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5. 28. 선고 2020나59152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항소비용(청구확장으로 인하여 생긴 비용 포함)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C 주식회사는 2018. 9. 17. D 주식회사와 E 정보통신설비 유지관리에 관한 위탁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2019. 7. 3. C 주식회사를 흡수합병하였다(이하 흡수합병 전 C 주식회사 및 흡수합병 후 피고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모두 ‘피고 회사’로 칭한다).

나.

원고는 2018. 7. 12. 피고 회사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의 계약직 근로자로 근무하다 2019. 7. 31. 퇴직하였다.

(1)

수행업무 : E 정보통신설비 유지관리 용역

(2)

계약형태 : 프로젝트계약직

(3)

임금 : 월급제. 월급여 총액 1,640,000원

(4)

근로계약기간 : 2018. 7. 12. ~ 2021. 6. 30.

(5)

근로시간 : 주간 08:30 ~ 16:30(휴게시간 1시간), 야간 14:30 ~ 21:30(휴게시간 1시간), 심야 21:00 ~ 익일 09:00(휴게시간 1시간 30분)

*지역적 또는 업무적 특수성에 따라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은 변경될 수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E 통신설비의 고장 등으로 열차가 멈추어서는 안되는 업무특성상 원고는 평상시에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대기하는 시간이 많고, 그 외 시간은 시설물 점검 업무를 이행하느라 휴게시간이 일정한 시간 및 장소로 정하여지지 않았으며, 정하여졌다 하더라도 이를 지킬 수 없었다.

위와 같이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근로계약 및 근로기준법에 따라 원고에게 보장하여야 할 휴게시간(주간 및 야간 각 1시간, 심야 1.5시간)을 보장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휴게시간에 해당하는 아래와 같이 계산한 임금 7,154,020원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2,002,543원(통상임금)÷178.7(월평균 근로시간)×26.6(월평균 휴게시간)×2(휴일근무배수)×12(근무기간) = 7,154,020원

2)

피고 회사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그 특성상 휴게시간 활용이 불가능한 업무가 아니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을 부여하였으며, 원고는 본인의 재량과 판단으로 다소 유연하게 휴게시간을 활용하였다.

나.

판단

1)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는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 내용과 해당 사업장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이 방해되었다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3다28926 판결 참조).

2)

갑 제2, 3호증, 을 제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갑 제4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및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는 G부터 H까지 역사 및 변전소에 있는 통상적인 통신시설의 점검 및 장비 고장시 수리 업무 등을 수행하였는데, 피고 회사의 다른 직원들 진술에 의하더라도 업무강도가 세지 않아 휴게시간이 충분히 부여되었고, 휴게시간 중에 즉시 복구하여야 할 응급 상황이 자주 발생하지는 아니하였다.

②

원고는 2018. 11. 21. 피고 회사에 휴게시간을 포함할 경우 월급여가 최저시급에도 미달하고, 비상대기 성격이 강한 유지보수 업무 특성상 하루 특정시간을 정해놓고 쉴 수 없는 날이 많으므로 임금으로 보상하든지 법적으로 보장된 휴게시간을 엄격하게 지킬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내용의 이의제기를 하였다.

③

이에 피고 회사는 원고의 실제 휴게시간을 확인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2018. 12. 11.부터 2019. 3. 25.까지 약 3개월간 개인업무일지를 매일 작성하도록 하였는데, 원고가 작성한 위 개인업무일지에 의하면 원고의 대부분의 업무는 시설점검이고, 위 기간 동안 원고의 휴게시간은 법정 휴게시간보다 불과 58분 정도 부족하다.

④

원고는 원고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는 다른 조원 2명의 입장도 있어 관리자가 원하는 대로 위 개인업무일지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 위 개인업무일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기도 어렵다.

⑤

원고는 2019. 3.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휴게시간 미부여 등을 이유로 피고 회사에 대한 진정을 하였으나 피고 회사의 법 위반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내사종결되었다.

⑥

원고는 특정한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여 부여하지 않은 휴게시간은 진정한 의미미의 법정 휴게시간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수행하는 통신설비 유지관리 업무 특성상 휴게시간을 고정하는 것이 어렵고,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을 특정하지 아니한 채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였으며, 휴게시간 보장에 장소가 반드시 특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휴게시간이 특정한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여 부여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법정 휴게시간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⑦

원고의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설점검은 정형적 기준을 가진 업무로써 사전에 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점, 위 개인업무일지에 의하더라도 약 3개월간 보수작업으로 볼 수 있는 것은 2회에 불과하고 휴게시간에 비상사태로 원고가 출동한 적은 없는 점에 비추어 휴게시간 중에 원고가 자유로운 휴식을 방해받을 정도로 피고 회사로부터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⑧

원고가 휴게시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피고 회사는 원고의 휴게시간을 보장하기 위하여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3)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당심에서 확장한 청구를 포함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 및 당심에서 확장한 원고의 청구를 각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황정수(재판장) 장성훈 최수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