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 A에 대한, 피고 주식회사 C의 별지 제1목록 제1 내지 3항 기재 약속어음공정증서, 피고 주식회사 D의 별지 제1목록 제4항 기재 약속어음공정증서, 원고 B에 대한, 피고 주식회사 C의 별지 제2목록 제1항 기재 약속어음공정증서, 피고 주식회사 D의 별지 제2목록 제2항 기재 약속어음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이 법원이 2020카정10008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20. 1. 21.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인가한다.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피고 주식회사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은 유사투자 자문업 등을 하는 회사로서, 피고 주식회사 C,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위 회사들의 모회사이다. 위 회사들은 모두 G이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
원고 A는 2018. 8. 23., 원고 B은 2018. 12. 4. 피고 주식회사 C와 사이에서 ‘TM 아웃바운드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이라 한다). ‘TM(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는 회사로부터 무료 회원 명단을 제공받아 무료 회원에게 전화를 걸어 유료회원으로 유치하는 등 회원 관리를 하는 업무로서 위 계약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들은 피고 주식회사 C 이외에도 G의 지시에 따라 피고 회사, 주식회사 F에서 일을 하고 보수를 지급받기도 하였다(이하 위 회사들을 통틀어 ‘피고 회사 등’이라 한다).
원고들은 보수를 지급받을 무렵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 제8조 제2항, 제13조 제2, 3항에 기한 퇴사시의 보수․프로모션 반환의무와 관련하여 해당 월의 보수․프로모션 합계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액면금으로 한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주문 기재와 같이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한 다음, ‘① 갑은 을이 상호 협의된 바 없이 DB를 유출하거나 무단으로 계약 이행을 거절하거나 회사에서 허용하지 않는 영업방식으로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지 않는 한 그 어떤 경우에도 위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행사하지 않고, ② 을과 갑이 상호간 합의에 의하여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을 해지한 이후에는 위 약속어음공정증서는 부기 공증 혹은 원본과 등본을 폐기하여 무효화’하기로 약정하였다.
그 중 피고 회사를 수취인으로 하여 발행한 약속어음(이하 ‘이 사건 약속어음’이라 한다)과 공정증서는 다음과 같다.
원고 A: 2019. 2. 28. 발행한 액면금 1,909,046원의 약속어음과 별지 제1목록 제4항 기재와 같이 작성한 공정증서
원고 B: 2019. 2. 28. 발행한 액면금 5,555,069원의 약속어음과 별지 제2목록 제2항 기재와 같이 작성한 공정증서
원고들은 2019. 6. 30.경까지 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 업무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16, 28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 갑 제12, 17호증의 각 1, 2, 갑 제29, 30호증의 각 2, 을 제8호증, 을 제9호증의 1, 2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약속어음의 원인관계가 되는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 제8조 제2항, 제13조 제2, 3항상 보수․프로모션 반환 약정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약속어음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이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1655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피고 회사 등은 ‘채용공고’를 내어 TM을 모집하면서 ‘근속수당’ 등 주로 근로관계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출근시각은 오전 9시부터로, 원고들은 피고 회사 등이 제공한 사무실에 출근하여 정해진 자리에서 피고 회사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컴퓨터, 전화, 기타 비품 등을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의 업무 수행은 피고 회사 등이 제공한 상황별 스크립트를 기초로 이루어졌고, 유료 회원 가입 단계에 있는 회원과의 통화 내용은 피고 회사 등의 시스템에 녹음되었다.
피고 회사 등은 ‘인사관리대장’이라는 내부 문서에서 원고들을 ‘사원’이라고 호칭하였고, TM을 실장, 팀장, 사원 등 직급으로 나누어 관리하였다.
원고들과 같은 TM은 중간 관리자인 H으로부터 근태에 관한 관리를 받아, 매일의 출근 여부, 연가․병가․조퇴 등 복무사항이 H을 통하여 피고 회사 등에 보고되고 허가를 받기도 하였다.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에 의하면, 원고들은 피고 회사 등의 서면 동의 없이는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없다(제4조 제1항).
원고들은 피고 회사 등에 전속하여 근무하면서 그로부터 지급받는 보수․프로모션 수입을 주요한 생계유지수단으로 해 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6, 19, 21호증, 갑 제15호증의 1, 2, 갑 제27호증의 1 내지 3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원고들의 업무 수단은 피고 회사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무료 회원 명단이고, 업무 방식에 있어서도 피고 회사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스크립트를 기초로 하는 등, 그 업무 내용을 피고 회사 등이 정하였다.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역시 피고 회사 등이 정하였고 원고들은 여기에 구속을 받았으며, 비품도 피고 회사 등에 의하여 제공되었다. 한편, 원고들과 같은 TM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 이와 같은 사정과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의 내용[제3자를 통한 업무대행의 원칙적 금지와 본인의 근로 제공의무(제4조), 성과 발생의 즉시 보고 의무(제5조 제1항), 근로의 대가성을 띤 보수(제7조 제1항), 업무성과의 회사 귀속(제11조)], 원고들이 계속적·실질적·전속적으로 노무를 제공하였던 점, 원고들과 같은 TM이 유치한 유료 회원이 지급하는 계약금은 피고 회사 등의 유일한 주요한 수입원인 점, 피고 회사 등이 스스로 원고들과의 계약관계를 근로관계로 인식하고 있었던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과 피고 회사 등과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은 그 형식만 위임계약처럼 되어 있을 뿐, 실질은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 등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근거로, ⓐ 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에 자유직업 소득자이지 근로자가 아니라고 명시한 점, ⓑ 원고들과 같은 TM에 대하여 직접 적용되는 취업규칙, 복무규정이 없었던 점, ⓒ 원고들이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에 피고 회사 등의 사업장 근로자로 가입되어 있지 않은 점, ⓓ TM은 피고 회사 등의 관리직 조직과 완전 분리되어 그룹웨어 사용권한, 회사 이메일 아이디 등을 부여받지 못하였고 보수 체계도 전혀 다른 점, ⓔ 원고들을 비롯한 모든 TM은 세무 처리상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에 관하여 원천징수가 이루어진 점, ⓕ 원고들을 관리하였다는 H 또한 피고 회사 등의 관리직이 아니고 피고 회사 등과 위탁계약을 체결한 TM에 불과한 점, ⓖ TM에게 지급되는 보수․프로모션은 일반 관리직의 급여와 달리 오로지 성과급으로만 구성되어 있고, TM이 판매한 상품에 대한 계약이 취소된 경우 지급받은 수당을 반환하기로 약정한 점, ⓗ 나아가 금액 측면에서 보아도 TM의 보수․프로모션 금액은 관리직의 급여보다 훨씬 다액인 점 등을 들고 있다.
우선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의 점은 원고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다투지 않는 사정들로서 이러한 점들이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징표가 될 수 있음은 인정되는 바이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을 뒤집기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의 점은 그 자체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에 부족한 내용들이다. 다) 그렇다면,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의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에 관하여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므로, 실질적으로 이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 제8조 제2항, 제13조 제2, 3항의 규정은 무효이다. 결국 이 사건 약속어음의 원인관계는 무효이므로, 이 사건 약속어음의 발행인인 원고들은 수취인인 피고 회사에 대하여 이를 이유로 대항할 수 있고, 이 사건 약속어음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허용될 수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지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