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원고 청구원인의 요지
피고는 2018. 6. 25. 교육부에 의해 학교법인 C(이하 ‘학교법인’이라 한다)에 파견된 임시이사로서 2018. 7. 5. 이사회에서 학교법인 이사장으로 선출되었는데, 2015. 1. 1.부터 학교법인 사무처장으로 근무한 원고에 대하여 ① 정당한 이유 없이 징계위원회에 거듭 징계의결 안건을 회부하고 사직과 부서 이동을 강요하며 고의적으로 징계여부 결정을 연기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강요하였고, ② 원고가 수행한 업무를 폄하하거나 원고에게 모욕적 언행을 하고 원고의 평판을 저하시키는 행위를 하였으며, ③ 또한 부당한 지시를 하고 원고의 직위에 걸맞지 않는 일을 시키는 등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하였으므로, 피고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원고에게 위자료 3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정당한 이유 없는 인사상 불이익 강요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불이익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불이익처분 사유를 내세우거나 만들어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불이익처분의 사유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불이익처분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불이익처분 사유로 삼을 수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불이익처분에 나아간 경우와 같이 불이익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불이익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2018. 7. 26.자 사직권고와 제16-3차 이사회 및 제16-7차 이사회 징계의결 안건 회부의 점
갑 제6, 13, 14, 21, 23호증, 을 제3, 5, 9, 10, 16, 19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보아 2018. 7. 26. 사직을 권고하고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 안건을 이사회에 회부한 것이 징계권 남용이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불이익처분으로서 위법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교육부는 2018. 5. 17. 학교법인 이사들 전원에 대한 이사승인처분을 취소하였고, 피고는 2018. 7. 5. 이사회에서 학교법인 이사장으로 선출되었다.
원고가 2018. 6. 26. 학교법인 이름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가단231646호 토지인도 등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승인 없이 학교법인 직인을 사용하여 법무법인(유한) E과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한 후 학교법인 이사장인 피고와 상의 없이 위 소송의 상대방과 합의하여 소를 취하한 점, 원고가 2018. 5. 18.경 주식회사 F과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면서 학교법인 이사장을 G라고 기재한 후 학교법인의 직인을 날인한 점, 원고가 2018. 7. 20. 강서구청에 서면으로 신청한 민원을 취하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허락 없이 위 직인을 날인한 점, 원고가 허위로 보고하고 2018. 7. 26. 피고의 허락 없이 2018. 3. 30.자 연봉계약서에 위 직인을 날인한 점 등과 관련하여 피고는 2018. 7. 26. 원고에게 사문서위조 등의 범죄에 해당하여 징계절차에 회부될 수 있으니 이를 피하려면 원고 스스로 사직하라고 권고하였다.
피고는 2018. 8. 13. 제16-3차 이사회 안건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에 관한 사항을 상정하였는데, 위 이사회에서의 논의 결과 위 안건을 총장선출 이후에 다루기로 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이 유예되었고, 2018. 10. 19. 제16-7차 이사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혐의 조사를 위하여 진상조사소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부결되었다.
피고는 위와 같은 사문서위조를 비롯한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업무상배임, 강요미수 등 혐의로 원고를 고소하였고 2020. 1. 28. 원고에게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결정이 내려졌으나, 이에 대하여 항고를 제기한 결과 2016. 12. 30.자 관리 및 운영자 파견 공문과 관련된 미합중국인 H 명의의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 2018. 5. 18.자 임대차계약서 관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 2018. 3. 30.자 직원 연봉계약서 관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대하여는 2020. 4. 29. 재기수사명령이 내려졌다.
위와 같은 과정에서 피고가 고의적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를 만들었다거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기 어렵다.
2019. 1. 16.자 사직권유 및 2020. 3. 31.자 전보명령의 점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9, 10, 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2019. 1. 16. 원고에게 사직을 권유하고 2020. 3. 31. 전보명령을 한 것은 그 일련의 과정을 감안할 때 원고를 학교법인 사무처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아래 이루어진 불이익처분의 성격이 짙고, 원고가 가처분신청까지 하여 반발하였음을 고려하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불이익한 처분으로서 위법하므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사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피고는 2019. 1. 16. 원고와 연봉 협의를 하면서 연봉을 삭감하고 학교법인에서 근무하거나, 연봉을 삭감하지 않더라도 대학으로 전근하지 않으면 원고에 대한 징계를 계속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필요가 있으나,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의 사문서위조 등 혐의에 대한 불기소결정이 내려지고 이사회에서도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이 이루어지지 않자 징계를 대신하여 학교법인 산하 I대학교로 원고를 인사이동 시키기 위하여 I대학교 총장과 협의하였다.
학교법인 정관에 의하면 학교법인의 사무처장은 부이사관 이상의 직원으로 보하고, 도서관의 장은 조교수 이상의 교원이나 부이사관이나 서기관으로 보한다. 원고는 전보명령이 있기 전 학교법인 사무처장이었으므로 그 직급은 부이사관 이상이라 할 것인데, 위와 같은 전보명령으로 I대학교 도서관 직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는바, 사실상 그 직급이 강등되었음에도 전보명령을 단행하기 전 피고가 원고와 협의를 하였다는 사정을 찾을 수 없다.
학교법인 정관에 의하면 도서관의 직원은 사서자격증을 소지한 직원으로 보하도록 되어 있는데, 원고는 사서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도서관 관련 업무를 해본 경험도 없었으므로, 업무상 필요에 따라 원고를 학교법인 사무처장에서 I대학교 도서관 직원으로 전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학교법인 정관에 의하면 일반직원의 신분보장에 관하여는 사립학교 교원에게 적용하는 규정을 준용하도록 되어 있고, 사립학교법 및 대학직원인사규정에는 사립학교 직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당해 규정에서 정하는 정당한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 강임, 면직 및 기타 불이익한 신분상의 처분을 받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원고는 2020. 3. 31.자 전보명령에 대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카합20152호로 그 명령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신청을 하여 2020. 5. 11. 위 법원에서 인용결정을 받았다.
제16-15차 이사회 징계의결 안건 회부 및 징계여부 결정 지연의 점
갑 제18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더라도 피고가 2019. 6. 3. 제16-15차 이사회에서 다시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 안건을 회부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가 고의적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여부 결정을 연기하며 원고를 괴롭혔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모욕적 언행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8. 9. 10. 15:00경 이사장실에서 원고에게 ‘사무처장이 뭐하는 사람이냐, 이런 거 하나를 못하냐, 이사장 물먹이는 것이냐, 지시를 해도 나아지는 것이 없다’며 호통을 친 사실, 원고가 피고에게 업무보고를 할 때 ‘무능하다’, ‘당신 월급으로 직원 3명을 쓸 수 있다’ 등의 말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사무처장인 원고는 이사장인 피고로부터 학교법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일반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고, 이러한 지휘․감독권에 심리적 압박이나 질책이 수반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발언은 전체적으로 원고의 업무능력을 지적하는 것으로서 피고에게 인정되는 지휘․감독권 행사의 적정범위를 넘어서 원고의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방식으로 행사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 외에 원고 주장처럼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을 폄하하거나 모욕적 언행을 하고 원고의 평판을 저하시키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다른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업무에 관한 부당지시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
갑 제20호증, 을 제15, 18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가 2018. 10. 19. 원고를 통하여 학교법인 직원들에게 매일 업무일지를 작성하고 10분 이상 자리를 비우면 반드시 보고하라고 지시하였다가 직원들의 항의를 받고 위 지시를 30분 이상 자리를 비우면 보고하는 것으로 정정한 사실, 원고는 2018. 11. 29. 피고에게 학교법인 소유의 예금채권에 설정된 질권을 해지하는 업무와 관련된 보고를 하면서 위 질권을 학교법인 소유의 건물 등에 대한 전세권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여 제안한 사실, 그럼에도 피고는 다음날인 2018. 11. 30. 원고에게 서류 복사를 지시하면서 위 업무 수행의 미진함을 질책한 사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질책을 받은 뒤 위경련으로 학교법인 인근에 있는 병원 응급실에 다녀온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지시나 질책에 다소 부적절하고 불쾌한 부분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더라도, 그와 같은 업무의 지시방식, 내용, 시기와 기간, 필요성의 정도 등을 고려하였을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와 같은 행위가 피고의 정당한 지휘․감독권 행사의 적정범위를 벗어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의 범위
위 2.가.3) 기재 피고의 불법행위로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의 경위, 불법행위의 정도 및 기간, 형식과 내용, 원고의 사회적 지위, 경력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는 3,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3,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제1심판결이 선고된 다음날인 2020. 11.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준서(재판장) 강희석 오연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