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7. 17. 선고 2019나62312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발달치료, 수업을 하는 'C' 노원점'(이하 '피고 사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자이다.

나.

원고는 심리운동발달 전문지도사로, 2013. 3. 4. 부터 피고 사업장에서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심리운동치료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7. 5. 4. 퇴직하였다.

다.

원고는 2014. 1. 1.부터 2017. 4. 1.까지 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 피고 사업장 근로자로 가입되어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원고는 2013. 3. 4.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원고는 피고와 심리운동치료 업무에 관하여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개인사업자일 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의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15549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가)

피고 사업장의 운영방식 및 업무의 배정·진행방식

(1)

원고를 비롯하여 피고 사업장에서 발달치료 수업을 하는 치료사들은 매월 초 월간 업무계획서(시간표), 월간 수업표(수업회기명세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피고는 치료사들의 수업 일정을 일주일 단위의 시간표 형태로 작성하여 사업장에 비치하였다. 치료사들은 피고의 관여 없이 서로 협의하여 자신의 수업 시간표를 작성하여 수업을 진행하였고, 수업의 연기나 결강의 보충은 피고에 대한 보고나 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자율적으로 진행하였다. 치료사들이 수업진행 상황에 관하여 작성하는 월간 수업표(수업회기명세서)에는 매월 수업한 횟수 및 보충·공제(연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부만이 기재되어 있다.

(2)

피고 사업장에서는 피고와 치료사들이 참여하는 회의가 한 달에 0~4회 비정기적으로 진행되었다. 그 회의는 주로 시·군·구, 교육청이 주관하는 '특수교육 관련 바우처카드 서비스지원기관'의 자격 유지 등과 관련하여 관계기관의 공지사항 및 변동사항을 전달·공유할 목적으로 소집되었다. 치료사들은 그 회의에 참석할 의무가 없었고(실제로 D 등 일부 치료사들은 회의에 참여한 적이 없다) 불참 시 불이익도 없었다. 피고와 원고를 비롯한 치료사들은 평소 전원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을 통하여 대화를 나누었다. 그 채팅방은 주로 여러 치료사들이 공간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데에 필요한 공지 사항의 전달 또는 일정의 환기 등에 활용되었다.

(3)

신규 수업은 치료사가 직접 대상 아동을 모집하여 진행할 수 있었고, 피고 사업장을 통해 모집된 아동을 피고와 협의하여 연결 또는 배정받아 진행할 수 있었는데, 주로 치료사가 직접 모집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치료사들은 이처럼 지인의 소개 및 피고 사업장을 통해 연락이 온 아동들을 직접 상담하여 수업가능 여부를 판단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각 치료사마다 수업을 진행하는 아동의 숫자가 달랐다. 또한 치료사들은 담당 아동들을 데리고 다른 사업장으로 옮기는 것이 가능하였다.

나)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

(1)

원고를 비롯한 치료사들은 자신의 수업 시간에 맞추어 피고 사업장에 출근하므로, 치료사들마다 주당 출근일수나 출·퇴근 시간이 달랐다. 치료사들은 피고 사업장에 있더라도 수업 시간에 따라 공백이 있는 경우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하였고,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이나 수업이 없는 날에는 별도의 수익활동을 할 수 있었다. 원고도 2013. 4.경부터 12.경까지 E초등학교에서 인라인스케이트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였다. 원고가 E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할 당시 피고로부터 교구를 빌리고 피고에게 2013. 4.경부터 같은 해 7.경까지는 교구 사용료 4만 원과 이미지사용료(피고 사업장 소속임을 밝히는 것에 대한 대가, 이하 같다) 명목으로 방과 후 수업료의 10%를 지급하였고, 2013. 9.경부터 12.경까지는 이미지사용료만 지급하였다.

(2)

원고를 비롯한 치료사들은 월간 업무계획서(시간표)에 따라 피고 사업장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 치료사들은 직접 수업일정을 짜고 그에 따라 자유롭게 수업장소를 선택하여 피고 사업장 내부 또는 야외에서 수업을 진행하였고, 피고 사업장 내부에서 수업을 한 뒤에는 수업장소를 청소하였다.

나)

업무의 대체가능성 및 보수의 지급

(1)

원고를 비롯한 치료사들은 개인적인 사정이 생길 경우 피고의 허락이나 승인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다른 치료사에게 부탁하여 자신이 담당한 수업을 맡길 수 있었다. 어느 치료사의 부탁으로 다른 치료사가 수업을 대체하여 진행한 경우 그 수업의 보수는 해당 치료사들 사이에 정할 문제이지만 일반적으로 원래의 담당 치료사에게 지급되었다. 치료사들이 수업을 다음 달로 연기하여 이번 달 수업이 진행되지 아니하면, 그 수업에 해당하는 보수를 받지 못했다.

(2)

원고를 비롯한 치료사들은 담당 아동의 보호자로부터 직접 수업료 결제를 받는데, 바우처 카드에 의할 경우에는 치료사들의 개인 바우처 단말기를 이용하고, 일반 신용카드에 의할 경우에는 피고 사업장의 단말기를 이용한다. 그 후 치료사별 바우처카드 결제 내역과 치료사들이 직접 결제 받아 모아 둔 신용카드 영수증의 결제 내역을 기초로 피고와 미리 약정한 분배비율에 따라 정산하여 보수를 지급받았다. 피고와 치료사 사이 수업료 분배비율은 일정하지 않고 50%를 받는 치료사, 70%를 받는 치료사 등이 있었다. 원고는 당해 월의 수업료의 50%에 해당하는 정산금을 다음 달 초에 지급받았고, 정산금과 별도로 30~40만 원 내외의 수당을 지급받았다. 원고의 보수는 매월 수업 건수에 따라 달랐고, 다른 치료사들도 각자의 수업 건수에 따라 서로 보수가 달랐다.

라)

행정업무의 처리

(1)

원고를 비롯한 치료사들은 시·군·구, 교육청의 바우처지원 사업 관련 감사에 대비하여 초기상담일지, 서비스일정표, 사회복지서비스 제공계획서, 발달재활서비스 제공 기록지, 장애아동 소견서, 사회복지서비스 제공계획서, 장애아동 종결보고서 등의 행정문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공하였다.

(2)

원고 등 대부분의 치료사들은 '팀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었고, 치료사 관련 서류(치료사 변경·퇴사 신청서, 경력증명서, 졸업증명서, 자격증, 개인정보 동의서, 성범죄·아동학대 조회불가 기관 자체점검표, 성범죄경력조회 회신서) 및 운영에 관한 보고서(서비스지원기관 운영점검표, 서비스지원기관 운영보고서, 운영평가 설문지) 등을 관계기관에 이메일로 전송하는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마)

4대 보험 가입

원고를 포함한 치료사들 중 일부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일부는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위 보험 가입에서 원고의 근로소득으로 신고된 금액은 월 100만 원으로, 원고가 주장하는 월 급여액보다 훨씬 적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1, 12, 14, 15, 17, 20, 21 내지 23호증, 을 제1 내지 4, 6 내지 13, 15, 16 내지 2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3)

구체적인 판단

위 인정사실과 이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

가)

원고가 피고에게 월간 업무계획서(시간표)를 제출한 것은 단지 같은 사업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다른 치료사들의 수업과 시간이나 장소가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고, 치료 아동의 부모들에게 일정을 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가 월간 수업표(수업회기명세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것은 수업료 정산 등 회계 관리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월간 업무계획서나 월간 수업표는 원고 등 치료사들이 피고에 대해 문서상 업무 보고를 하거나 업무상 승인이나 감독을 받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피고와 치료사들의 비정기적 회의나 단체 채팅방의 운영은 피고와 피고 사업장 소속의 치료사들에게 공동으로 이익이 되는 '공공기관의 특수교육 지원기관 자격'의 유지·관리와 여러 치료사들의 수업 일정이나 장소를 조정하는 데 필요한 공지사항의 전달이나 의견의 교환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이를 통해 치료사들에 대해 업무상 지휘나 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원고를 비롯한 치료사들은 피고로부터 수업을 일방적으로 배정받아 진행한 것이 아니라, 개인사업자로서 스스로 영업을 하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수업을 운영하였다.

라)

피고 사업장에는 치료사들 자신이 담당하는 수업시간 외에는 별도로 시간적 구속을 받는 출·퇴근시간의 정함이 없었다.

마)

사용자에게 종속된 근로자로서 파견을 나가는 경우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별도로 교구 사용료를 지급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원고가 피고 사업장 바깥의 '방과 후 수업'의 수업료 90%를 갖고 피고에게 나머지 10%를 이미지사용료 명목으로 지급한 점에 비추어, 원고가 E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한 것은 피고의 근로자로서 파견을 나간 것이 아니라 개인사업자로서 별도의 수익활동을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바)

원고는 수업장소의 선택에 있어 피고의 지시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수업장소의 청소는 여러 치료사들이 수업 장소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처지에서 다음 사용자를 위해 뒷정리를 하는 관행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

원고는 개인사업자로서 제3자를 고용하여 수업을 대체할 수 있었고,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원고가 받은 보수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아)

원고는 자신의 능력과 재량에 따라 창출된 매출액의 50%를 정산 받았을 뿐이고, 원고의 주장대로 원고가 300만 원의 기본급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자)

원고를 비롯한 치료사들은 시·군·구, 교육청이 지정하는 바우처서비스 제공 인력으로서 개별적으로 행정문서를 작성하여 보관하였다가 점검 시에 관할구청 및 교육청담당자에게 제출하였다. 즉 원고 등 치료사들은 자신의 '바우처서비스 제공인력'의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행정기관에 제출할 행정문서를 작성한 것일 뿐, 피고에게 업무를 보고하기 위해 그 문서를 작성했다고 보기 어렵다.

차)

이메일 발송 업무의 내용이나 담당자들, 팀장 직책을 부여받은 치료사들의 규모 등에 비추어, 원고가 다른 치료사들과 달리 '팀장'으로서 피고 사업장의 행정업무를 별도로 수행하고 그 대가로 직책수당을 지급받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카)

원고를 포함한 일부 치료사들의 4대 보험 가입은 피고 사업장의 특수교육 지원기관 자격의 유지·관리 등을 위해 공공기관이 제공한 업무편람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에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문성관 이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