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B에 있는 C 관리단(이하 '이 사건 관리단'이라 한다)의 실제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오피스텔 관리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2. 18.부터 2019. 6. 8.까지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연차수당 1,936,842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2. 18.부터 2019. 6. 8.까지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3,316,438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D에 대한 연차수당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및 범위 산정의 근거가 되는 D의 퇴직여부나 그 시기, 임금의 액수 등에 관하여는 피고인 측과 D 사이에 다툼이 계속되어 그 법률적 평가가 명확하지 않았고, 공소사실 기재 퇴직일자나 연차수당 및 퇴직금의 액수는 D의 주장과도 배치되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퇴직일로부터 약 5개월 후 D으로부터 통장 등을 인수할 때까지는 연차수당 및 퇴직금 정산 등의 업무집행을 할 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에게는 공소사실 기재 연차수당과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고, 피고인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당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D이 임금협상 과정에서 사직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2019. 5. 8. D에게 2019. 6. 8.자로 근로계약 및 고용관계가 종료된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교부하였다. 그러나 D은 2019. 6. 9. 이후에도 계속 출근하여 2019. 11.까지 자신의 급여를 지급받아 갔고, 2020. 2. 19. 피고인을 고소하면서도 자신은 사직의사를 밝힌 적이 없고, 고용인이나 사업주 등으로부터 해고통지를 받은 사실도 없다면서 계속 근무를 전제로, 2019. 12. 이후 임금 체불 및 거짓 퇴직신고에 관하여 고소장을 작성하였다. 위 통지서 교부 당시 이 사건 관리단에는 관리인이 선임되어 있지 않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관리단 운영위원회 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하고 있었는데, D은 위와 같이 계속 근무한 이유에 관하여 피고인의 대표권을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D의 근로계약서상 급여는 월 2,3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D은 피고인에게 전 대표자의 구두 약속 등을 이유로 인상된 급여의 소급 적용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이 근거제시 등을 요구하여 그 협의가 결렬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D은 이후 피고인의 결재 없이 2019. 6.분부터 월 2,800,000원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받아 갔다. 한편, 공소사실 기재 연차수당과 퇴직금 액수는 D의 급여가 월 2,300,000원임을 기준으로 산정되었으나, D은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도 최종적으로 연차수당이나 퇴직금은 월 2,800,000원으로 계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D의 퇴직일 무렵부터 D에게 계속하여 관리소장 업무의 인수인계를 요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D은 위와 같이 계속 출근하면서 급여이체 등 관리소장의 업무를 하였고, 한편으로 2019. 7.경에는 관리단집회를 소집하여 그 집회에서 관리인으로 선임된 후 관리인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D은 피고인 등이 신청한 관리인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후 2019. 11. 30.에야 피고인 측에 통장과 도장 등을 인계하였고, 그 때까지 피고인은 지출 등 관리단의 업무집행을 위한 자료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우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