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 경영지원국 회계팀 팀장이다. C은 피고 회계팀 팀원으로서 2017. 4.경 피고에 계약직 직원으로 입사하여 2017. 9.경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C은 2018. 9. 18. 피고에 원고로부터 성희롱을 당하였다고 신고하였다(이하 C을 '신고인'이라고 한다).
피고는 2018. 10. 23. 원고에게, '원고가 신고인에게 동거에 관한 질문을 한 사실, 상호 포옹이나 어깨를 툭툭 치는 등의 신체접촉이 있었던 사실, 성적인 대화가 있었던 사실, "라면 끓여 줄 거지?"라는 언동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피고의 징계사유인 품위유지의무 위반(세부항목 다. 성희롱·성매매)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승급정지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피고의 인사규정은 징계의 종류로 해고, 강등, 정직, 승급정지(차기의 승급을 12개월간 정지시킨다), 감봉, 견책을 정하고 있고, 세부적 징계기준으로서 10.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 성희롱, 성매매에 해당하는 경우 그 정도가 가장 경한 '비위의 도가 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는 '정직~승급정지'의 처분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 원고의 주장
원고가 신고인에게 징계사유에 기재된 바와 같은 말을 하고 상호 포옹 등의 신체접촉을 한 것은 사실이나, 원고의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은 무효이다.
나
. 원고의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1
) 관련 법리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 구체적 판단
원고의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원고와 신고인의 관계, 장소 및 상황, 신고인의 반응, 행위의 내용 및 정도, 지속성 여부 등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가 신고인에게 동거에 관한 질문을 한 사실
원고는 '2017. 4.경 신고인 및 다른 직장 동료와 함께 식사를 하고 음료를 마시던 중 신고인이 남자친구와 5년간 교제하였고, 학교 근처에서 각자 자취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원고가 배우자와 20살 무렵 함께 어학연수를 가서 동거를 하였는데 결혼생활에도 도움이 되고 굉장히 좋았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남자친구와 동거할 생각은 해본 적 없느냐? 동거하면서 서로에 대해 잘 알 수 있고, 월세도 아낄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주장하는 당시의 정황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기혼 남성으로서 상당기간 피고에 근무한 상황이고, 신고인은 미혼 여성으로서 이제 막 피고에 계약직 직원으로 입사한 상태이다. 이와 같은 원고와 신고인의 성별, 연령, 결혼 유무, 직장 근무기간 및 지위의 차이 및 미혼 여성의 동거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함께 고려하여 볼 때, 원고가 신고인에게 교제 중인 남자친구와의 동거와 관련한 질문을 하는 것은 신고인이나 그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쌍방이 포옹하는 등의 신체접촉이 있었던 사실
원고는 친한 동료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하이파이브 또는 주먹을 마주치는 정도의 신체접촉은 있었을지 모르나 신고인이 주장한 것처럼 무릎을 어루만지거나 어깨를 감싸 안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은 없고, 업무상 의견 충돌로 대화를 나눈 후 화해의 의미로 세 차례 가벼운 포옹을 한 사실은 있으나, 이때에도 원고가 "이거 포옹하면 미투잖아."라고 우려를 표하자 신고인이 웃으면서 "이게 무슨 미투냐, 빨리 하자."라고 했다'고 주장한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더라도 이 부분 징계사유는 '쌍방 당사자가 포옹을 한 사실'로서 원고가 일방적으로 신고인에게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원고가 앞서 주장한 정황을 고려하여 볼 때, 원고와 신고인이 포옹을 한 것으로 인해 신고인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거나, 그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워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
원고가 신고인과 성적인 대화를 나눈 사실
원고는 '2018년경 정기총회 후 원고와 신고인이 커피숍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신고인이 입사 동기의 컴퓨터에서 불법포르노 영상 소위 '야동'을 발견하여 놀린 일을 이야기하였고, 신고인이 입사 동기들과 나누었던 야한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면서 원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 달라고 여러 차례 졸라 원고가 초등학교 6학년 무렵 음란물 비디오테이프를 처음 발견한 이야기, 중학교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음란물 영상을 본 이야기들을 하였다. 신고인이 즐겁게 대화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징계사유로서 '성적인 대화'가 어떠한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어떠한 상황에서 하게 된 것인지를 전혀 알 수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당시 정황에 의하면, 소위 '야동'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낸 사람이 신고인이고, 신고인이 여러 차례 요청하여 원고가 관련 경험담을 이야기 한 것이라는 것이므로, 신고인이 원고와의 대화로 인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보기 어려워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
(
원고가 신고인에게 "신고인 집에 가서 라면 끓여먹어야지"라고 한 사실
원고는 '피고가 2018. 5. 21.을 임시휴일로 지정하였으나, 업무로 출근을 할 예정이었다. 원고는 2018. 5. 17. 사내에서 신고인과 대화를 하던 중 신고인이 "임시 휴일에도 출근하느냐"고 물어 "출근하긴 하는데 은행 예약이체만 하면 되는 거라서 일찍 끝나고 신청인 집에 가서 라면 끓여 먹어야지"라고 이야기하였고 신청인도 장난스럽게 넘어갔다. 이튿날 신청인이 원고에게 사내메신저로 "팀장님, 월요일(임시휴일)에 진짜 오실 거에요? 저 라면 진짜 잘 끓이는데...... D 오시면 카페 가거나 노래방 또 가요"라고 하여, 원고가 "서로 농담을 주고 받은 것임을 아는 줄 알았다. 다른 여자 집에 방문하는 것은 바람피우는 거지."라고 하며 거절하였다. 그러자 신고인이 "내가 창녀가 된 기분이다. 죽고 싶다. 자살하고 싶다. 왜 지난 시간 나를 힘들게 했느냐, 아내에 당당하냐."라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원고가 당황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주장하는 정황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먼저 '신청인네 집에 갈테니 라면을 끓여 달라'는 이야기를 꺼낸 점, 원고가 이후 '다른 여자 집에 방문하는 것을 바람피우는 거지'라는 말을 한 사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 역시 앞서 한 이야기가 부적절한 남녀관계에 관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점, 직장 팀장과 팀원의 관계에서 신고인이 원고가 한 말에 대하여 곧바로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인 점, 이후 신청인의 반응에 비추어 보아 신청인은 원고의 위와 같은 이야기를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신고인이 원고에게 상당한 친밀감을 표시하였고, 원고를 좋아하는 감정을 몇 차례 표현한 사정들을 들어 신고인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와 신고인이 어느 정도 친밀한 사이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관계가 이성적인 교제 관계라는 등 성적인 감정의 표현이 용인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그러한 사정만으로 신고인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정황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말로 인하여 신고인이나 그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피고가 주장하는 징계사유 중 원고가 신고인에게 동거에 관한 질문을 한 것과 신고인에게 "신고인 집에 가서 라면 끓여먹어야지"라고 말한 것은 성희롱에 해당한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상호간 포옹 등 신체접촉을 한 사실과 원고가 신청인과 성적인 대화를 한 사실이 성희롱에 해당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 징계양정의 적절성에 관한 판단
가
. 원고의 주장
원고의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나, 기타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여 징계사유가 되는 경우 원고에 대한 승급정치처분은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승급정지처분은 무효이다.
나
.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원고가 신고인에게 동거에 관한 질문을 한 것과 신고인에게 "신고인 집에 가서 라면 끓여먹어야지" 말한 것은 성희롱에 해당하여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나아가 원고와 신고인이 상호간 포옹 등 신체접촉을 하고, 성적인 대화를 한 사실은 앞서 원고가 주장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더라도 직장 동료 상호간의 예의를 준수하지 않은 등 품위유지의무 위반이다.
이와 같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의 구체적 내용과 성질, 성희롱의 징계사유에 있어서 승급정지는 피고의 인사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가장 경한 처벌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에 대한 승급정지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임재남 공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