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2. 10. 선고 2020고정1671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특별시 강서구 B에 소재한 학교법인 C의 대표이사로 상시 3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학교법인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0. 3. 2.부터 2017. 2. 28.까지 영어교사로 근무하고 그 다음날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5,387,41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 합의 없이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가.

사립학교 기간제교원의 임용에 관하여는 사립학교법 및 교육공무원법이 적용되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이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D에 대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설령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민원을 통해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거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판단

가.

관계 법령

1)

사립학교법 제54조의4 제3항은 “기간제교원의 임용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3년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교육공무원법 제32조 제3항은 ‘기간제교원은 임용기간이 끝나면 당연히 퇴직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3)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2. 휴직ㆍ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해당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D은 2010. 2. 28. 학교법인 C 내 E고등학교(이하 ‘E고’라 한다)의 장과 채용계약(계약기간은 2010. 3. 1.부터 2011. 2. 28.까지)을 체결하고 계약직 기간제교원으로 임용되었다. 위 계약서 제13조 제1항은 “위 계약으로 정하지 않은 사항은 사립학교법, 국가공무원법 및 교육공무원법 등에서 정한 교원 인사 및 복무 관계규정 등을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증거기록 제79 내지 81면).

2)

E고는 사립학교법 제54조의4 제3항에 따라 D과 임용기간을 1년 이내로 하는 임용계약을 7년 동안 매년 체결하였다(증거기록 제82 내지 100면).

3)

E고는 교육공무원법 제32조 제3항에 따라 D이 위 임용계약의 임용기간이 끝나면 당연히 퇴직하는 것으로 보아 임용기간 만료일부터 14일 이내에 매년 퇴직금을 지급하였다(증 제2호증).

4)

D은 기간의 단절 없이 7년 동안 실질적으로 계속 근무하였음에도 7년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인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고소하였다(증거기록 제5면 이하).

다.

판단

1)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는지 여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D에 대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가)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에 관한 사항은 사립학교법 및 교육공무원법에 의하여 규율되고 있다. 사립학교 기간제교원의 임용에 관한 사항 역시 사립학교법 제54조의4 및 교육공무원법 제32조에서 임용방법과 임용기간, 임용기간의 연장과 당연퇴직 등에 관하여 직접 규정하고 있으므로, 기간제교원의 임용에 관하여는 특별법인 사립학교법 및 교육공무원법이 우선 적용되고, 일반법인 기간제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나)

기간제교원 제도는 정규교원의 휴직 등으로 인한 일시 공백을 보충하거나 특정 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일정기간 동안 임시로 교원을 임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인바, 그 제도의 취지 및 담당 업무의 성격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기간제교원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하여 D에게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앞서 인정사실에서 본 것처럼 E고는 사립학교법 제54조의4 제3항에 따라 D과 임용기간을 1년 이내로 하는 임용계약을 7년 동안 매년 체결하였고, 교육공무원법 제32조 제3항에 따라 D이 위 임용계약의 임용기간이 끝나면 당연히 퇴직하는 것으로 보아 임용기간 만료일부터 14일 이내에 매년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D에 대한 추가적인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31조,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위 법 제31조,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될 것이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나)

설령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 법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1)

E고는 2015. 3. 2.경 ‘사립학교법 및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기간제교원으로 4년의 기간 동안 근무하다가 기간이 만료되어 다시 신규채용절차를 거쳐 같은 학교에 기간제교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이나 기간 만료 후 단순히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재임용되어 계속 근무하는 사람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하는 여부’에 관하여 민원을 통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하였다. 법제처에서는 ‘기간제교원의 임용에 관하여는 특별법인 사립학교법 및 교육공무원법이 우선 적용되고 기간제법이 적용될 수 없으므로, 위 두 가지 경우 모두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볼 수 없다.’라고 답변하였다.

(2)

서울특별시 교육청 발행 ‘사립학교교원 인사실무편람’에서도 ‘사립학교 기간제교원에 대하여는 기간제법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사립학교법 등이 적용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증 제5호증).

(3)

이러한 방침에 근거하여 E고는 사립학교법 제54조의4 제3항 및 교육공무원법 제32조 제3항에 따라 D과 임용기간을 1년 이내로 하는 임용계약을 7년 동안 매년 체결하였고(기간을 연장하더라도 4년의 임용기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사립학교법 제54조의4 제3항에 따라 2014년 공개채용절차를 거쳤을 뿐이다. 증 제4호증), D이 위 임용계약의 임용기간이 끝나면 당연히 퇴직하는 것으로 보아 임용기간 만료일부터 14일 이내에 매년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판사 박성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