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7. 16. 선고 2019가합11440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1997. 8. 14. 철강재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2001. 8. 20.경 피고에 입사하여 2003. 8. 14. 이사로 취임한 후 여러 차례 중임을 거쳐 2018. 8. 14. 퇴임하였고, 특히 2012. 3. 29.부터 2014. 6. 30.까지는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던 자이다.

나.

원고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비합120호로 피고의 새로운 이사 선임을 회의 목적으로 하는 주주총회소집허가신청이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개최된 2019. 2. 12.자 임시주주총회에서 C과 D이 피고의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선임되었는데, 피고의 현 대표이사 중 C은 원고의 부친이고, D은 원고의 동생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의 구 정관에 의하면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 규정이 있고, 전임 대표이사였던 E이 일반 근로자의 퇴직금 산정 방식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은 점에 비추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도 같은 방식으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설령 정관상 퇴직금 지급 근거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피고의 실질적 운영자는 원고의 부친인 C이었고, 원고는 등기부상 피고의 사내이사 내지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었을 뿐 업무집행권이나 의사결정권한 없이 C의 지휘에 따라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에 불과하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청구권이 인정된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2. 6. 30. 중간정산 시 발생한 퇴직금 141,963,754원 중 미지급된 81,963,754원과 중간정산 이후의 퇴직금 168,006,216원 등 합계 249,969,97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의 정관상 임원에 대한 구체적인 퇴직금 지급 규정이 없고, 원고에 대한 퇴직금 내지 중간정산 퇴직금 지급 여부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도 없었으므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원고는 2012. 3. 29.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C으로부터 모든 권한을 이관 받았고, C은 고령으로 인해 주 1~2회 정도 회사에 방문하여 고문의 역할을 수행하였을 뿐이다. 원고는 피고의 경영자이자 업무집행권을 보유한 등기된 임원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3.

판단

가.

원고의 퇴직금 지급청구권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의 보수에는 연봉, 수당, 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모든 대가가 포함된다. 이는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정관 등에서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의 보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런데 이사의 퇴직금은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보수에 포함되고,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받는 형식을 취하는 퇴직금 중간정산금도 퇴직금과 성격이 동일하다. 다만 이사에 대한 퇴직금은 성격상 퇴직한 이사에 대해 재직 중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므로, 이사가 재직하는 한 이사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할 여지가 없고 이사가 퇴직하는 때에 비로소 지급의무가 생긴다. 그런데 퇴직금 중간 정산금은 지급시기가 일반적으로 정해져 있는 정기적 보수 또는 퇴직금과 달리 권리자인 이사의 신청을 전제로 이사의 퇴직 전에 지급의무가 발생하게 되므로, 이사가 중간정산의 형태로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퇴직금의 지급시기와 지급방법에 관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정관 등에서 이사의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면서 퇴직금의 액수에 관하여만 정하고 있다면,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는 퇴직금 중간정산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다17436 판결, 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4152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2, 8, 10,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기존 정관에서 이사에 대한 퇴직금(중간정산 퇴직금 포함, 이하 같다) 지급 여부와 그 금액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정하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에게 정관 내지 주주총회 결의에 의한 퇴직금 지급청구권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2019. 2. 12. 개정된 피고의 정관(갑 제8호증) 제32조에서는 “임원의 보수 또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달리 임원의 퇴직금 지급에 관하여 구체적인 금액과 지급방법, 지급시기 등을 정하고 있지는 않다.

②

원고가 제출한 구 정관(갑 제19호증) 제33조에 의하면 “임원의 보수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고 임원의 퇴직금은 별지 첨부한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그 별지 퇴직금 지급규정은 제출되어 있지 않아 구체적인 지급기준을 확인할 수 없다. 피고는 원고가 주장하는 구 정관의 존재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고 다투고 있다.

③

원고가 2012. 6. 30.경 중간정산을 받을 당시에 원고는 이미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었는바, 원고가 본인 명의로 작성한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지급명세서’(갑 제2호증)의 기재만으로는 당시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원고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적법한 결의가 있었다고 추단하기 어렵다.

④

한편, 구 대표이사 E에 대하여 퇴직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에 대하여도 같은 방식으로 산정된 퇴직금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

다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갑 제14, 15,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2. 3. 29.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원고의 부친인 C이 피고에 대하여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나)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4, 12, 13, 17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앞에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C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피고의 대표이사였던 원고는 설립자인 C과 부자관계에 있고, 원고의 동생인 D은 피고의 재무 관리를 담당하였으며, 피고의 주식은 원고와 D 등 가족들이 분할하여 보유하고 있었는바, 피고는 소규모의 가족회사로 보인다.

②

원고 역시 준비서면에서 ‘원고는 회사의 영업 및 관리 업무를, 동생인 D은 통장관리, 자금집행 등 재무 업무를 담당하여 왔다’, ‘가족기업의 특수성에 따라 원고는 실질적 운영자인 C의 아들이자 명목상 대표이사로서 다소 많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③

원고는 피고의 발행주식총수 30,000주 중 12,000주를 보유하여 지분율이 40%에 이르는 최대주주였고, 2018. 3. 31.경 D에게 1,200주가 양도된 이후에도 지분율이 36%에 이르는 2대 주주였다.

④

원고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비합120호 주주총회소집허가신청 사건에서 신청의 정당성을 다투며 ‘원고가 C으로부터 경영권을 이관 받은 후 꾸준히 긍정적인 영업성과를 이뤄왔다’고 주장하여 원고가 피고의 대표자로서 운영권을 행사해온 것을 인정한 바 있다.

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C이 여전히 피고의 최고 운영자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의 임원으로서 일정한 사무처리 위임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아니면 업무집행권 없이 단순히 C으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노무를 제공하였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⑥

그런데 원고가 C으로부터 결재를 받아왔다는 근거로 제시한 서류를 보면(갑 제12, 13호증) 결재란이 이사, 사장, 회장 등으로 구분되어 있기는 하지만, 서명․날인이 없고 극히 일부의 자료에 불과하여 C이 실질적으로 결재권을 가지면서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기찬(재판장) 황여진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