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B 어린이집’(이하 ‘이 사건 어린이집’이라고 한다)의 원장이고, C, D, E, F(이하 이들을 합하여 ‘C 등’이라고 한다)는 위 어린이집 소속 보육교사로서, 근무시간이 8시간 미만인 속칭 ‘시간제교사’이다. 피고인은, 정교사가 아닌 시간제교사는 근무환경 개선비 등 보조금 지급대상이 아님에도 C 등 시간제교사들을 하루 8시간 이상 근무하며 담임업무를 수행하는 정교사인 것처럼 가장하는 방법으로 보조금을 부정수급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19년 2월경 서울 강서구 G에 있는 이 사건 어린이집에서, 시간제교사인 C를 보육통합시스템에 정교사로 허위등록하고 보조금 지급을 청구하여 이에 속은 강서구청으로부터 2019. 2. 14. 위 어린이집 명의의 H은행 계좌를 통해 기본보육료 명목으로 471,400원을 받았다. 이를 비롯하여 피고인은 그때부터 2019. 7. 25.까지 위와 같이 시간제교사인 C 등을 정교사로 허위 등록하는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49회에 걸쳐 기본보육료 등 명목으로 합계 14,508,200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C 등과 각자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 강서구청을 기망하여 합계 14,508,200원을 편취함과 동시에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동액 상당의 보조금을 교부받았다.
피고인의 주장과 공소사실의 당부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C 등의 편의를 위해 휴게시간을 출퇴근 시간으로 대체하도록 하였을 뿐, C 등이 매일 8시간 보육 담임교사로 근무한 것은 사실이므로, C 등은 보조교사나 시간제교사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은 피해자인 강서구를 기망하거나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교부금을 받은 것이 아니다.
판단
먼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무시간을 평일 09:00에서 18:00까지로 하되, 휴게시간을 12:00부터 14:00 사이 또는 14:00에서 16:00 사이에 1시간을 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나, C 등과는 근무시간을 08:30에서 17:30으로 하고, 휴게시간을 08:30에서 09:00까지 및 17:00에서 17:30까지로 각각 정하였다.
그런데 피고인과 C 등은, C 등이 실제 위와 같이 정한 휴게시간에 이 사건 어린이집에서 휴게하는 것이 아니라 09:00에 출근하여 17:00에 퇴근하고 근무시간 중에는 휴게시간을 갖지 않고 근무하는 것으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C 등은 실제로는 대체로 09:00경 출근하여 각자 맡은 영유아반의 담임교사 업무를 수행하고 17:00경 퇴근하였고, 다른 보육교사들과 달리 순번제로 하는 당직근무(07:30~16:30 또는 09:30~19:30)도 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이와 같이 C 등의 근무시간을 다른 보육교사들과 달리 정한 것은 C 등이 자녀를 양육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편의를 봐주기 위한 것이었다.
영유아보육법과 그 시행령, 시행규칙 등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보육사업안내’ 및 서울특별시에서 발행한 ‘서울시보육사업안내’ 등에 따른 각종 보조금 등의 지원요건 등은 아래와 같다.
피고인과 C 등은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지원시스템’에 C 등도 다른 보육교사들과 마찬가지로 기본보육료 등 위 각 지원금의 수급대상이 되는 보육교사(담임교사)로 입력하여 그 지원금 등을 받았다.
나아가 피고인이 C 등에게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채 8시간 담임교사로 근무하게 하고 기본보육료 등을 받은 것이 사기죄의 기망행위 또는 영유아보육법 제54조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거나 보조금을 유용한’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이와 관련하여 검사는, 보건복지부 발행 ‘보육사업안내’는 보육교사는 근무시간 동안 어린이집에 상주하여야 하고, 휴게시간을 조기퇴근 등으로 대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인과 C 등은 이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C 등이 늦게 출근하거나 조기 퇴근하면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별표 2]에서 정한 아동 대 교사비율도 지켜지지 않게 되므로, C 등은 기본보육료 등의 지급대상이 되는 보육교사 또는 담임교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과 C 등은 C 등의 1일 근무시간을 휴게시간을 제외한 8시간으로 정하였고, 실제로 C 등은 이 사건 어린이집에서 휴게시간 없이 매일 8시간을 근무하며 상주한 점(개별적으로 8시간에 미치지 못한 날도 있으나, 이는 지각‧조퇴 등으로 보는 것이 옳다), ② 또한 C 등은 각자 맡은 영유아반의 담임교사로서 다른 담임교사들과 마찬가지로 담임교사로서의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 점, ③ 이 사건 어린이집의 영유아들은 대부분 09:00 이후 등원하여 16:00 이전에 하원하였기 때문에 C 등의 조기퇴근 등으로 인해 아동 대 교사비율이 규정을 초과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보건복지부 발행 ‘보육사업안내’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경우 아동 대 교사비율을 최대 2배까지 허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데, C 등이 조기퇴근 등으로 이 사건 어린이집에 없을 경우에 위 허용기준을 초과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는 점, ⑤ 위 ‘보육사업안내’ 등에서 보육교사에게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경우에는 휴게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만 실제 근무시간으로 인정한다거나 그 경우에는 담임교사로 근무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등의 규정을 둔 것도 아닌 점, ⑥ 피고인이나 C 등이 기본보육료 등을 신청하면서 보육교사들에게 근무시간에 휴게시간을 부여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적극적으로 고지한 적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C 등이, C 등에게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채 8시간을 근무하게 한 후 기본보육료 등을 신청하였다고 하여 이를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영유아보육법상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인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