기업체가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한 임금을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으로서 실질적으로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직원의 해외파견근무의 주된 실질이 연수나 교육훈련이 아니라 기업체의 업무상 명령에 따른 근로장소의 변경에 불과한 경우, 이러한 해외근무기간 동안 임금 이외에 지급 또는 지출한 금품은 장기간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로에 대한 대가이거나 또는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필요불가결하게 지출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경비에 해당하여 재직기간 의무근무 위반을 이유로 이를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 또한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참조).

2)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해외연수 후 의무복무기간 전 임의 퇴직시 원고가 피고에게 소정의 연수비를 반환하기로 한 약정이 근로기준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그 밖에 이를 무효라고 볼 근거가 없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위 해외연수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이 사건 연수비 외에도 여전히 기존과 유사한 수준의 급여를 별도 수령하였는바, 위 급여 외에 지급받은 이 사건 연수비의 세부항목은 '체재비, 연구보조비, 주택임차료, 항공운임, 보험료, 국외이전비, 비자발급수수료'로서 그 실질이 근로기준법상 임금이라기 보다는 해외연수에 소요되는 실비 상당의 금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해외연수 후 의무복무기간 이상 근무하지 아니할 때에는 피고로부터 대여받은 이 사건 연수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도록 하되 의무복무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이를 면제받기로 하는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 아니므로 유효하다.

②

원고는 해외업무연수원으로 선정되면서 계약서와 서약서를 직접 작성함으로써 '피고가 원고에게 연수비를 대여하는 것이고 원고가 의무복무기한 전에 퇴직할 경우 그 반환채무가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자필 서명한 것으로 보이고, 해외연수기간 동안 피고가 원고에게 연수비로 대여한 돈은 합계 102,878,680원에 이르나, 피고는 규정에 따라 위 돈 중에서 연수종료 후 원고의 근무기간을 감안한 면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36,712,602원만의 반환을 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의 연수비 반환 규정 또는 약정이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한편, 원고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담당한 원고의 업무가 아시아개발은행 업무 관련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고 연구하는 '연수'가 아니라 아시아개발은행 정식 직원의 담당 업무와 동일하였고, 피고 역시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파견을 보냈으므로, 원고에게는 피고의 연수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피고의 해외연수규정에 따라 해외업무연수원으로 선발되어 해외장기OJT연수 형태로 아시아개발은행(ADB)에 간 이상, 원고 주장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의 연수규정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③

피고의 원고에 대한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의 해외연수파견은 피고의 해외업무연수(OJT)제도의 하나임이 분명한바(원고 역시 이를 사전에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실제 담당 업무가 아시아개발은행의 정식 직원이 담당한 업무와 동일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ADB 해외연수기간 동안의 주된 실질이 연수나 교육훈련이 아니라 피고의 업무상 명령에 따른 근로장소의 변경에 불과한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현

각주1) ① 후보자추천일 현재 실근무기간이 만 1년 이상인 자, ② 근무성적이 우수하고 제35조 소정의 결격사유가 없는 자, ③ 후보자추천일 현재 일정 외국어자격능력을 보유한 자, ④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없는 자

각주2) 연수규정에 따라 해외업무연수기간 중 피고가 원고에게 대여한 합계 102,878,680원 중에서 연수종료 후 원고의 근무기간을 감안하여 면제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이다.

각주3) On-the-Job-Training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