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는 2008. 9. 19. 피고에 택시 운전근로자로 근무하였고 2018. 12. 31. 정년퇴직하여 2019. 1. 1.부터 촉탁직으로 근무하다가 2019. 12. 31. 퇴직하였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2009.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서울시 지역에 시행되었다.
최저임금 미지급액 청구
원고는, 피고가 특례조항의 시행으로 매년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임금지급의무의 부담이 커지자 C 노동조합과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특례조항을 잠탈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시켰는데 이러한 임금협정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6. 6.부터 2019. 12.까지 종전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계산한 최저임금과의 차액인 21,566,69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갑 4호증의 1, 2, 갑 5호증, 갑 6호증의 1, 2, 갑 7, 8, 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노동종합과 2014년까지는 일 6시간 40분으로 정하였으나, 2015년, 2016년에는 일 6시간으로, 2017년에는 일 5시간 30분 내지 5시간으로, 2018년에는 일 4시간으로 점차 단축하는 합의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최저임금법은 시간급으로 최저임금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정근로시간이 줄면 일급이나 월급 기준의 최저임금 총액은 줄기 마련이다. 입법자가 일급이나 월급의 최저임금 총액을 보장하려 했으면 당연히 소정근로시간을 특정하거나 하한을 정하면 된다. 법에 소정근로시간의 하한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소정근로시간을 줄였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면 형사처벌이 따른다. 사업자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을 줄이기로 합의하였고 소정근로시간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하여 정할 수 있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줄였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하면 법적안정성을 몹시 해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정근로시간을 줄였다는 사정만 가지고는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무효라고 할 수 없고, 무효로 보기 위한 다른 특별한 사정은 무효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줄인 사실은 인정된다. 변론에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특례조항이 시행된 지 상당한 기간이 지났고 택시요금이 인상되었으며 인터넷의 발달로 운행 환경이 변한 사실, 서울시의 사납금 인상 제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다가 피고가 노동조합과 협의한 점, 택시회사 급여체계의 특수성, 사납금과 초과운송수입금의 관계, 임금 총액의 관점에서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에게 최저임금법을 잠탈할 의도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2호증, 을 1호증부터 4호증의 1, 2까지를 종합하면 상여금, 주간수당, 성실수당 등이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수당들은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 원고가 주장하는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최저임금을 계산하더라도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편 갑 2호증, 을 5, 7, 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에 급여의 전액관리제를 주장하였고 피고가 이를 받아들여 원고의 운송수입금을 모두 받은 다음 일부를 다시 성과급으로 원고에게 지급하는 방식, 일명 업적금제의 급여를 지급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성과급이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면 원고에 대하여는 최저임금법 위반을 인정하기가 더욱 쉽지 않다.
성과급 미지급액 청구
원고는 피고에게 운송수입금을 전부 지급하였는데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의 기준운송수입금을 초과한 초과운송수입금 중 일부만을 돌려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6. 6.부터 2019. 12.까지 원고가 돌려받지 못한 초과운송수입금 합계 9,163,3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다른 운송근로자들 대부분은 정액사납금제의 급여체계를 선택한 반면 원고는 업적금제를 선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정액사납금제에서는 근로자가 초과운송수입금을 모두 가져가는 이점이 있고, 업적금제에서는 초과운송수입금의 일부만을 지급받지만 퇴직금과 국민연금 등 보험에서 보다 큰 보장을 받는 이점이 있다. 원고가 스스로 업적금제의 급여체계를 선택함으로써 퇴직금과 국민연금 등 보장을 받는 대신 초과운송수입금의 일부를 지급받지 못한 것이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는 자신이 업적금제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전액관리제를 둘러싼 원고와 피고의 관계, 원고가 정액사납금제로 변경이 가능함에도 퇴직할 때까지 별다른 신청이나 이의를 하지 않은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업적금제를 선택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최병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