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택시 여객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인 사업장을 운영 하는 회사고,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8. 7. 23.부터 2019. 2. 13.까지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다.
원고는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는데,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게 되었다.
피고는 2015. 7. 28.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40분으로 줄이고, 사납금을 1일 2,000원 인하하며, 기본급을 50,000원 인상하는 등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이하 '2015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피고는 2017. 3. 1. 노동조합과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30분으로 줄이고, 사납금은 1일 2교대 기준 오전은 128,000원, 오후는 150,000원으로 하며, 승무수당은 1일 1,000원 인상하기로 하는 등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이하 '2017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원고는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피고에게 사납금을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별지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표의 '비교대상 임금합계'란 기재 돈을 임금으로 지급받았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1>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의 2017년 임금협정은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고,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은 2015년 임금협정의 1일 소정근로시간인 5시간 40분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최저임금 및 이에 근거하여 산정된 야간수당과 실제 지급한 임금 및 야간수당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의 효력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 2017년 임금협정에서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에 따라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서 무효라는 점은 원고가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2015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40분 주 34시간으로 변경한 사실, 이후 2017년 임금협정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30분, 주 33시간으로 변경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여 피고 차고지 밖 도로 위에서 일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수익을 관리하였고,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원고가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가 갖는 방식으로 일하였다. 원고의 운행시간 중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에서 본 법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2017년 임금협정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 체결되었고, 위 임금협정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도 없다.
2017년 임금협정 당시 소정근로시간이 주 5시간 30분으로 단축되기는 하였으나 2015년 임금협정에 비하여 소정근로시간이 1일 10분 단축된 것에 불과하고, 승무수당은 26,000원 인상하였으며, 서울택시 요금이 인상되는 경우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재협의하기로 정하기도 하였다.
2015년 임금협정 기준으로 근무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인 26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상여금을 포함한 임금은 월 1,233,351원(=기본급 594,379원+승무수당 260,846원+근속수당 30,000원+성실수당 150,000원+상여금 26일 기준 198,126원)이고, 2017년 임금협정 기준 비교대상 임금은 1,259,351원(=기본급 594,379원+승무수당 286,846원+근속수당 30,000원+성실수당 150,000원+상여금 26일 기준 198,126원)이다.
2017년 임금협정 기준 임금을 소정근로시간인 5시간 40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면 8,603원(=1,259,351원÷146.38시간)으로, 2017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 6,470원을 상회한다.
또한 원고와 같이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에 관하여 보더라도, 2017년 임금협정 기준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인 26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임금은 월 1,005,225원(=기본급 594,379원 +승무수당 260,846원+ 성실수당 150,000원)인데, 이를 시급으로 환산하면 6,867원(=1,005,225원÷146.38시간)으로, 이 역시도 2017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을 상회한다.
반면, 원고는 2015년 및 2017년 임금협정 체결시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변경이 없었다는 취지로만 주장할 뿐, 그에 관하여 구체적인 주장·입증이 없다.
따라서 2017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홍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