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택시 여객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9. 2. 18. 피고에 고용되어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다 2019. 9. 30. 퇴직한 근로자이다.
원고는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고 한다)을 피고에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고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게 되었다.
피고는 매년 노동조합과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왔는데, 2017. 4. 1.경 체결한 임금협정(이하 ‘2017년 임금협정’이라고 한다)과 2018. 1. 12.경 체결한 임금협정(이하 ‘2018년 임금협정’이라고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금은 기본급은 동결하나 총액기준 26,000원을 부가세환급수당으로 반영하여 지급한다.
에 따라 지급한다.
제18조(운행숙달보조금)
운행숙달보조금은 취업 후 1년 미만인 자에 한하며, 회사지시사항 및 운송수입금 전액을
피고는 2018년까지는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하지 않다가 2019. 1. 4.경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30분으로 줄이는 등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이하 ‘2019년 임금협정’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피고에게 사납금을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위 임금협정에서 정한 기본급, 제수당 등을 임금으로 지급받았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호증, 을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2019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에서 3시간 30분으로 축소시키는 합의를 하였는바, 이러한 2019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은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은 2018년 임금협정에서 규정한 1일 소정근로시간인 4시간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일 소정근로시간 4시간에 따라 산정된 최저임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의 차액 528,58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C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원고가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2017년부터 2018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2019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 30분으로 변경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2019년 임금협정이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가 구체적으로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택시 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앞서 본 법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2019년 임금협정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 체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위 임금협정이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201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월정액급여 중 최저임금 미달 여부의 판단 기준이 되는 비교대상 임금은 기본급, 승무수당, 근속수당, 운행숙달보조금, 상여금을 합산한 돈이다.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인 26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비교대상 임금은 934,000원(= 기본급 510,639원 + 승무수당 263,361원 + 운행숙달보조금 160,000원)인데, 이를 2018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 근로시간인 1일 4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면 9,039원(= 934,000원 ÷ 1개월의 평균 소정근로시간 103.33시간<1>, 원 미만 버림)이 되어, 2018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인 7,530원을 상회하고, 2019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 8,350원도 상회한다.
더욱이 위 기간 동안에 서울 지역 택시요금은 2013년경 기본요금이 3,000원으로 인상되면서 시계외 할증을 전면 확대하였고, 2019년경에는 기본요금이 3,800원으로 인상되는 등의 사정변경이 있었는바, 이와 같은 사정변경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서울특별시 도시교통본부 택시물류과는 2017. 4. 13.경 ‘택시기본요금이 인상된 후 택시운전근로자의 1일 평균 운송수입이 증가하고, 1일 평균 영업건수가 감소하였다’는 취지의 조사결과를 밝힌 바 있다.
피고는 택시요금 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2017년부터 2019년 사이에 임금협약에서 사납금을 인상하지 않았는바, 기술의 발전과 보급 등으로 인하여 앱택시의 이용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승객을 탑승시키기 위하여 빈차로 돌아다니는 시간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유류를 충분히 공급받고 있었던 점까지 고려하면 이들은 휴게시간으로 정한 시간동안 별다른 비용부담 없이 자신의 운송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19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감축에 관한 부분이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라는 전제에서 미지급 최저임금이 존재한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4시간 × 26일 × 11개월 + 4시간 × 24일(2월)] ÷ 12개월, 소수점 둘째 자리 미만 버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