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집합투자업, 투자자문업 등의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6. 6. 7.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부동산금융1부 3급(차장J)으로 근무하다가 2019. 9. 11. 사직서를 제출하여 퇴직하였다.
원고는 피고와 2016. 6. 7. 계약기간을 2016. 6. 7.부터 2017. 6. 6.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에도 원고의 직급 및 근로기간을 변경한 근로계약(이하 위 각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 제3조 바.항에는 “회사는 회사에서 정하는 별도 성과급 제도에 따라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으며, 그 지급 방법 및 시기는 회사의 성과급제도에 따른다. 이 경우 성과급은 지급일 현재 직원이 재직중인 경우에 한하여 지급하며,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원고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급여규정 제26조에서는 “대표이사가 정하는 경우에는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다. 다만, 인센티브는 지급일 현재 재직중인 직원에 한하여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원고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연봉제규정 제12조 제1항은 “성과연봉은 계약 시에 제시된 성과연봉 기준금액을 평가기간과 평가등급을 감안하여 차등 지급 한다. 다만, 성과연봉은 지급일 현재 재직중인 직원에 한하여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규정 제22조는 퇴직시 연봉 지급과 관련하여 제2항에서 “성과연봉의 경우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 대해서는 지급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2018. 3.경 원고에 대한 2017년도 결산 성과급 총 금액을, 2019. 3.경 원고에 대한 2018년도 결산 성과급 총 금액을 각 정하면서 이를 1차 년도부터 4차 년도까지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였고(이하 위와 같이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정해진 성과급을 통틀어 ‘이 사건 성과급’이라 한다), 그 중 2019년도분까지 원고에게 지급하였는데, 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5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5호증, 을 제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와 성과급의 이연지급 및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에 관한 합의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성과급 중 미지급분 160,024,3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2022년도 지급분에 대하여도 피고가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하였으므로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성과급의 이연지급 및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에 관한 합의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합의는 ①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하는 위약금을 예정한 것으로 무효이거나, ②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7조의 강제근로금지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이거나, ③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전직금지약정 또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인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공정한 내용이므로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판단
합의 부존재 주장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근로계약상 성과급 지급 규정의 문언과 내용에 이 사건 급여규정 제26조와 연봉제규정 제12조 제1항 및 제22조의 내용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상 성과급 지급 조항의 성과급에는 차년도 이후 일정기간에 걸쳐 이연하여 지급하는 성과급 즉 이연성과급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한바, 원고는 위와 같은 성과급 지급 조항이 포함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피고와 사이에 원고에 대한 성과급의 이연지급 및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원고의 퇴직 후 피고 회사가 근로계약서의 내용을 원고 주장처럼 일부 달리하였더라도 위와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 내지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 합의’ 무효 주장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 및 피고의 급여규정과 연봉제규정상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 내지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 합의’는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무효가 되는 전직금지약정이라고 볼 수 없으며,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성과급을 지급할지 여부, 성과급을 지급한다면 장기간에 걸쳐 이연하여 지급할지 여부,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을 두어 퇴직자에 대해 이연성과급의 지급을 제한할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원고와 피고의 사적자치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② 금융감독원은 합리적인 성과보상체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에서 ‘금융투자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마련하여 금융투자회사로 하여금 임직원들이 높은 성과보상을 위해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며 단기성과를 추구하는 행위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성과보수 중 상당 부분을 3년 이상 이연하여 지급할 것을 권고하였는데, 이에 따라 시행된 피고의 성과급 이연지급제도는 피고의 임직원에 대한 보상체계를 장기성과에 연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투자회사에서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성과급 이연지급 규정을 두면서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을 부가하는 것은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여 위험성이 큰 업무수행을 하고 과도한 성과급을 받은 직후 임의로 퇴사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데 적합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입사할 당시 체결한 근로계약과 원고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연봉제규정 및 급여규정에 각 성과급에 대한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이 명시되어 있고, 원고가 피고 회사에 근무하면서 성과급을 이연지급 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음을 숙지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로서는 퇴직으로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이연성과급을 포기하고 피고 회사에서 퇴직할지 여부는 원고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져 있다. 퇴직으로 원고가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은 원고의 의사와 관계없이 새로 적극적으로 부과되는 불이익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에게는 피고 회사로부터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금전적 불이익을 퇴직 후 더 나은 근로조건이 보장되는 이직을 통해 보상받을 가능성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위 규정의 취지가 있으나, 이 사건 근로계약상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 내지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 합의’는 성과급 지급기간이 근로계약기간과 별개인 이상 이연성과급 지급기간 동안 재직하지 아니한 행위가 곧바로 근로계약의 불이행을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고,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을 충족하지 아니하여 지급받지 못한 성과급이 재직기간 중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는 경우와 같은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전항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7조는 “사용자는 폭행, 협박, 감금, 그 밖에 정신상 또는 신체상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으로써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그 밖에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이라고 하려면 사회통념상 수긍할 수 없을 정도의 수단으로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정신적․신체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하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 내지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 합의’는 사회통념상 수긍할 수 없을 정도의 수단으로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정신적․신체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7조의 강제근로 금지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 내지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합의’ 무효 주장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근로계약 및 피고의 급여규정과 연봉제규정에서 성과급에 대하여 ‘성과급을 그 지급일에 재직하고 있는 자에 한하여 지급한다.’고 그 지급조건을 규정하고 있고, 그 규정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며, 한편 위 규정에서의 지급일은 성과급을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이 아니라 근로계약 등에 규정된 성과급의 현실적 지급일을 의미하는바(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1다76328 판결의 취지 참조), 원고가 이 사건 성과급 중 2020년도분 내지 2022년도분 합계 160,024,360원의 각 현실적 지급일 전인 2019. 9. 11.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성과급 중 위와 같은 미지급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송인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