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8. 12. 선고 2020고단222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B 어린이집’(이하 ‘이 사건 어린이집’이라고 한다)의 원장이고, C, D, E, F(이하 이들을 합하여 ‘C 등’이라고 한다)는 위 어린이집 소속 보육교사로서, 근무시간이 8시간 미만인 속칭 ‘시간제교사’이다. 피고인은, 정교사가 아닌 시간제교사는 근무환경 개선비 등 보조금 지급대상이 아님에도 C 등 시간제교사들을 하루 8시간 이상 근무하며 담임업무를 수행하는 정교사인 것처럼 가장하는 방법으로 보조금을 부정수급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19년 2월경 서울 강서구 G에 있는 이 사건 어린이집에서, 시간제교사인 C를 보육통합시스템에 정교사로 허위등록하고 보조금 지급을 청구하여 이에 속은 강서구청으로부터 2019. 2. 14. 위 어린이집 명의의 H은행 계좌를 통해 기본보육료 명목으로 471,400원을 받았다. 이를 비롯하여 피고인은 그때부터 2019. 7. 25.까지 위와 같이 시간제교사인 C 등을 정교사로 허위 등록하는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49회에 걸쳐 기본보육료 등 명목으로 합계 14,508,200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C 등과 각자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 강서구청을 기망하여 합계 14,508,200원을 편취함과 동시에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동액 상당의 보조금을 교부받았다.

2.

피고인의 주장과 공소사실의 당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C 등의 편의를 위해 휴게시간을 출퇴근 시간으로 대체하도록 하였을 뿐, C 등이 매일 8시간 보육 담임교사로 근무한 것은 사실이므로, C 등은 보조교사나 시간제교사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은 피해자인 강서구를 기망하거나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교부금을 받은 것이 아니다.

나.

판단

(1)

먼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이 사건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무시간을 평일 09:00에서 18:00까지로 하되, 휴게시간을 12:00부터 14:00 사이 또는 14:00에서 16:00 사이에 1시간을 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나, C 등과는 근무시간을 08:30에서 17:30으로 하고, 휴게시간을 08:30에서 09:00까지 및 17:00에서 17:30까지로 각각 정하였다.

(나)

그런데 피고인과 C 등은, C 등이 실제 위와 같이 정한 휴게시간에 이 사건 어린이집에서 휴게하는 것이 아니라 09:00에 출근하여 17:00에 퇴근하고 근무시간 중에는 휴게시간을 갖지 않고 근무하는 것으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C 등은 실제로는 대체로 09:00경 출근하여 각자 맡은 영유아반의 담임교사 업무를 수행하고 17:00경 퇴근하였고, 다른 보육교사들과 달리 순번제로 하는 당직근무(07:30~16:30 또는 09:30~19:30)도 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이와 같이 C 등의 근무시간을 다른 보육교사들과 달리 정한 것은 C 등이 자녀를 양육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편의를 봐주기 위한 것이었다.

(다)

영유아보육법과 그 시행령, 시행규칙 등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보육사업안내’ 및 서울특별시에서 발행한 ‘서울시보육사업안내’ 등에 따른 각종 보조금 등의 지원요건 등은 아래와 같다.

(라)

피고인과 C 등은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지원시스템’에 C 등도 다른 보육교사들과 마찬가지로 기본보육료 등 위 각 지원금의 수급대상이 되는 보육교사(담임교사)로 입력하여 그 지원금 등을 받았다.

(2)

나아가 피고인이 C 등에게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채 8시간 담임교사로 근무하게 하고 기본보육료 등을 받은 것이 사기죄의 기망행위 또는 영유아보육법 제54조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거나 보조금을 유용한’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이와 관련하여 검사는, 보건복지부 발행 ‘보육사업안내’는 보육교사는 근무시간 동안 어린이집에 상주하여야 하고, 휴게시간을 조기퇴근 등으로 대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인과 C 등은 이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C 등이 늦게 출근하거나 조기 퇴근하면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별표 2]에서 정한 아동 대 교사비율도 지켜지지 않게 되므로, C 등은 기본보육료 등의 지급대상이 되는 보육교사 또는 담임교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과 C 등은 C 등의 1일 근무시간을 휴게시간을 제외한 8시간으로 정하였고, 실제로 C 등은 이 사건 어린이집에서 휴게시간 없이 매일 8시간을 근무하며 상주한 점(개별적으로 8시간에 미치지 못한 날도 있으나, 이는 지각‧조퇴 등으로 보는 것이 옳다), ② 또한 C 등은 각자 맡은 영유아반의 담임교사로서 다른 담임교사들과 마찬가지로 담임교사로서의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 점, ③ 이 사건 어린이집의 영유아들은 대부분 09:00 이후 등원하여 16:00 이전에 하원하였기 때문에 C 등의 조기퇴근 등으로 인해 아동 대 교사비율이 규정을 초과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보건복지부 발행 ‘보육사업안내’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경우 아동 대 교사비율을 최대 2배까지 허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데, C 등이 조기퇴근 등으로 이 사건 어린이집에 없을 경우에 위 허용기준을 초과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는 점, ⑤ 위 ‘보육사업안내’ 등에서 보육교사에게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경우에는 휴게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만 실제 근무시간으로 인정한다거나 그 경우에는 담임교사로 근무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등의 규정을 둔 것도 아닌 점, ⑥ 피고인이나 C 등이 기본보육료 등을 신청하면서 보육교사들에게 근무시간에 휴게시간을 부여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적극적으로 고지한 적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C 등이, C 등에게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채 8시간을 근무하게 한 후 기본보육료 등을 신청하였다고 하여 이를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영유아보육법상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인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