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5. 3. 선고 2020노1572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및 원심 배상명령에 관한 판단

원심은 각 배상신청인들의 배상명령신청을 인용하였는바, 유죄 판결에 대한 상소가 제기된 경우 배상명령에 대한 불복이 없더라도 배상명령의 확정은 차단되고, 그 부분도 피고사건과 함께 상소심으로 이심된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1항). 따라서 피고인이 배상명령 부분에 대하여는 불복하지 않았더라도 원심이 위 배상신청인들의 각 배상신청을 인용하여 배상명령을 한 부분은 확정되지 않고 이 법원으로 이심되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배상명령 부분에 관하여는 아무런 항소이유를 주장하지 않았고,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이를 취소 · 변경할 사유를 발견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은 그대로 유지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원심은 다음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1)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F 등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은 E협동조합의 사실상 경영을 F에게 모두 위임하였고, F으로부터 법률적 문제가 없다는 허위 보고를 받고 승인을 하였을 뿐 이 사건 각 범행을 지시·주도하거나 이에 가담한다는 인식이 없었다. 이와 다른 취지의 증인 F, I, H, B 등의 진술은 신빙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증인들의 진술들을 신빙하는 등으로 이와 달리 판단하였다.

2)

E영농조합법인은 원심이 판시한 강원 정선군 O 외 8필지의 임야(이른바 'N 삼재배 산', 이하 'AY 농장') 뿐만 아니라 강원 정선군 AZ 외 6필지 임야(이하 'BA 농장')에 대한 삼 출하 권한도 가지고 있었고, 피고인 측은 BA 농장에서 산재배삼 240만 주를 출하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조합원들에게 산재배삼을 공급할 의사와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다.

3)

피고인은 조합원들에게 '투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수익 내지 배당금을 줄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등,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급여나 수익·배당의 지급을 보장하는 등의 유사수신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피해자들은 상품대금을 내고 그 가액 상당 또는 그 이상의 산재배삼을 가져가는 상품 거래를 한 것이므로, 피해자들에게 발생한 재산상의 손해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8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모의 부존재 등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7. 24. 선고 2018도17748 판결 등 참조).

한편,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진다(대법원 2007. 6. 1. 선고 2007도2144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사건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피고인의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 부분 중 "1. 2020고단77호, 2020고단1483호 사건에 대하여" 부분에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여기에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심은 증인 F, G, J, H, W의 각 법정진술을 신빙하여 판시와 같이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당심에서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아도 원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원심판단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②

'F과 A 사이 라임을 통해 주고받은 대화내용'(증거순번 193번, 증거기록 2권 995~1079쪽)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굉장히 구체적인 내용까지 F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위 대화내용상 피고인의 변소와 같이 F이 전반적인 사업 내용을 조정·통제하면서 피고인은 포괄적인 승인 내지 지시만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증인 P은 이 사건 공범들에 대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고단2126호 사건의 증인신문에서 BA 농장과 관련한 토지매매 및 산재배삼 공급에 관한 계약 체결의 상대방이 F이 아닌 피고인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순번 162번, 증거기록 4권 118~130쪽).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BA 농장과 관련한 토지매매 및 산재배삼 공급은 이 사건 사업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는바, 이를 피고인이 주도했다는 점을 통해서도 이 사건 사업을 주도적으로 기획하여 지시·통제한 사람이 F이 아닌 피고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④

피고인은 다른 증인들의 진술은 신빙할 수 없지만 증인 W의 진술은 유일하게 신빙할 수 있다며, 증인 W은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고 F의 지시에 따라 모든 범행이 이뤄졌다고 증언한 양 주장한다. 그러나 증인 W의 진술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증인 W은 자신이 담당한 자금 출납 업무에 대한 지시를 '회장님(피고인)'과 '실장님(F)'의 지시를 받고 했다고 진술한 점(소송기록 298쪽), 'F이 A의 결재를 받아서 다시 증인께 업무를 지시하고, 증인께서는 F의 지시에 따라서 출납 업무를 했던 게 맞나요'라는 질문에 증인이 '네'라고 답한 점(소송기록 299쪽), 원심 재판장이 재차 'F이 피고인의 결재를 받아서 자금을 집행하는 방식이었던 것도 맞나요'라고 질문하자 증인이 '예'라고 답한 점을 알 수 있다(소송기록 304쪽). 즉,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증인 W의 진술 내용은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F이 이 사건 사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재정관리 등 지시·통제를 책임졌다는 취지의 진술이 아니고, F도 어디까지나 피고인의 지시를 받아 위 업무를 처리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임을 알 수 있다.

나.

기망행위의 부존재 등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자들에게 "정선 N에 240억 원의 가치가 있는 삼 재배 산을 가지고 있다, 누구라도 400만 원 상당의 삼 교환상품권을 구입하고 출자비 10만원, 연회비 3만 원을 납부하면 정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등의 거짓말을 한 사실, 그러나 피고인은 AY 농장에 대하여 P에게 매매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던 사실, 따라서 피고인은 조합원들이 삼 교환 상품권으로 현물을 요구할 경우 P으로부터 개당 3,000원에 구입하여 이를 개당 50,000원으로 계산하여 교부할 계획이었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와 같은 허위 사실의 고지는 거래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을 거래상의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 고지한 것이라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7. 9. 9. 선고 97도1561 판결 등 참조), 위 사정과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에 대해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 판단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은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다음과 같은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조합원으로 모집할 때부터 AY 농장을 소유하고 있고, AY 농장의 가치가 240억 원 가량 되며, 그 AY 농장에서 삼을 공급할 것이라는 취지로 고지하였을 뿐이고, 별도로 BA 농장에 대한 사항을 언급한 바는 없다고 판단된다.

①

피고인은 공범들과 함께 피해자들을 모을 당시 'E협동조합 소개'라는 문건을 작성 및 교부하였는데, 그 문건에는 다음과 같이 AY 농장에 대한 내용만 포함되어 있을 뿐 BA 농장에 대한 내용은 적혀 있지 않았다(증거순번 15, 증거기록 1권 32쪽, 강조와 하선은 별도로 여기서 추가한 것임, 이하 같음).

②

또한 피고인은 다음과 같이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 조합원 모집에 이용하기도 하였는데, 그 프리젠테이션 중 E영농조합법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AY농장에 대한 내용만 포함되어 있을 뿐 BA 농장에 대한 내용은 적혀 있지 않았다(증거 순번 68, 증거기록 1권 641쪽).

③

피해자 중 한명인 증인 B는 "정선에는 인삼밭이 있는데 A 사장님이 이것도 E협동조합에 내놨다, 기증을 해놨다, 그래서 여기서 인삼을 재배해서 이것도 판매하면 아주 좋은 수익을 올린다,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소송기록 335쪽), 또 다른 피해자 중 한명인 C은 "현재 시가로 240억 정도 간다고 하면서 A 회장이 그것을 회사에 내 놓았다고 그래서 정말 튼튼한 협동조합이라고 설명 들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으며(소송기록 345쪽), "I 씨가 피고인 A 씨를 어떻게 설명하였나요"라는 질문에 "훌륭한 분이다, 라고 하면서 정선에 있는 땅도 거기서 삼을 하는데 시가로 240억 간다 하는데 그것을 회사에 내 놓고, 굉장히 안정적으로 설명 했습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소송기록 349쪽).

2)

그러나 다음과 같은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실제로는 피고인은 AY 농장이 소재한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했고, AY 농장이 240억 원 상당의 가치를 가진 것도 아니었으며, 조합원들에게 지속적으로 AY 농장에서 삼을 공급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하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①

AY 농장이 소재한 토지에 대하여, P은 2014. 2. 6. 자신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2014. 6. 9. E영농조합법인 앞으로 2014. 5. 28.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증거순번 144~145, 증거기록 3권 2072~2103쪽). 위 매매계약은 AY 농장이 소재한 토지 9필지에 대하여, 매매대금을 4억 원으로 하되 계약금 4,000만 원과 중도금 1억 6,000만 원은 계약과 동시에, 잔대금 2억 원은 계약 후 1개월 이내에 각 지급하기로 약정하여 체결된 것이다(증거순번 143번, 증거기록 3권 2029~2030쪽). 그러나 P은 위 매매계약에 따른 대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진술하였고, 대금 미납에도 불구하고 E영농조합법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지만 P의 지인인 BD 앞으로 가등기를 마쳐 두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본등기를 해서 회수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진술하였다(증거순번 141, 증거기록 3권 2021쪽).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P이 AY 농장의 토지 매매대금으로 책정한 가격은 4억 원이었고, AY 농장에 삼을 심는 것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기로 한 대금은 24억 원이었는데(증인 P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7쪽), 피고인은 심지어 P에게 위 대금도 대부분 지급하지 못했다. 설령 피고인이 P에게 위 대금을 다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AY 농장의 전체 가치는 28억 원 상당에 불과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바, 피해자들에게 고지한 '240억 원'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③

E영농조합법인의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기타사항 가운데 '출자에 관한 사항' 부분에 출자금이 240억 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증거순번 145, 증거기록 3쪽 2073~2075쪽), 위 법인 설립일인 2013. 4. 1. 당시 시행중이던 구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4. 8. 6. 대통령령 제255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2항 제4호는 "납입할 총출자액", 즉 이미 납입된 총출자액이 아니라 향후 출자할 예정 액수를 등기하는 것으로 족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던바 그 등기사항만으로 실제로 240억 원 상당의 현물출자가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④

피고인 측에서 AY 농장을 현지 관리한 G은 2016. 4. 무렵 조합원들에게 삼 밭을 구경시켜 준 적이 있는데 이때 구경시켜 준 삼 밭은 AY 농장이었다고 진술하면서, 반면 피고인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AY 농장이 아닌 BA 농장에서 P으로부터 삼을 받아 조합원들에게 공급하였음을 알고 있었고, 따라서 '자본금 240억 원의 법인, 강원도 정선군 N 인근에 소재한 본사 소유의 농장으로서 산양산삼을 재배하고 수확하여 조합원들에게 공급한다'는 내용은 실제와 차이가 있다고 진술하였다(증거순번 140, 증거기록 3권 2011~2014쪽).

3)

피고인은 BA 농장에서 240억 원 상당의 삼 공급이 가능했던 만큼 결과적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AY 농장만을 집중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언급한 이상 위 주장은 기망행위의 존재 여부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설령 위 주장이 기망행위의 존재 여부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더라도,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다음과 같은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BA 농장에서조차 안정적으로 삼 공급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BA 농장에서 공급되는 삼의 가치도 피해자들에게 고지된 한 뿌리당 50,0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한 뿌리당 3,000원에 불과했으며, 피고인이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①

P은 수사기관에 낸 사실확인서 및 증빙자료들을 통하여 BA 농장에 1,000만 뿌리 상당의 산재배삼이 있고 이 가운데 240만 주를 피고인에게 양도하였으며 피고인이 이를 E영농조합법인에 현물출자하였다고 주장하였다(증거순번 102, 증거기록 5권 1697~1719쪽). 그러나 위 증빙자료 가운데 '농장감정소견서'는 2007. 7. 17. 현지답사 감정을 기준으로 당시 4~6년근 장뇌삼이 많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에 불과하여, 통상 5~7년근 삼이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사건 거래가 이루어질 무렵인 2015년 무렵의 삼의 뿌리 수나 상태 등과는 관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12. 7. 31.자 한국임업진흥원의 산양삼 품질결과 회신 역시 구체적으로 BA 농장에 몇 뿌리의 삼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증명하지 못하는 자료이다. 아래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P은 E협동조합에 한 뿌리 당 3,000~4,000원을 받고 400뿌리가 담긴 박스 8~15개를 납품한 다음 매회 1,000~1,500만 원을 입금 받았을 뿐, 한 번에 240만 주를 피고인에게 양도하고 그 대가를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게 아니므로, 사실확인서의 위 기재를 곧장 신빙하기는 어렵다.

②

당초 피고인은 P으로부터 BA 농장의 삼 240만 주를 공급 받기 위하여 BA농장이 소재한 토지 중 한 필지에 대한 지상권을 설정 받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과 P은 이를 토대로 '출자' 내지 '양도'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P은 피고인이 삼 공급에 대한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결국 5~6개월 만에 지상권설정등기를 말소하였다고 진술했다(증거순번 141, 증거기록 3권 2022~2023쪽).

③

G은 P으로부터 매번 400뿌리가 담긴 박스 8~15개를 공급 받으면 매회 1,000~1,500만 원을 송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증거순번 140, 증거기록 3권 2011~2014쪽), 위 ②항과 같은 '양도'가 지상권설정등기 말소 등으로 무산된 이후에도 얼마간 P은 피고인으로부터 매번 대금을 결제 받고 결제된 만큼의 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E협동조합에 삼을 공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삼 공급 역시 안정적이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바, 관련하여 P은 당심 증인신문에서, E협동조합에 5억 원 상당의 삼(한 뿌리당 3,0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약 17만 뿌리)을 공급하다가 피고인 측에서 삼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아니하여 삼 공급을 중단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인 P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1~12쪽).

④

G은 E협동조합이 P으로부터 매번 400뿌리가 담긴 박스 8~15개를 공급 받고 1,000~1,500만 원 정도를 입금하였으므로 한 뿌리 당 3,000~4,000원 정도의 가치밖에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고(증거순번 140, 증거기록 3권 2011~2014쪽), 이러한 G의 진술은 실제 E협동조합이 회당 1,500만 원 안팎을 P에게 송금한 이체 내역을 통하여 뒷받침된다[증거순번 71~72 수사보고(입출금거래내역 접수), 증거기록 1권 891~893쪽]. P 또한 E협동조합에 한 뿌리 당 3,000원 정도를 받고 삼을 공급하였다고 진술했다(증인 P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5쪽).

⑤

피고인은 2015. 12. 3. 16:22경 F에게 메신저로 업무지시를 내리면서 "P한테 천만원 송금해 줘라. 3천뿌리 천만원에 확보해놓고 필요할 때 가지고 오라고 하면 된다. 월요일 보내라고 해도 되고."라는 내용을 보냈는바(증거순번 193, 증거기록 2권 1010쪽), 위 내용을 토대로 보더라도 피고인도 한 뿌리당 가격을 3,000원 상당으로 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다.

유사수신행위의 부존재 등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유사수신행위규제법'이라 한다) 제3조는 유사수신행위를 금지하면서 제2조 제1호에서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수입하는 행위'를 유사수신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바, 상품권 거래 등 상품거래의 형식을 띠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품의 거래를 가장하거나 빙자한 것일 뿐 사실상 금전의 거래라고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이를 위 법이 금하는 유사수신행위로 볼 수 있다. 또한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제3조, 제2조 제1호의 유사수신행위는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수입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즉시 성립하고 그와 동시에 완성되는 즉시범인바, 그 후 상품권 구매자가 상품권 중 일부를 가맹점에서 사용하였다는 사정은 범죄성립 후의 사정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07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명목에 상관없이 피고인은 조합원들로부터 각 조합원의 매출 등에 따라 장래에 그 출자금을 초과하는 급여 등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여 출자금을 수입하였는바, 삼 상품권 거래 등 상품거래의 형식을 띠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상품의 거래를 가장하거나 빙자한 것에 불과하고, 그 후 삼 상품권을 구매한 일부 피해자들이 상품권 중 일부를 E협동조합에 제시하여 실제로 삼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범죄성립 후의 사정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유사수신행위규제법위반의 점에 대해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 판단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은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피해자들은 대부분 E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어 급여 등 명목으로 돈을 지급받기 위하여 삼을 구입하였고 이에 따라 400만 원 단위로 구입이 이루어졌다. 원심 법정에 출석하여 진술한 증인 B, C을 포함하여 다수의 피해자들은 '삼 상품권 구매대금 400만 원, 출자비 10만 원, 연회비 3만 원'으로 엄밀히 구분하지 못하고 '한 구좌당413만 원'으로 진술한 경우가 많았고, 전반적으로 위 금액을 지급하는 것 또한 삼을 구입하는 것 그 자체보다는 향후 추가 매출이나 조합원 모집 등을 통해 급여조합원 등으로 진급하는 것에 더 치중해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해자들은 오히려 삼을 공짜개념('서비스')으로 생각하기도 하였다. 예컨대 증인 C은 "E협동조합에서 삼을 이용하여 어떤 사업을 한다고 하였나요"라는 질문에 "삼 같은 이런 것은 보너스나 이런 것으로 주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소송기록 345쪽).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삼의 실제 가치는 한 뿌리당 3,000원 가량에 불과하여, 판매가인 한 뿌리당 50,000원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었다. 또한 일부 피해자들은 실제상품권을 구매한 만큼 삼을 다 받지 못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4권 190쪽 Q 증인신문조서 녹취서, 193쪽 Z 증인신문조서 녹취서 등 참조).

4.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해자들에게도 범행의 발생 또는 확대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점, 편취액 중 일정 금액이 수익금 등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 지급된 점, 피고인이 징역형의 실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보았다.

그러나 한편 원심은, 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약 123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편취하고 유사수신행위를 한 것으로 범행 수법, 피해자의 수, 전체 피해 규모, 피고인의 역할 및 가담 정도, 취득한 이익의 규모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점, ② 유사수신 형태의 사기 범행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계획적·조직적 범행으로 단기간에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되고 그로 인한 피해 규모와 사회적 해악이 큰 점, ③ 피고인은 사기죄,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비롯하여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④ 현재까지 상당 부분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고, 향후 피해가 회복될 가능성도 낮아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은 E협동조합의 이사장으로서 전체 범행을 주도하고이 사건 범행을 통해 실질적인 이익을 취득한 사람임에도 자신과 이 사건 범행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F에게 그 책임을 미루는 등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보았다. 원심은 위와 같은 피고인에게 유·불리한 정상들과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고,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라 산출된 권고형의 범위인 징역 2년 6월 내지 11년 2월 19일의 범위 내에서 선고형으로 징역 8년의 형을 정하였다.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의 변화가 없고, 원심이 설시한 양형 사유와 이 사건 기록과 공판 과정에 나타난 양형 사유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형권(재판장) 신동헌 김재원

각주1) 피고인이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인 2020. 8. 26. 제출한 항소이유서 기재를 중심으로 하되, 위 기간이 도과한 이후인2020. 10. 23. 변호인이 제출한 '변론서면' 및 2020. 12. 11. 변호인이 제출한 '변론서면과 공판기일변경신청'에 기재된 내용은위 항소이유서 기재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살핀다.

각주2) 피고인과 변호인이 제출한 위 항소이유서 등에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원심 2020고단967호 공소사실원심판결문 11면 7행의 "2. 2020고단1483호 사건에 대하여"는 "2. 2020고단967호 사건에 대하여"의 오기로 보인다)에 대한항소이유의 기재가 없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판결에 직권으로 파기해야 할 사유가 없다.

각주3) 부동산등기사항전부증명서 기재 일시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매매계약서는 2014. 5. 22.자로 체결되어 있다.

각주4) 뿐만 아니라 등기선례 제6-702호는 영농조합법인 설립등기 신청시 첨부하는 '출자자산의 내역을 기재한 서류'가 반드시 금융기관이 발행한 납입금보관증명서 등 출자내역을 증명하기에 족한 서류를 첨부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영농조합법인을 대표할 조합원이 작성한 출자자산의 내역을 기재한 서류를 첨부하면 족하다고 하고 있다. 즉,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기재된내용은 다른 객관적 증거에 의한 검증 없이 피고인 등 법인 설립 및 운영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의하여 등기될 수 있는 것이다.

각주5) P은 당심 증인신문에서 조합원들이 BA와 AY에 방문한 적이 있냐는 취지의 변호인 질문에 2013년도에 BA 농장에 방문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기는 하였으나, 당시 방문한 것이 조합원들인지 피고인을 비롯한 임직원들인지는 불분명하다(증인 P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5쪽).

각주6) 삼 한 박스에 열 뿌리의 삼이 들어 있고, 한 박스당 50만 원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어, 입회시 400만 원을 주고 구매한 삼 상품권은 8박스 상당이라고 한다.

각주7) 1,000만 원을 3,000뿌리로 나누면 한 뿌리당 가격이 3,333원 정도로 계산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