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12. 8. 선고 2020가단235726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인력 공급 및 알선 서비스 등을 영위하는 ‘D’이라는 상호의 인력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B’이라 한다)는 건축공사업, 토목공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고,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이라 한다)는 부동산 개발 건설 및 임대 매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나.

피고 C은 2018. 9. 13. 피고 B과 서울 강서구 E 대 976.20㎡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신축공사에 관하여 공사대금 1,800,000,000원(그 후 2,290,100,000원으로 증액되었다)에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 B은 2018. 12. 23. F에게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 부분(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공사대금 700,000,000원에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원고는 2019. 2.경 F과 인력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2020. 1. 중순경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인력을 투입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1호증,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

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 B은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청구취지 기재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첫째, 원고는 피고 B의 현장소장 겸 대리인인 G를 통하여 피고 B로부터 직접 대금을 지급받기로 합의한 후 이 사건 공사현장에 인력을 공급하였다.

둘째, 설령 G에게 피고 B을 대리할 권한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G는 ‘전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실질적으로 이 사건 공사현장을 관리하였으므로, 피고 B은 상법 제395조가 정한 표현책임을 부담한다.

셋째,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인력을 투입하였음에도 하수급인인 F으로부터 그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 B은 F의 직상 수급인으로서 원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 제44조의3 제1항 제1호가 정한 임금 지급 책임이 있다.

나.

판단

1)

직영 합의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의 강서구청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갑 제3호증, 갑 제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피고 B이 원고에게 직접 인력공급에 관한 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2호증(공사수행 합의서)은 그 진정성립을 인정할 자료가 없어 증거로 쓸 수 없다.

②

피고 B의 현장대리인은 H이고, G는 피고 B이 이 사건 공사현장을 관리하기 위하여 고용한 직원에 불과하다.

③

피고 B이 원고에게 대금을 직접 지급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피고 B이 F의 요청에 의하여 F에게 지급할 공사대금 중 일부를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직영 합의가 있었다고 추인하기에 부족하다.

④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인력을 공급한 기간 동안 F도 이 사건 공사를 계속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F이 중도에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이탈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피고 B이 F을 거치지 않고 굳이 원고와 직접 인력공급계약을 체결할 이유나 동기를 찾기 어렵다.

2)

상법 제395조의 표현책임 성립 주장에 대하여

상법 제395조는 대표이사로서의 외관을 신뢰한 거래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하여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기타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한 이사의 행위에 대하여는 그 이사가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는 경우에도 회사는 선의의 제삼자에 대하여 그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표현대표이사의 행위로 인한 주식회사의 책임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법률행위의 상대방이 된 제3자의 선의 이외에 무과실까지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규정의 취지는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가 외관상 회사의 대표권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여 거래행위를 하고, 이러한 외관이 생겨난 데에 관하여 회사에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외관을 믿은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함으로써 상거래의 신뢰와 안전을 도모하려는 데에 있다 할 것인바, 그와 같은 제3자의 신뢰는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정당한 것이어야 할 것이므로 설령 제3자가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가 그 거래행위를 함에 있어서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믿었다 할지라도 그와 같이 믿음에 있어서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회사는 그 제3자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아니하고, 여기서 제3자의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제3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표현대표이사의 행위가 대표권에 기한 것이 아니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대표권에 기한 행위라고 믿음으로써 거래통념상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하는 것으로, 공평의 관점에서 제3자를 구태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말한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다4043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G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전무’라는 명칭을 사용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런데 갑 제1호증의 2, 갑 제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B이 G에게 대표권 수여의 외관을 부여하였다거나 원고가 그 외관을 신뢰한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G는 피고 B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등재된 이사나 피고 B의 현장대리인이 아니었다.

②

‘전무’라는 명칭이 외관상 피고 B을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원고가 피고 B에게 G가 피고 B을 대표 또는 대리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3)

근로기준법상 임금 지급 책임 주장에 대하여

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은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에 따른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같은 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44조의3 제1항은 ‘공사도급이 이루어진 경우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하도급 대금 채무의 부담 범위에서 그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가 청구하면 하수급인이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중의 하나로 제1호에서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을 대신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다는 뜻과 그 지급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직상 수급인과 하수급이 합의한 경우‘를 들고 있다.

그런데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 근로기준법 제44조의3 제1항 제1호에 따라 직상 수급인인 피고 B에 대하여 임금 청구를 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하수급인인 F이 사용한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F과 인력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업자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한편 원고는, 자신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근로자들의 임금을 대신 지급하였으므로 피고 B에 대하여 위 근로자들을 대위하여 임금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갑 제4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F이나 피고 B을 대신하여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

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 C은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청구취지 기재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첫째, 원고는 피고 B의 현장소장 겸 대리인인 G를 통하여 피고 C으로부터 직접 대금을 지급받기로 합의한 후 이 사건 공사현장에 인력을 공급하였다.

둘째, 발주자인 피고 C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 제2호, 제3호에 따라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하는 원고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나.

판단

1)

직영 합의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위 제2의 나. 1)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피고 C이 원고에게 직접 인력공급에 관한 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하도급법상 하도급대금 지급 책임 주장에 대하여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은 ’발주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수행을 한 부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그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기로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 간에 합의한 때‘를, 제3호에서 ’원사업자가 제13조 제1항 또는 제3항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하도급대금의 2회분 이상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를 들고 있다.

하도급법에서 말하는 하도급거래란 원사업자가 다른 사업자로부터 제조위탁․수리위탁․건설위탁 또는 용역위탁을 받은 것을 수급사업자에게 다시 위탁한 경우 그 위탁을 받은 수급사업자가 위탁받은 것을 제조․수리․시공하거나 용역수행하여 원사업자에게 납품․인도 또는 제공하고 그 대가(하도급대금)를 받는 행위를 말하고(하도급법 제2조 제1항 참조), 여기서 용역위탁이란 ’지식․정보성과물의 작성 또는 역무의 공급을 업으로 하는 사업자가 그 업에 따른 용역수행행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용역업자에게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하도급법 제2조 제11항 참조).

살피건대,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은 것이 아니라 인력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에 불과한데, 이러한 근로공급계약은 하도급법의 적용대상인 ’하도급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