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위조된 직불동의서를 교부하였던 2015. 5. 15.경 이전에도 마치 공사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것처럼 행세하였는바 이는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는 점, ② 피고인이 공사 발주자 G로부터 피해자에게 하도급한 소방공사 부분과 관련된 대금을 지급받고도 피해자에게 이를 지급하지 않은 점, ③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일 무렵 임금 체불로 인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는 등 자력이 부실한 상태였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공사를 하게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직권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기존의 "피고인은 2015. 2.경 서울 구로구에 있는 위 F 노인요양병원 리모델링 공사 현장 사무소에서 피해자에게 추가 공사를 하면 공사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겠다고 거짓말하면서 위 리모델링 공사 발주자인 G 명의의 공사대금 직불동의서 등을 교부하는 등 피해자를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그 무렵부터 2015. 6. 30.경까지 부가가치세 포함하여 총 53,642,898원 상당의 소방기계공사, 소방전기공사 등을 하게 하였다." 부분을 "피고인은 2015. 2.경 서울 구로구에 있는 F 노인요양병원 리모델링 공사 현장 사무소에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추가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항의하는 피해자에게 추가 공사를 하면 공사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해 줄 것처럼 거짓말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추가 공사에 나아가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곧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처럼 행세하고 2015. 5. 15.경 위 리모델링 공사 발주자인 G 명의의 공사대금 직불동의서를 위조하여 교부하는 등 피해자를 안심시켜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위 일시경부터 2015. 6. 30.경까지 부가가치세 포함하여 총 53,642,898원 상당의 소방기계공사, 소방전기공사 등을 하게 하였다."로 변경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변경된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서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판단한다.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4. 12. 22.경 주식회사 B 대표이사인 피해자 E에게 'F 노인요양병원 리모델링 공사' 중 '소방 설비 공사'를 부가가치세 포함 공사대금 총 154,000,000원에 하도급하였고, 피해자는 그 시경부터 위 소방 설비 공사를 시공하여 오던 중 2015. 2.경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 지불이 이루어지지 않자 추가 공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2015. 2.경 서울 구로구에 있는 위 F 노인요양병원 리모델링 공사 현장 사무소에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추가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항의하는 피해자에게 추가 공사를 하면 공사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해 줄 것처럼 거짓말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추가 공사에 나아가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곧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처럼 행세하고 2015. 5. 15.경 위 리모델링 공사 발주자인 G 명의의 공사대금 직불동의서를 위조하여 교부하는 등 피해자를 안심시켜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위 일시경부터 2015. 6. 30.경까지 부가가치세 포함하여 총 53,642,898원 상당의 소방기계공사, 소방전기공사 등을 하게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위 G로부터 직불동의서 작성에 대하여 위임을 받은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있어 피해자로 하여금 추가 공사를 계속하게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추가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사실 및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추가 공사 등을 제공받을 당시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거나 이를 인식하면서도 피해자를 속여 공사대금 상당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한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는 피해자에게 위조된 직불동의서를 교부하였던 2015. 5. 15.경 이전부터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공사를 계속 진행하게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2015. 2.경부터 2015. 5. 15.경까지 사이에 피해자가 대금미지급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한 사실은 없으며, 피해자는 2015. 5.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피고인에게 공사대금이 지급되지 않아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통지를 한 것으로 보인다(공판기록 85~86쪽). 여기에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서는 계약 체결 후 변경 또는 추가된 공사 부분을 추후 준공시 정산하는 것으로 얘기되었던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공판기록 99쪽), 피고인이 2015. 5. 15.경 이전에 피해자에게 '추가 공사를 진행하면 공사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식의 언동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기망행위로 보기는 어렵고, 설령 그러한 행위가 기망행위라고 평가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2015. 5. 15.경까지 공사를 진행한 것과 위 행위 사이에 사기죄에서 말하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은 2015. 2.경까지는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였으며, 피고인 명의 계좌에 대한 입출금거래내역에 의하면 위 계좌에는 2015. 2.경부터 2015. 5.경까지 합계 약 6억 8,000만 원 상당의 금원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바, 피고인에게 이 사건 당시 미지급된 공사대금을 감당할 정도의 변제자력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증거기록 121~126쪽, 128~137쪽). 한편, 피고인의 임금 체불 문제는 2015년 9월분 이후의 임금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 이후의 상황에 불과하므로(증거기록 186~189쪽), 이를 가지고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변제자력을 판단할 수는 없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015. 5. 15.경 위조된 직불동의서를 교부한 사실은 인정되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진행한 공사는 2015. 5. 15.경 무렵 이미 완료된 것으로 보이고, 2015년 5~6월분 각 근로내용 확인신고서 내용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총 53,642,898원 상당의 공사가 위 직불동의서 교부행위 이후에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5. 5. 15.경 잔여공사대금을 53,642,898원으로 하고 이를 2015. 5. 28.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준공 정산 합의서(이하 '합의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여기에는 그 하단에 "단, 상기 공사의 소방준공에 관한 일체 서류(시공완료 확인서, 자재 시험성적서 납품확인서, 소방 설계도서)를 2015. 5. 16.까지 감리에게 제출하는 것을 약속하여야 함."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만약 합의서 작성 당시 사실상 공사가 실질적으로 마무리되어 준공절차만이 남아 있던 상태가 아니었다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위와 같이 정산 합의 다음날까지 준공서류의 제출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합의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합의서 작성 경위에 대하여 피고인측 직원으로서 피해자에게 합의서와 직불동의서를 직접 교부해주었던 I도 '공사를 하거나 그런게 아니라 소방공사가 끝나고 주는 필증을 받기 위해서 합의서와 직불동의서를 준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112쪽).
피해자는 자신이 합의서 내용대로 2015. 5. 16.경 소방준공 관련 서류 일체를 감리에게 제공하였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91쪽, 95쪽).
피고인이 합의서 작성 이후 G로부터 상당한 공사대금을 받았음에도 피해자에게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가 이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2015. 8. 17.경 G로부터 소방공사 관련 대금 명목의 5,000만 원을 포함하여 8,000만 원을 지급받자 피해자에게 대금을 지급하여주겠다는 취지로 수차례 연락을 하였다. 피해자 역시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할테니 하자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아오라고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93~94쪽).
피고인은 이 사건 및 이로 인하여 제기된 관련 민사소송 절차에서 일관되게 '하도급계약서 제23조 제1항에 따라 대금지급의 조건으로 하자보증보험증권을 요구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제공하지 않아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고(증거기록 54~60쪽, 공판기록 130쪽), '피고인이 무하자확인서를 제공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하자보증보험증권을 발급할 수 없었다'는 피해자의 반박에 대하여도 '하자가 많은데 무하자 확인서를 작성하여줄 수는 없다'거나(공판기록 136쪽, 152~3쪽), '(하자보증보험증권의 발급은 무하자확인서 외에) 변경계약서를 통하여도 할 수 있는 부분이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공판기록 153쪽), 피해자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본인 나름대로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하여 일응 합리적인 설명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피고인은 G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으로 다른 하도급업체인 ㈜S에는 2015. 7. 31.경 2,000만 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47쪽).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3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제3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선의종(재판장) 김범준 김연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